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대에서 주로 배우는 중국식 한의 치료에 한국식 한의 치료법을 더한다면 환자 치료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jsco.

한국 한의학(K-Medicine)의 이해와 임상 활용 ①

의자의 호흡을 환자와 맞춰 침 치료, 환자와 함께 심신을 치료해 나가

미국에서는 한의대에서부터 주로 중의학에 대해 배우고 한의사가 돼서도 중의학적인 관점에서의 치료를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하지만 여기에 한국 한의학적(이하 한의학) 이론 및 임상을 효율적으로 혼용해 활용할 수 있다면 환자 치료는 물론 나아가 한의사 스스로도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결과를 얻기도 한다.

 

필자는 한의대에서 학생들을 수년 여간 가르치기도 하고 개인 한의원을 운영한 적도 있다. 명상과 수련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공부 깊은 스승님들을 찾아 몸과 마음을 단련하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 역시 마찬가지다.

필자는 이번 연재를 통해 기존의 중의학이 아닌 한국 한의학의 기본에서부터 실제 임상에 대해 지난 수십 년간 체득했던 각종 지식 및 경험들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의 임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 한의학, 중의학과 어떻게 다를까

가장 큰 차이는 한국식 한의학이 전체, 공간, 경락을 중시하는 반면 중국식 한의학은 경혈 자체의 효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즉 보사법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식은 경락보사를 중시하고 중국식은 경혈을 보사하는 것아다. 또한 중국식은 수기법이 발달되어 있다.

한국의 ‘침 치료관’을 잘 보여주는 예가 바로 ‘통기침법’인데 사관혈(합곡, 태충)에 백회, 인당혈이 더해진 것이다

합곡혈은 인체의 양을 대표하고 태충혈은 모든 음을 대표, 경락 중 양경은 대정경에서 시작해서 간경으로 끝난다. 이 가운데 양경의 처음인 대장경의 합곡으로, 음경의 마지막인 간경을 대표하는 태충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으로 크게 경락을 한번 돌려주는 식으로 큰 흐름을 잡으면 스스로 회복해가는 방식인 것이다.

반면 중국식은 경락보다는 경혈주치를 중심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수기법이 발달해있다. 기운을 크게 돌려 치료하기보다는 빨리 증상을 치료하고자 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제한된 수의 한의사가 많은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되면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한국식이든 중국식이든 그 치료법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해서 필요한 부분을 잘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로 현명한 치료법이 아닐까 한다.

 

▲ 한국 침법의 ‘삼의 원리’란?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 사용이 급속히 많아진 현대인의 각종문제는 하체운동 부족으로 인한 경락 흐름이 원활치 못한 것은 두뇌 쪽, 양경의 부하가 걸려서이기 때문에 경락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는데 하체 쪽으로 양경을 따라서 기운을 내려주어야 한다

한국 침법은 천인지, 음양 중 삼의 원리로 운용된다. 경락은 3차선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수삼음 만해도 폐,심포, 심경이 흐르고 있다

『내경』에서 말하는 순역 개념이 여기에 상응하는데 경기의 속도를 조절하는 개념이다. 오행의 상생상극과 강은 개념으로 천천히 완만히 가면 상생(순), 빠르게 급히 가면 상극(역)이다

순경이란 목생화 화생토 하듯 천에서 인로, 인에서 지로 하나씩 이동한 것이고 역경이란 목극토 토극수 하듯 천에서 지로, 지에서 인으로 하나씩 건너뛴 것이다

천경이란 심소방신을 인경이란 심포삼초담간을 지경이란 폐대위비를 12경락을 3개로 각각 분류한 것인데 후면 측면 전면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 기를 보는 관점

한국 침법에서 기를 보는 관점은 승강완속에 주목한다면 중국은 승강출입을 주목한다. 승강완속이란 단어는 이제마 선생의 『동의수세보원』에서 딱 한 번 언급이 된다. 수삼음, 삼양 족삼음삼양 경락의 혼합비율과 속도를 조율하며 경기를 빨리 돌려 줄려면 상극의 원리 역경을 선택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용을 쓰면 근육통이 오고 지치는 것처럼 이 같은 치료법은 환자의 경기운이 쇠하여 진다는 단점이 있다.

기는 천천히 움직이는 진씨 태극권처럼 완만히 천천히 돌릴수록 자체 회복이 되어가고 내 기가 생긴다.

조선시대에는 경기의 소모가 많았기에 사암침법은 사지말단을 위주로 쓰기에 실증의 급병위주로 쓰였다고 한다. 

