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음〮혈부족〮진액 부족 등 불면증 원인에 따른 방제들 총정리
혈 부족 시 숙지황 처방 좋으나 소화 장애 있는 환자에게는 처방 주의
이번 호부터는 각종 병증에 맞는 처방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불면증에 좋은 처방이다.
▲ 대조, 소맥, 용안육, 산조인 처방
감맥대조탕(감초, 소맥, 대조) 산조인탕(산조인, 지모, 천궁, 복령, 감초)
인체에 흡수되는 산소와 당분의 40% 가량이 뇌에서 소모되므로 과로로 인해 이를 너무 많이 쓰면 뇌에서 필요한 만큼이 영양이 부족하게 된다.
이 때 대조, 소맥, 용안육, 산조인 등으로 뇌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 잠을 잘 수 있게 한다. 처방으로는 감맥대조탕, 산조인탕 등이다.
포도주나 소주를 조금 마시면 잠이 오게 되는 것은 알코올이 당분과 영양을 공급하면서 긴장 완화와 함께 심박동 강화를 시켜 뇌에 산소와 당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기 때문이다.
▲ 온담탕
반하, 진피, 복령, 지실, 죽여, 감초, 생강, 대조.
담은은 인체에서 정상 기능을 하지 않으면서 조직이나 혈액 중에 남아있는 수분이다. 코 안의 점막이나 기관지에서 수분이 완전 흡수되어 나가지 않고 남으면 가래나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천식 등을 만든다.
또한 근육 운동 후 피로물질이 모세혈관을 통해 충분히 씻겨 나가지 않고 남으면 담음으로 인해 근육통이 생기기도 한다.
인체의 각 조직과 장부의 대사물질들이 모세혈관을 통해 배출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소변이나 땀으로 충분히 나가지 않고 혈액 중에 남아 있으면 담음이 되어 두통, 현훈, 동계, 무기력, 관절 및 근육통, 부종 등을 만들 수 있다.
성품이 예민한 사람들은 담음으로 인해 불면증이 생기거나 때로는 공황장애가 오기도 한다.
뇌에 도달하는 혈액은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갖고 있어야 하지만 담음이 많이 있으면 뇌세포 기능이 떨어져 뇌가 수면의 기전 속으로 들어가기 어렵다. 이런 경우 사용하는 대표 처방이 바로 온담탕이다.
담음으로 인한 불면에는 반하, 백출, 창출, 복령, 택사, 목통 등을 사용하고 필요에 따라 기운을 돕거나 혈액의 조성분을 돕거나 혹은 울체를 풀어줄 약물들을 함께 배합해 처방한다.
▲ 사물탕류
사물탕(당귀, 천궁, 작약, 지황), 사물안신탕(당귀, 작약, 숙지황, 생지황, 인삼, 백출, 산조인, 황련, 복신, 맥문동, 죽여, 치자, 대조, 오매), 인삼양영탕(작약, 인삼, 황기, 백출, 당귀, 진피, 계지, 감초, 숙지황, 복령, 오미자, 원지, 생강, 대조)
혈액이 부족하면 보통은 적혈구 부족을 말한다. 이는 뇌에 충분한 산소량을 공급하지 못해서이고 이런 경우 얼굴색은 위황(痿黃)하거나 창백하게 나타난다.
보혈제로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물로 숙지황이 있다. 이 약물 한가지 만으로도 혈액을 넉넉하게 보충시켜 불면증을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많이 사용하면 숙지황의 풍부한 미네랄로 인해 설사를 하거나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 때문에 이보다 보혈효과는 다소 약하지만 소화 흡수에 문제가 없는 구기자, 원육, 상심자, 하수오 등이 포함된 처방으로 불면증을 다스린다.
숙지황을 중심으로 빈혈을 치료하는 유명 처방은 사물탕이다. 빈혈로 인한 불면증에는 사물탕 만으로 증상을 개선시키고 다른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면 증상에 따라 약물을 추가해 사물안신탕, 인삼양영탕 등을 사용한다.
이 처방들은 빈혈이나 혈허증(血虛證)을 다스리지만 동시에 어혈도 치료해 불면을 개선시킨다. 어혈은 타박상이나 염좌가 생겼을 때 혈액이 뭉쳐서 생긴다. 과로나 스트레스로도 어혈이 생기기도 하고 이로 인해 불면이 오는 경우도 있다.
과로나 스트레스로 심장의 활동이 고조되어 열이 많이 발생하고 이를 식히기 위해 폐의 수분이 많이 소모된다. 때문에 혈액 중의 수분이 많이 들어 혈액이 농축되면서 혈액의 흐름이 나빠지게 되면 이 역시 어혈에 속하고 사물탕 종류가 요긴하다.
이런 경우에는 혈부족(血不足)이기는 하지만 얼굴이 위황해지기 보다는 붉게 달아오르며 흥분해 있는 상태가 나타난다. 이것은 농충된 혈액이 뇌를 흥분시키기 때문이며 따라서 사물탕 종류와 흥분을 갈아 앉히고 열을 식히는 치자, 황금, 황련 등을 추가해서 사용한다.
