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은 심하부(心下部; 명치 아래부위)에 한과 열이 담과 함께 결속되고 정체했기 때문에 발생한 심하비(心下痞; 명치 부위가 답답하고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드는 증상)를 다스린다.
때문에 이 처방은 복진 했을 때 담 또는 담음의 증상이 수반되고 구역, 애기(噯氣; 트림), 설사, 변비, 위통, 복통 등 심하비가 촉진되는 다양한 질병을 치료한다. 또한 담음 증상과 심하비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축농증, 천식, 시력장애, 비상(悲傷; 깊은 슬픔 및 마음의 상처), 무도병(舞蹈病), 생리불순, 경폐(經閉)를 개선시킬 수도 있다.
현대적인 병명으로서 위염, 식도염, 위산과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에 자주 사용된다. 이번 호에서는 반하사심탕 처방의 약리 및 병리, 원전 및 비슷한 타 처방들과의 감별법을 소개한다.
▲ 심하부 치료 이유
먼저 이 처방에서 심하비의 원인이 되는 한, 열, 담음과 여기에 대응하는 약물을 관찰해보자.
열증은 황금과 황련, 한증은 건강, 담음은 반하로 해소된다. 황금과 황련이 치료하는 열증은 염증을 말하는데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염, 십이지장궤양, 구내염 등으로 나타난다. 건강으로 다스리는 한증은 수족랭, 외한 등이며 반하는 위내정수(胃內停水; 위 안에 불필요한 수분이 정체돼 소화가 잘되지 않는 증상), 장명성(腸鳴聲; 장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는 증상) 또는 신경증상을 개선하는데 모두 담 또는 담음으로 인한 것이다.
열증이 발생하는 것은 과로, 긴장, 스트레스, 음주 등으로 인하여 장위의 어떤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위의 체액이 자연스럽게 운행되지 못하고 정체하고 담음이 생성된다. 뿐만 아니라 긴장과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관지가 수축하면 호흡을 통해서 수분이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흉격과 장위에 담음이 형성될 수 있다.
▲ 처방약물들의 기능
▶군제: 황금과 황련. 두 약물은 모두 고한(苦寒)한 성격으로 장위의 열증(염증)을 개선하고 심장, 폐, 간의 과도한 열기를 청해(淸解)하며 감정을 안정시키고 신경증상을 완화시킨다. 장위의 열증은 소화기관의 기능을 저하시켜 체액이 소화관에 정체돼 장명, 트림, 오심, 현훈, 설사, 복통 등을 만든다.
▶신제: 반하, 건강. 반하는 담음으로 발생하는 오심, 구역, 현훈, 설사, 복명, 비염, 신경증상 등을 회복시킨다. 담음 증상은 환자가 평소 갖고 있던 기허나 기울로 인한 것도 있고 고한한 황금 황련을 사용했을 때 발생하기도 한다. 건강은 신열한 성질로 비, 폐, 위장의 한증을 치료하므로 비위의 허한으로 인한 오심, 복냉, 수족냉, 외한 등을 개선한다.
▶좌제: 인삼, 감초, 대조. 인삼은 기를 강화하고 체액을 보충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고한한 황금과 황련에 의해 소모된 기를 회복시키며 반하에 의해 감소된 체액을 보충한다. 감초는 좌제로서 익기할 뿐 아니라 다른 약물들의 서로 다른 효능을 중재하고 좌사제가 된다. 대조는 익기하는 약으로 분류되지만 혈액을 보강하고 마음을 안정시켜 피곤함을 개선하고 창백한 안색과 불안감을 완화시킨다.
▲ 진단
반하사심탕의 치증인 ‘심하비’는 경우에 따라서 ‘심하비경’으로 나타날 수 있다. 『상한론』 조문에 의하면 반하사심탕에 감초가 1.5배로 증량이 된 감초사심탕을 설명하는 조문에서 ‘심하비’가 아닌 ‘심하비경’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고 반하사심탕에 생강이 추가된 생강사심탕을 설명하는 조문에서도 이와 동일하게 ‘심하비경’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 임상에서, 반하사심탕을 사용할 수 있는 환자에게 기혈울체로 인하여 심하비가 심하비경으로 나타난 경우에는 향부자를 추가할 수 있다. 만일 식울로 인하여 심하비가 심하비경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지실이 추가가능하다.
▲ 원전 내용
“半夏瀉心湯: 傷寒 五六日, 嘔而發熱者, 柴胡証具, 而以他藥下之, 柴胡証仍在者, 復與柴胡湯, 此雖已下之, 不爲逆, 必蒸蒸而振, 却發熱汗出而解, 若心下滿而硬痛者, 此爲結胸也, 大陷胸湯主之, 但滿而不痛者, 爲痞, 柴胡不中與之, 宜半夏瀉心湯” (상한에 걸린 지 5,6일에 토하고 열이 나는 것은 시호의 증이 갖추어진 것이다. 시호의 이 있는 자는 시호탕을 다시 준다. 이것은 이미 하법을 썼지만 역이 아니다. 반드시 뜨거운 김이 나는 모습으로 떨다가 열이 나고 땀이 나면 풀린다. 만약 심하만하고 굳고 아픈 것은 결흉이다. 대함흉탕으로 다스린다. 다만 가득하고 통증이 없으면 이것은 비(痞)이고 시호가 맞는 것이 아니다. 반하사심탕이 마땅하다.) -『상한론』.
“嘔而腸鳴 心下痞者 半夏瀉心湯主之” (구역과장명이 있고 심하비가 있는 사람은 반하사심탕으로 치료한다.)-『금궤요략』.
▲ 적용
복진했을 때 심하비가 나타나고, 구역, 애기, 설사, 복통, 변비, 불안, 심한 슬픔, 또는 위염, 식도염, 위산과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무도병 등이 있을 때 사용한다
▷황련탕: 반하사심탕에서 황금을 빼고 계지를 추가하고 황련의 용량을 6g으로 만들면 황련탕이 된다. 이 두 처방은 환자의 복진상태가 비슷하고, 단지 황련탕에는 심하비가 강하지 않고 대신에 위장 부위를 안압했을 때 압통이 많고 계지가 있기 때문에 두통 또는 족냉 증상이 나타난다.
▷감초사심탕: 반하사심탕의 증상이 있고 심하비경과 함께 정신불안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생강사심탕: 심하비경과 함께 반하사심탕의 증상이 있고 특히 애기와 복명성이 심하다.
▷선복화대자석탕: 이 처방은 심하비경과 함께 트림을 계속해서 많이 하는 환자에게 적합하다.
강주봉 원장(한국 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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