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약순기산(烏藥順氣酸) 처방구성: 오약 진피 마황 각 6g씩, 천궁 백지 지각 백강잠 길경 각 4g씩, 건강 감초 각 2g씩, 대조 생강 각 2g씩.
이번 호에서는 예로부터 중풍 후유증과 다양한 신경·근골격계 질환에 널리 쓰여 온 오약순기산에 대해 살펴본다. 이 처방은 한방에서 거풍(祛風)과 이기(理氣)를 함께 이루어 전신의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하고, 풍·한·습에 의해 막힌 경락을 열어주는 특징이 있다.
▲ 기대효과
오약순기산은 거풍과 이기의 공능을 함께 지니며, 다양한 중풍 후유증을 다스린다. 특히 중풍으로 인한 언어 및 운동장애, 관절 동통, 안면마비 개선에 탁월하며, 중풍과 무관한 관절염, 신경통, 말초신경 장애로 인한 안면마비에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
이는 처방 구성 약물들이 경락을 소통시키고, 기혈 순환을 촉진하며, 풍·한·습으로 막힌 부위를 풀어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처방은 맥박이 유력하고 복부가 단단한 실증(實證) 환자에게 사용한다.
마황이 들어 있는 또 다른 중풍 후유증 치료 처방으로는 속명탕이 있다. 속명탕 환자는 오약순기산 환자와 달리 정신이 맑지 못하고 인지 능력 손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오약순기산 환자의 증상은 속명탕 환자보다 병세가 다소 가벼운 편이라 할 수 있다.
『천금방』에서는 마황을 포함한 속명탕이 9종류나 소개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5종은 마황과 부자를 함께 사용한다. 부자는 한기를 몰아내고 양기를 회복시키는 효능이 있어, 심한 한증과 허한증이 동반된 경우 마황과의 배합으로 효과를 배가한다.
따라서 중풍 후유증 치료에 오약순기산을 사용할 때 환자의 맥박이 약하고 외한(外寒) 증상이 뚜렷하면, 마황을 빼거나 마황과 함께 부자를 추가하여 온양 작용을 강화할 수 있다. 이는 임상에서 환자 체질·증상 변화에 맞춘 가감 운용의 대표적 예로, 한방 치료의 융통성과 개별 맞춤 접근을 잘 보여준다.
▲ 각 약물별 기능
▷ 군제 ① 오약: 행기·지통 작용이 있어 마비로 인한 근육 운동 장애를 완화하고, 관절통·근육의 찌릿함·저림 증상을 회복시킨다. 약리학 실험에서는 오약 정유가 혈압 상승을 유발했으나, 구성 성분인 하이제나민(higenamin)은 오히려 혈압 강하, 심박동수와 관상동맥 혈류 증가, 혈관 저항 감소 작용이 보고되었다. 이는 순환 개선과 심혈관 부담 경감에 도움을 준다.
② 마황: 발산풍한, 이수소종 작용이 있어 풍·한·습에 의한 골절동통, 풍사완비, 피부 감각 둔화를 개선한다. 땀을 내어 표사(表邪)를 풀어주는 특징이 있어 초기 풍한증에도 응용된다.
▷ 신제 ① 백강잠: 식풍·지경 작용으로 마비, 경직, 찌릿한 느낌 등을 치료하며, 안면마비, 안면근육 경련, 현훈, 두통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② 백지: 거풍·조습·지통 기능으로 두통, 미릉골통, 치통, 축농증, 창양, 적백대하를 개선한다. 특히 상부의 풍·습을 풀어주는 데 장점이 있다. ③ 진피: 이기·조습·화담 기능으로 비위를 조화시켜 소화를 촉진하고 습담을 제거해 관절통을 완화하며 근육 운동을 촉진한다. ④ 지각: 이기·관중·행담·소적 작용으로 식적, 오심, 흉비, 협창을 개선해 기의 순환을 원활히 한다.
→ 즉, 백강잠과 백지는 치풍제로서 마황을 보좌해 풍습을 제거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진피와 지각은 이기제로서 오약을 보좌해 기혈 순환을 촉진하고 마비·통증 회복을 돕는다.
▷ 좌제 ① 천궁: 활혈·지통 작용이 있어 특히 뇌혈전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사지 긴장과 관절 운동 장애, 통증을 개선한다. 두통·어지럼증에도 폭넓게 쓰인다. ② 길경: 선폐·거담·배농 작용으로 외감해수, 인후종통, 폐옹을 개선한다. 폐기(肺氣)를 위로 통하게 해 기혈 순환을 돕는 보조 역할도 한다. ③ 건강: 온중·회양 작용으로 심복냉통, 풍한습비, 토사, 소변불리, 하혈을 치료한다. ④ 생강·대조: 건비·익기 작용으로 비위를 보하고, 약물의 부작용을 완화하며 영양을 돕는다. ⑤ 감초: 익기·조화 작용으로 좌제가 되며, 여러 약물의 성질을 조화시키는 동시에 완급·해독 작용도 한다.
▲ 원전 내용
“治男子婦人 一切風氣 功注四肢 骨節疼痛 遍身頑麻 頭目眩暈 及療癱瘓 語言蹇澁 筋脈拘攣 又治脚氣 步履艱難 脚膝軟弱 婦人血風 老人冷氣 上攻胸臆 兩脇刺痛 心腹膨脹 吐瀉腸鳴” – 『和劑局方』.
“모든 풍과 기로 인한 남성과 여성의 사지 관절 통증, 전신 마비감, 어지럼증, 보행 장애, 언어가 어눌함, 근육 당김과 경련을 다스린다. 또한 각기로 인한 하지 무력, 부인 혈풍, 노인 냉기 상역, 흉협통, 심하부 팽만, 토사, 장명 등을 치료한다.” – 『화제국방』.
▲ 진단 및 감별
① 진단: 중풍 후유증에서 맥박과 복부가 약하지 않을 때 사용한다. 만약 환자의 맥과 복이 약하고 허증이 나타날 경우, 부자·황기·지황·맥문동·반하 등을 증상에 맞게 추가하기도 한다.
② 적용: 맥박이 약하지 않은 중풍 환자의 보행·운동 장애, 언어곤란, 관절통, 피부 감각이상·마비, 시야장애, 안면마비에 좋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중풍이 아닌 관절통, 신경통, 요통, 좌골신경통, 말초성 안면마비에도 활용 가능하다.
③ 대방풍탕과 감별: 대방풍탕은 허한증의 중풍 환자로 마황 사용이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 쓰이며, 팔진탕·십전대보탕·보중익기탕·육미환·팔미환 등을 중풍 환자에게 사용할 때 가감의 기준이 된다.
강주봉 원장(한국 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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