불면증 처방으로 유명한 귀비탕에는 보혈제인 당귀와 원육을 사용하며 여기에 숙지황을 추가해 흑귀비탕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혈 효과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다. 치자, 시호 등을 가해 만든 가비귀비탕은 보혈과 함께 열기를 다스려준다.
▲ 천왕보심단
생지황, 인삼, 현삼, 단삼, 복신, 길경, 원지, 산조인, 백자인, 천문동, 맥문동, 당귀, 오미자, 석창포.
진액이 부족한 것과 혈액이 진한 것은 비슷한 현상이지만 관점이 조금 다르고 치료법도 차이가 있다.
진액이 부족하면 혈액 부족 때에 쓰는 숙지황 대신 생지황과 맥문동, 천문동, 오미자 등을 사용하는데 이런 약물로 구성된 유명한 처방이 천왕보심탕이다.
이 약은 습관성이 없어 남발 우려가 없는 수면제, 진정제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잇지만 불면이 심하면 환약으로는 약하고 탕제로 써야 한다. 탕제로 사용하면 미네랄이 풍부해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승함탕/ 귀비탕
승함탕(황기, 지모, 길경, 승마, 시호), 귀비탕(황기, 인삼, 백출, 복령, 당귀, 산소인, 원육, 원지, 진피, 감초, 목향, 생강, 대조).
‘대기하함(大氣下陷)’이라는 단어는 중화민국의 명의 장석순 선생의 그의 임상처방집 『충중참서록(衷中參西錄)』에서 소개하고 있다. 『내경』에 나와 있는 ‘대기’란 단어를 이론적, 임상적으로 정립해 놓은 용어이다.
그는 이 책에서 임상적인 여러 가지 다양한 증상들을 대기하함으로 해석하고서 승함탕(升陷湯; 대기하함의 주치방)이라는 처방으로 치료한 치험례를 간략한 해설과 함께 많이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흉중대기(胸中大氣)의 ‘하함’이 심한 것이다. 흉중대기를 살펴보면 일명 종기로서 내경에서는 이것을 흉중에 쌓여 심맥을 관통하고 호흡을 행하게 한다고 하였다. 심폐는 모두 격상(膈上)에 있는데 원래는 대기가 에워싼 안쪽에 있기 때문에 심혈의 순환과 폐기의 호흡을 모두 대기가 주한다.” -『의학충중참서록(醫學衷中參西錄)』 의성당 하권 p.34-
또한 “이는 흉중대기가 하함(下陷)하고 또 간담에 울열이 쌓여 잇는 것이다. 원래 후천(後天)의 종기(宗氣)인데 선천(先天)의 원기를 대신해서 전신을 지탱하나 반드시 수곡(水穀)의 기운으로 자양된다. 이 증은 배고품을 참고 과도하게 힘을 써서 대기가 하함한 것인데 우맥의 촌관(寸關)이 침(沈)하면서 무력한 것이 명확한 증거이다.” -『의학충중참서록(醫學衷中參西錄)』 의성당 하권 p.39-
장석순 선생은 그의 저서에서 흉중대기의 개념으로 많은 병증들을 해석하고 다량의 황기를 사용하고 있는 처방으로 치료된 치험례를 대단히 많이 소개하고 있다. 황기를 다량 사용한 처방은 손일규 선생의 적수현주(赤水玄珠)에서도 나타나지만 이론적으로 구비해 사용한 것은 장석순 선생부터라 할 수 있다.
불면증 치료에 유명한 처방인 귀비탕에는 황기가 비록 6~8g 사용하지만 원육과 산조인 등으로 뇌에 영양을 공급해주면서 불면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수면제나 안정제를 복용해야 비로소 잠 잘 수 있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황기를 24g이상 또는 40g이상 사용하면 이 때는 승함탕의 의미로 처방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강주봉 원장(샬롬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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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담탕의 공황장애 치료 효과한의학적으로 공황장애의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한 가지는 담음(痰飮)이고 다른 한 가지는 양허(陽虛)이다. 담음은 소화기와 호흡기에서 수분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음으로 인해 이 수분이 혈액을 묽게 만들어서 혈액의 능률을 떨어뜨려 두뇌에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이 충분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고 이런 경우는 온담탕을 사용한다. 양허는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기력이 약해지고 심장 박동력이 약해진 상태이다. 한의학 용어인 기허와 비슷하면서 기허가 좀 더 심해지면서 추위를 잘 견디지 못하면 양허가 된다. 양허도 담음의 경우처럼 두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서 발생한다. 그래서 양허로 인한 공황장애에 대해 소음인 또는 태양인의 경우에는 보중익기탕에 황기를 최소 24g이상 사용해 기력을 돕고 양을 일으켜줌으로써 다스릴 수 있다. 체질에 따라서 소양인은 육미지황탕에 황기를 24g이상 추가해 사용하고 태음인인 경우에는 육미지황탕이나 청심연자음에 황기를 24g이상 올려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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