 

▲ 한국 침술 공간적 개념으로 치료

한국 한의학의 또 다른 특징은 의자의 수련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수련을 이해하려면 먼저 공간 개념부터 알아야 하는데 이를 ‘풍류도’라고 칭했다.

제5대 태우의 환웅께서는 “묵념(黙念)하고 청심(淸心)하며 조식(調息)하면 보정(保精)이 된다”며 “뇌파, 심파가 가라앉으면 호흡이 자연히 골라지고 건강해진다”고 했다.

즉 머리가 맑은 게 최우선 조건이므로 침을 잡을 사람은 먼저 머리가 맑아야 한다. 머리는 ‘얼굴’ 즉 ‘얼이 드나드는 굴’이기 때문이다. 얼은 혼이기에 혼은 깨어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공간개념이 뛰어나 집을 지어도 먼저 울타리를 만들지 않았고 안과 밖이라는 한계를 크게 두지 않는 기경의 세계를 추구했다. 반면 중국은 울타리를 먼저 만들어두고서 집을 지어간다.

한국에서는 12경락보다는 기경을 더 중요시 해왔다. 기경을 통해 인간주변의 공간과 소통하며 치료해 가는 것이기에 기경을 경락의 원천이라 생각해왔다. 기경은 선천원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기경을 통해 공간 에너지를 경락으로, 또 장부로 들여오고 나가는 과정의 반복으로 생명력을 영위해 간 것이다. 공기 좋고 물 좋은 산에 가면 무리를 하지 않아도 머리가 맑아지고 기경이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극혈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극혈은 단순히 급성통증에 쓰는 게 아니라 숨을 못 쉬면 답답한 것처럼 외부로부터 기운이 들어오지 못해 위급한 문제가 생긴 것을 치료하는 혈로 이해해야 한다.

8개의 기경 중 혈은 12경락과 연계되어 있는 음교, 양교, 음유, 양유 4개만 있다. 독립된 체계를 지닌 임, 독, 대, 충맥은 극혈이 없다.

필자가 배운 한국식 침법은 기경팔맥을 기본으로 경락보사 그리고 경혈로 치료해간다. 경락보사는 경기의 승강을 주로 다루는데 보통 보사법은 경혈을 위주로 보하고 사하지만 이보다는 전체를 끌어올리고 내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어깨가 아프다면 하초가 허하여 위를 받쳐주지 못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고 아래를 보하여 상기된 기를 끌어내려준다. 그렇지 않으면 치료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또한 소화가 안 되면 일반적으로 위만 생각하지만 한국식 침법은 폐대위비를 다 같이 보고 치료한다. 숨이 짧은 사람이 잘 체했으므로 호흡이 잘되면 신진대사 작용이 활성화 되어 자연히 소화기능이 좋아진다. 

 

▲ 의자의 수련을 중시하는 한의학

한국식 침법에서는 의자가 호흡수련을 통해 호흡이 길어야 침을 쥐게 했다고도 한다. 의자가 먼저 호흡법을 배우고 익혀 환자의 호흡을 조율해가는 것이다.

또한 최소 임독맥이 소통된 다음 1년은 옆에서 침 놓는 것을 보게만 했다고 한다. 이후 무술수련을 한 뒤 보사법을 배우게 된다고 했는데 자신의 몸을 사용할 줄 알아야 즉 기운을 부릴 줄 안다고 본 것이다. 이 때 보할 땐 오른발을 앞으로 내고 사할 땐 왼발을 앞으로 내었다 한다

한국의 치료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개념이 아니라 한의사 자신도 수련하고 환자도 같이 좋아 진다는 상생의 개념이다. 공유한 공간 에너지를 좋게 하여 같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공간을 중시하는 한국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기 때문에 내 기운이 좋으면 환자도 다 함께 같이 좋아진다(진공묘유; 眞空妙有)는 개념으로 침 놓는 일은 ‘그림자를 향해 활을 쏜다’는 ‘사영법’이라 했다. 상대방 혼의 에너지(身外之身)를 조절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먼저 조율한 후 침을 놓는다는 것이다. 예전의 어른들은 내일 올 환자 수까지도 정확히 알았다고 하는데 “침을 잡는 것이 칼을 잡고 호랑이 앞에 서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즉 몸과 마음이 준비기 돼 있어야 기를 다루는 것이 침술이기에 의자 역시 기를 다를 줄 알아야 한다고 봤다.

필자는 무재무능(無才無能) 하여 30년 전에 전수받은 내용들을 환갑을 바라보는 이제서야 조금이나마 체득되는 것 같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안타까운 마음에 길을 찾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지름길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순호 교수(사우스베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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