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술에서의 ‘기의 흐름’은 물리학에서의 ‘오른손의 법칙’으로 설명해 볼 수 있다. 사진(ㅊ)Hanoklee.

물리학적으로 생각해보는 ‘기의 흐름’과 한의학의 과학화란?

『황제내경』의 여러 오류에서 알 수 있는 ‘한의학 원리’의 중요성

필자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음양, 오행, 사상, 오운육기 등을 차례로 연재했다. 이번 호에서는 먼저 한가지 예를 생각해 보겠다.

침술의 ‘염전 보사법’에서 ‘우전은 보가 되고 좌전은 사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침술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보사의 수기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전에서 얘기한 방법을 대답할까, 아니면 기의 작용을 신비스럽게 포장해 말해야 할까.

 

▲ ‘기의 흐름’과 ‘오른손 법칙’

원리의 이론은 위의 그림처럼 설명하면 될 것 같다. 지금까지는 ‘기가 무엇인가’를 물리학적으로 정의해 놓은 것이 없다. 기는 질량이 없어 잡을 수 없으므로 눈에 보이게 그 현상을 나타나게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어디든 통과할 수 있고 통과하는 주변은 오른손 법칙에 따라 주변이 여기(勵氣; exciting)된다. 위의 그림을 물리학의 법칙으로 이해하면 보사에서 기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학의 해석은 대부분 결과는 아는데 원리에 입각해 해석하면 저절로 결과가 나오기에 이론을 전개하려 하지 않고 결과에 맞춰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들을 주워 모아서 모든 것들을 해석만 하려고 든다.

당연히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기에 동양의학은 원리가 없고 과정을 해석하는 데서 이론이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의술(術)’이 과학에 입문해 ‘한의학(學)’이 되려면 무엇보다 먼저 음양(陰陽)을 바로 세우고 침의 혈(穴)자리를 바르게 선택하기 위해 오행(五行)을 바로 알아야 한다.

이어서는 보사(補瀉)를 바르게 선택하기 위한 육기(六氣)를 바르게 정리하지 않고는 과학화는 요원하다. 과학화란 기자재를 양의화(洋醫化)하는 게 아니라 먼저 이론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론이 없는 과학화란 기치는 모래성에 불과할 뿐(입체음양오행)이다.

 

▲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황제내경

『황제내경』은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오며 많은 한의사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한의사들에게 이어져 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겠다.

전지전능한 ‘황제(皇帝)’라는 사람이 오래 동안 보전하며 어리석은 백성들이 이용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 질문을 하여 다섯 사람의 스승(岐伯, 鬼臾區, 伯高, 少師, 少兪)의 입을 통해서 말하게 한다.

또한 모자라는 것은 한 사람의 제자(雷公)를 통해서 질문을 받아 자신(황제)의 입으로 모자라는 것을 채워서 완벽하게 들려주도록 철두철미한 규율에 따라서 만들고 이행했다. 

그래서 자신이 3재(才; 天, 人, 地)의 중심이 되어 천(天)의 상하로 5인(人; 스승)을 정하고 지(地)의 음양으로 6인(人; 스승+제자)을 만들어 중심에서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했고 9법문(法文; 1法天, 2法地, 3法人, 4法時, 5法音, 6法律, 7法星, 8法風, 9法夜; 9를 제일 큰 數라 한다)을 정해 이를 바르게 이용하지 않으면 재앙(災殃)을 받는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

이후 10편에서는 9×9=81편까지 만들어 나가면서 78편에서 전체를 한 번 더 종합해 보이고 못다 한 것을 챙겨 81편을 만들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이 지금까지 먹혀 들어 9편 법야 종시편에 재앙(災殃)을 받는다고 경고한 곳까지는 변화된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 다음 문단부터 오운(五運)을 운용하는 육기(六氣)에서 어떻게 변화를 거쳤는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주의(主義)와 주장(主張)*1에 따라 오류가 보이기 시작해 수많은 오류를 만들고 있는데도 모르고 종교서적처럼 암기하려고 애쓰고 있다.

 

▲ 『내경』의 오류?

‘귀유구(鬼臾區)’는 『영추(靈樞)』에는 나오지 않지만 『소문(素問)』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제육십육 천원기 대론편(第六十六 天元紀 大論篇)’에 혼자 나와 오운육기를 정리(몇 군데 오류 발견)해 놓았다.

또한 ‘제육십칠 오운 행대론편(第六十七 五運 行大論篇)’에서 황제가 귀유구와 기백의 말이 다름을 지적하므로 기백이 시샘해 황제에게 이르는 말이 있다.

“그의 집안이 자신까지 10대가 오운육기(한서조습풍화의 3음3양)를 대대로 연구했지만 천지의 동정과 오행의 순환은, 비록 귀유구라도 그 천기만을 살필 수 있을 뿐 아직 능히 모두를 알지는 못합니다(기백의 오류는 무수히 많다).”

문제는 지금까지도 동양의학에서 그 근본 원리들을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이론적인 개혁이나 특기할 만한 기술의 개발 또는 기초 확립을 하지 않고 있다.

『내경』에서 논리를 증명한 것은 고작해야 자연에 대한 비유법으로 설명하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왜 일(日)은 10이 거듭되는 10진수를 사용하고 월은 12이며 년은 365인가를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으면서 그것이 우주의 진리인 것처럼 인용한다는 사실 뿐이다.

 

▲ ‘역(易)’ 먼저 연구해야

1년이 12달이니 12경락(실제14경락)이라 하고 1년이 365일이니 뼈의 마디가 365개(216개)라 하는가 하면 침의 혈(穴)자리도 365개라 하면서 억지로 찾아 맞추려 한다.

또한 완전 하려면 9×9=81이라 『소문』은 81편까지 『영추』나 『맥경』도 81편, 『난경』도 81편에 맞췄고 게다가 법문(法文; 1법천法天, 2법지法地, 3법인法人, 4법시法時, 5법음法音, 6법률法律, 7법성法星, 8법풍法風, 9법야法夜) 순서가 마치 각각의 필수요소인 것처럼 나열했다.

모두 이들의 제곱이어야만 완전한 것이라 여겨 천(天)은 유일 요소로 하나, 지(地)는 둘째이니 2×2=4로 넷을 논한다. 인(人)은 셋째이니 3×3=9로, 시(時)는 4×4=16이 되고 음(音)은 5×5=25이라 완전 하려면 25줄을 사용해야 한다고 25줄 가야금을 만들기도 했다.

게다가 법은 6×6=36이라 6법을 피하려면 36계를 놓아야 한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정작 설명해야 할 순서 해석이나 기본원리인 오행에 대해서는 세세한 설명이 없어 오행의 중요한 요소인 상화(相火)를 제외시키고 있다.

그러나 역(易)에 가보면 천(天)은 10간(干)이라 해 하늘의 변화를 상하로 나누고, 지(地)는 12지(支)라 하며 땅의 시간에 따른 음양의 변화로서 소상하게 적혀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연구해야 할 먼저는 지금이라도 역(易)을 연구한 다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리란 임상으로 증명하는 게 아니라 원리로서 증명되어야 한다. 올바른 원리라면 임상의 결과도 반드시 옳게 나오는 것이다.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을 원리(原理)라 한다. 임상은 필요조건이긴 하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이한옥 교수(사우스베일로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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