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단순한 수면 부족을 넘어, 우울증·고혈압·심혈관 질환과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 기존 서양의학 치료(수면제, 인지행동치료 등)는 일정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과 의존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한의학적 치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황련해독탕, 불면증·취침 지연 증상 개선 가능성
최근 『Frontiers in Psychiatry』(2024)에 게재된 연구 프로토콜은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 Hwanglyeonhaedok-tang)을 활용해 불면증과 취침 지연 습관(bedtime procrastination)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임상시험을 소개했다
연구진은 4주간 환자에게 황련해독탕을 복용하게 하고, 생활습관 교정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불면증 심각도 지수(ISI)의 변화를 측정한다. 연구가 완료되면, 한약이 단순 불면증뿐 아니라 현대인에게 흔한 수면 습관 장애에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입증할 전망이다.
전침, 다기관 임상시험서 효과 확인
국내 다기관 무작위 대조시험(RCT)에서는 전침(electroacupuncture)이 불면증 환자의 수면 질 개선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발표됐다(Neuropsychiatric Disease and Treatment, 2021).
불면증 환자들은 총 10회의 전기침 치료 후, 대조군에 비해 수면 효율과 주관적 수면 만족도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객관적 지표(수면 다원검사)와 환자 보고식 평가 모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된 점이 의미 있다. 연구진은 장기 효과와 재발 방지 효과를 규명하기 위해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침·한약 복합치료, 병리기전 중심 논문 발표
2023년 『Medicine』 학술지에는 불면증의 병리 기전을 바탕으로 침과 한약의 복합치료 메커니즘을 정리한 논문이 게재됐다(Medicine, 2023;102(17):e33122).
해당 리뷰 논문은 불면증을 단순한 수면 장애가 아니라, 기혈(氣血) 불균형·심신(心神) 불안정 등 다양한 한의학적 병리와 연결해 설명하고 있다. 연구진은 복합 치료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임상시험 데이터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약침 연구도 진행 중
또한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2022)에 발표된 연구 계획은 **약침(Pharmacopuncture)**이 불면증 환자 치료에서 기존 침술 대비 효과와 안전성을 갖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다기관 임상시험 설계를 소개했다【IJERPH, 2022;19(24):16688】. 이 연구는 약침이 불면증 환자에게 실제 임상에서 적용될 수 있는지,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국가별 불면증 치료 지침 비교 연구
최근 『Journal of Korean Institute of Oriental Medicine』(2023)에 실린 논문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불면증 치료 지침을 비교했다(JIKM, 2023;44(3):5370). 중국은 서양의학 치료 지침 속에 전통의학 치료를 적극적으로 통합하는 반면, 한국은 양방 중심 지침과 한의학 지침이 별도로 운영되는 구조라는 점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국가별 의료 제도와 문화적 배경이 치료 지침의 방향성을 결정짓는다”며, 향후 국내에서도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의학적 치료가 불면증 개선에 뚜렷한 가능성을 보이는 만큼, 앞으로는 대규모 다기관 무작위 대조시험(RCT)과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국제적 수준의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인지행동치료(CBT-I)와 병행하는 복합 치료 모델 연구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의계 관계자는 “불면증 환자에게 한의학은 부작용과 의존성 부담이 적은 치료 옵션”이라며 “향후 보험 제도와 임상 지침에 반영된다면 환자들이 보다 손쉽게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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