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형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에게 약대로 함께 사용해 효과를 본 슬리퍼리 엘름(Slippery Elm, 사진 왼쪽)과 트리팔라(Triphala). 사진©AdobeStock_ annarepp, AdobeStock_ foxyliam.

장중경∙허준 선생 시대에도 마이크로바이엄이 ‘인체의 기’ 관장

설사형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에게 마이크로바이엄 약초를 처방한 치험례

이번 호에서는 한의학적인 ‘기(氣)’의 의미와 마이크로바이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기와 마이크로바이엄

천문학자이며 과학 저술가인 칼 세이건 (Carl Sagan) 은 자신의 저서 『코스모스(Cosmos)』에서 지구의 모습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으로 표현했다. 우주에서는 셀 수도 없이 많은 행성들이 ‘창백한 푸른 점(지구)’과 공생하며 질서 있게 움직이고 지구는 우주에서 마치 한 점의 미생물로 다른 우주 미생물과 공생한다는 것이다.  

천문을 보고 ‘인체’를 ‘소우주(microcosmos)’로 본 선현들의 혜안은 대단한 과학이다. 또한 자연의 기 흐름과 현상을 인체 내에서 설명하고 귀납적 방법으로 경험을 체계화 및 집대성한 이론에 연역적 방법으로 의술을 시행했다.

기의 세계는 다양한 가설이 존재하는 거대한 우주이다. 예외적인 사항이 너무 많고 오차의 범위도 크다

우주의 ’기’는 인체의 ‘기’로 내려와 경락, 음양오행 등 한의학(중의학)을 설명하는 핵심물질로 자리했고 ‘인체 미생물총(microbiome)’은 기의 시발점으로 각종장기의 생리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신체 기능을 조절하는 ‘기’는 마치 ‘장상학설’에서 말하듯 내부 모습을 보지 못하고 외부 기능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현미경의 출현과 해부학의 발전은 기의 일정부분을 가시 세계에서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다.

존재하나 볼 수 없었고 그 작용만 인식한 기의 세계를 미생물의 세계 즉 ‘마이크로바이엄’이 설명하게 된 것이다.  

 

중의학적인 ‘기’의 기본 개념

중의학의 유물론적 인체는 ‘인간은 천지의 기를 받아 생성됐다’고 인식하고 세계는 물질이며 음기와 양기가 서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기초 이론이다.  ‘기’는 물질에 기초하고 물질은 에너지(물질=기=에너지)로 봤다.

고대부터 내려오던 인체 구성요소인 기는 오늘날 장내(gut)에 자리하고 인체의 각종 기능과 예방, 질병치료에 관여하는 수십 조 이상의 장내미생물(물질)로 설명할 수 있다. 이미 본 지면과 강의를 통해 언급한, 장폐축(gut-lung axis), 장뇌축(gut-brain axis), 장간축(gut-liver axis) 등 계속 밝혀지고 있는 장내미생물의 기능은 모든 장기에 영향을 주고 있고 기의 생리 기능을 공유한다.

소우주 내의 소우주(microcosm), 하늘의 별만큼 헤아릴 수 없는 미생물집단이 인체 내에 공생하며 수천년 동안 약초, 뜸, 침과 함께 건강을 도모하고 질병을 예방하였다. 한의학의 선배들이 보지는 못했으나 허준 시대에도 존재하였고 장중경 시대에도 존재했던 마이크로바이엄의 실체는 인체의 기(氣)를 관장하고 있다. 大腸으로부터 나오는 미생물기(微生物氣)의 역할이 기대된다.

 

▲ ‘기’의 생리기능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엄

‘기’는 ①인체를 구성하는 최소 기본 물질이다. 미생물은 최소 기본 생명체로 인류 시작 이전부터 존재하여 인체와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했다. 또한 ‘기’는 ②인체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최소 기본물질로 단쇄지방산(SCFAs)이 기본 열량을 제공한다.

