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기침과 감기 기침 치료약물은 반대 성격, 구분해 처방해야
원인에 따라 처방, 기본방은 맥문동탕, 소자강기탕, 경험방은 소자선복화탕
추위로 인해 감기에 걸리면 추위의 한기로 인해 기관지가 수축하고 폐의 수분이 밖으로 배출이 잘 안되면서 폐와 기관지에 수분이 증가하고 묽은 가래가 많아지며 콧물이 나오고 기침을 하는데 이것은 감기의 기침이다.
이와 달리 다양한 이유로 폐가 건조해지는 경우는 가래가 진해지고 이것이 기관지 벽에 달라붙어 잘 안 떨어진다. 이를 배출하기 위해 강하고 건조한 기침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천식의 기침이다.
따라서 기침 환자가 내원했을 때에는 감기의 기침인지 아니면 폐가 건조해 발생하는 천식의 기침인지를 먼저 구분한다. 일반적인 감기 기침을 치료하는 약물과 천식을 치료하는 약물은 반대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감기 기침에서는 수분을 줄여 주면서 가래를 삭히는 약을 쓰고 천식의 기침에서는 반대로 폐와 기관지에 수분을 공급하는 약을 써야 효과가 나타난다.
▲ 감기 기침 vs 천식 기침
한의학에서 외감 풍한에 의한 감기 기침은 마황 반하 세신 건강 등의 약물을 사용해 폐와 기관지의 과잉된 수분을 건조시킨다. 반대로 천식 기침은 오미자 맥문동 천문동 생지황 행인 등 진액이 풍부하고 미네랄이 많이 포함된 약물로 폐의 보습효과를 보강시키는 치료법을 쓴다.
감기 기침과 천식 기침이 섞여 있는 경우는 두 종류의 약물을 적절히 섞어서 쓰거나 두 처방을 따로 만들어 아침과 저녁에 교대로 쓰거나 혹은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에 각각 교대로 쓰지 않으면 치료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두 종류의 기침을 구분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콧물이 많고 가래가 묽으면 외감 풍한에 의한 감기 기침이다. 또한 건조하고 가래가 잘 나오지 않으면서 야간에 기침을 많이 하면 천식이 기침이다.
대개 감기 기침은 아침에, 천식 기침은 밤에 많이 한다. 감기 기침을 오래해 폐가 건조해지고 이로 인해 천식으로 발전하는 것은 자주 볼 수 있다.
야간 수면 중에는 심폐 기능이 왕성해지므로 심장에서 발생하는 열도 많아진다. 이 때 폐가 건조하면 야간의 천식 기침도 심하게 나온다. 그러나 마황과 석고가 함께 배오되는 갈근가석고탕, 마행감석탕 등은 외감의 기침을 하면서도 야간에 격심한 김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증상을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에도 마황 처방과 함께 천식 처방을 교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폐가 건조해지는 이유는 감기가 오래 낫지 않으면서 땀이 많이 나가거나 기침을 오래 하면서 폐가 건조해지는 경우가 있고 지속적인 과로나 스트레스로 폐가 건조해지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과로나 스트레스는 심장으로 하여금 평소보다 많은 일을 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심장 근육에서 더 많은 열을 만들며 이를 식히기 위해 폐의 수분이 그만큼 많이 소모돼 폐가 건조해진다.
천식에 자주 사용하는 두 가지 기본 처방과 경험방은 다음과 같다.
▲ 처방1-맥문동탕
맥문동 반하 인삼 감초 대조 갱미.
『금궤요략』에 소개된 맥문동탕은 천식 치료의 1호 처방이다. 구성은 맥문동 15g 반하 갱미(맵쌀) 각 10g 인삼 감초 각 4g 대조 6g으로 돼 있는데 보통 갱미를 배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평소 소화력이 약하지 않은 사람은 인삼과 대조를 빼고 사용한다.
