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은 나이가 들수록 주의해야 할 필수 관리 요소 중 하나다. 특히 경동맥 협착이나 심장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욱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에는 민감하면서도 혈관 건강의 또 다른 핵심 지표인 ‘호모시스테인 수치’에 대해서는 생소하게 여긴다.
호모시스테인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체내에서 대사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이다. 본래는 비타민B6, B12, 엽산 등의 도움을 받아 무해한 물질로 전환되거나 체외로 배출된다. 하지만 이러한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대사 기능에 문제가 있을 경우 호모시스테인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 및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 동맥경화 진행을 촉진한다. 이는 곧 뇌졸중, 심근경색, 경동맥 협착, 말초혈관질환 등 주요 혈관질환의 발생률을 높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나 뇌졸중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 혹은 경동맥 협착이 의심되거나 진단받은 이들이라면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정상 범위(5~15 μmol/L)를 초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치가 20 μmol/L 이상일 경우, 혈관 손상 위험은 물론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급격히 커지므로 조기 대응이 필요하다.
더불어 현대인의 식습관이 육류 중심, 가공식품 위주로 편향되면서 비타민B군과 엽산 결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체내 메티오닌 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데 그 결과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자연스레 상승하기 마련이다.
호모시스테인 검사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확인 가능하다. 다만 보다 정확한 수치를 위해 검사 전 최소 10~12시간 금식이 권장된다. 수치가 9 μmol/L를 넘는 경우라면 이미 예방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엽산이 풍부한 녹색 채소(시금치, 브로콜리 등), 비타민B군이 함유된 식품(계란, 유제품, 생선 등)의 균형 잡힌 섭취는 물론 필요 시 영양보충제를 통해 수치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처럼 호모시스테인은 심장과 뇌혈관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생화학 지표이지만 여전히 간과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족 중에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라면 일반적인 건강검진에 추가로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함께 체크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최성훈 기자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