기는 부모의 선천정기를 받고(부모에게 미생물을 받는다), 음식물의 영양물질(수곡지 정기: 미생물의 대사물질)과 자연계의 청기(공기 내의 미생물)를 통해 생성되는 데 기의 6가지 생리 기능이 바로 마이크로바이엄의 기능이다.

▷추동작용: 기는 활동성이 매우 강한 정미물질(精微物質)로 인체 장부, 경락, 조직기관의 생리기능을 증진시킨다. 장내미생물 또한 장뇌축, 장폐축 등은 물론 간, 신장에 영향을 주고 상호작용을 통해 기능을 활성화한다.

▷온후 작용: 장내 미생물이 처리할 수 있는 탄수화물 (MAC) 대사를 통해 열을 생산해 온후작용한다.

▷방어작용: 인체 면역의 상당부분을 담당한다. 장내 미생물이 식이섬유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부산물인 ‘부티르산’이 후성유전체적 스위치(epigenetic switch)로 작용, 장에서의 조절 T 세포(regulatory T cells) 생성을 유도해 면역시스템을 증진시킨다. (Fatty acid produced by gut bacteria boosts the immune system. NEWS RELEASE 13-NOV-2013, Peer -Reviewed Publication- RIKEN)

▷고섭작용: 장내 세균의 비타민 K 생성, 출혈예방 및 장내 미생물의 균형은 소변을 비롯해 인체 체액의 균형을 이룬다.

▷기화작용: 섬유질분해, 단쇄지방산 생성 특히 단쇄지방산의 하나인 부티르산(Butyrate)은 에너지 대사를 올려 지방을 기화하여 비만을 예방한다.

▷영양작용:  장내미생물은 섬유질을 분해해 장세포(colonocyte)의 주요에너지 원으로 제공하고 비타민 B1, B2, B6, B12 등 비타민의 합성역할을 한다.

 

▲ 마이크로바이엄 약초를 활용한 치험례

후성유전학(Epigenetics)은 본래의 유전자에 후천적 다양한 환경으로 기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해 생명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록 선천으로부터 불편유전자를 물려 받았지만 인체에 편한 음식과 장내미생물이 필요한 음식(MAC), 약초(Herb)등 조화된 생활은 장내미생물 균형을 이루어 몸의 평형을 유지할 수 있다.

▷환자의 호소: 72세 남성. 젊었을 때 술과 담배를 많이 했지만 현재는 건강한 음식 생활 중. 하지만 과거 무절제한 생활로 소화기 계통의 기능저하 돼 늘 위장이 불편하고 대변활동이 좋지 않다. IBS-D(과민성 장 증후군: 설사형).

▷주증상: ①잔기침이 심해 대화에 어려움. ②자주 속이 거북하고, 창통, 위산 역류, 아침에 특히 입안이 쓰고, 경도의 설사(Bristol stool chart Type 6)

▷처방: 슬리퍼리 엘름(Slippery Elm)+트리팔라(Triphala) 한 달 이상 복용. (구체적인 설명은 한의타임즈 지난 호 참고)

▷환자의 반응: 홍원장님, 평안하신지요? 보고가 늦었습니다. 처방해주신 약을 아침저녁 한 알씩 계속 복용 중인데 소화기가 상당히 효과를 보는 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입안이 상당히 썼는데 거의 정상인 것 같습니다. 배변활동도 규칙적인 습관이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기침은 100에서 20으로 감소한 것 같습니다. 먼저 주셨던 홀하운드(Horehound)는 어떻게 할까요?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설명: 상담 시 기침에 초점을 맞춰 폐계 질환(특히 기침)의 주요 약초인 홀하운드(Horehound)를 단방 처방했으나 속쓰림이 나타나 복용을 중단하고 마이크로바이엄 약초인 슬리퍼리엘름과 트리팔라로 치료 방향을 바꾸었다.

홍대선 원장(가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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