외감 풍한으로 인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없으면서 기침을 할 경우에 가장 먼저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이 본방이다. 처방 중 맥문동과 인삼과 갱미는 건조해진 폐에 진액을 공급하는 약물이고 반하는 마황보다는 강하지 않지만 기관지 확장의 공능이 있어 산소 흡입을 증가시켜 심장 박동을 강화시키고 호흡기에 혈액 공급을 증가시켜 따뜻하게 해서 폐와 기관지에 울체된 수분과 담음을 소산시켜 준다.
맥문동탕은 인삼과 맥문동으로 진액을 공급하고 반하로 화담시켜 일보일사해 폐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천식에서 맥문동탕을 사용하는 경우에 갈근가부자탕, 마행감석탕, 마행감석가부자탕, 소청룡탕, 소청룔탕가석고 등의 약물과 합방해 사용하는 경우기 있지만 이 처방들과 교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즉 아침에 갈근가부자탕, 저녁에 맥문동탕, 혹은 아침에 갈근가부자탕, 점심에 맥문동탕, 저녁에 갈근가부자탕, 취침 전에 맥문동탕 등으로 사용한다.
합방은 천식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로 갈근탕가반하맥문동석고부자, 마행감석가반하맥문동부자 등으로 사용한다. 맥박에 힘이 있고 족랭과 외한(추위를 두려워 함)의 증상이 별로 없으면 부자를 가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천식 치료에 마황이 들어있는 처방에 부자를 넣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천식 증상이 감기 기침이나 독감으로 인한 발열 현상이 지나면서 진액 소모가 많아서 폐가 건조해 오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때는 대개 맥이 약해진 허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맥문동탕을 쓸 때 설질이 붉고 설열이 있으면 생맥산을 가해 사용하는데 흉강이 텅 비어있어 울리는 기침이 있으면 생맥산이 다스려 준다. 이 때 기침을 하면서 흉통이 심하면 행인과 선복화를 4~6g 추가해 쓴다.
외감 풍한의 감기 증상이 없으면서 단지 천식 증상으로 인한 기침이 있으면 맥문동탕, 맥문통탕합생맥산 등을 사용하고 때로는 보중익기탕과 합방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천식 환자들은 외감에 민감하기 때문에 치료가 잘 안되고 효과가 더딜 경우 갈근탕가석고부자 등 외감 풍한의 처방을 중간중간 복용해 풍한을 발설시킨다.
▲ 처방2-소자강기탕
소자 반하 진피 후박 전호 계지 당귀 대조 생강 감초.
소자강기탕은 『상한론』의 계지탕과 『금궤요략』의 반하후박탕을 합방하고 전호, 당귀를 가해 만든 화제국방의 처방으로 반하 8g 소자 6g 진피 후박 전호 계지 당귀 각 5g 생강 대조 각 3g 감초 2g이다.
이 처방은 맥문동탕이나 생맥산 등의 처방에 있는 맥문동을 사용해 천식이 더 심해진 사람에게 사용한다.
만일 족랭이 심하면서 외한증도 심하면 포부자를 매회 1~2g 가해 써여 효과가 나타나고 평소 식체가 있으면 지실, 향부자 등을 가해 사용한다. 촌맥이 함몰되어 있고 무기력하면 황기를 4~20g 추가해 사용하고 흉통이 잇으면 선복화와 과루인을 가해 쓴다.
소자강기탕의 천식 환자는 의외로 숫자가 많고 처방 효과도 대단히 좋으며 계지탕과 반하후박탕의 이해와 운용법을 터득하는데 중요한 처방이 되기도 한다.
▲ 경험방-소자선복화탕
소자 선복화 길경 우방자.
흉증에 담음이 있어서 소청룡탕, 영감미강신하인탕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증이 나타나지만 효과를 볼 수 없으면 이는 허증이 좀 더 심해진 것으로 소자선복화탕으로 다스릴 수 있다.
특히 야간에 심해지는 천식으로 온갖 처방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본방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혹은 증에 맞는 처방에 본방을 추가해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맥문동탕+소자선복화탕, 팔미지황탕+소자선복화탕, 영감미강신하인탕+소자선복화탕, 시호계지건강탕+소자선복화탕, 혹은 시갈해기탕+소자선복화탕, 갈근가부자탕+소자선복화탕을 쓰는 경우도 있다.
강주봉 원장(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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