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표 처방은 ‘반하사심탕’, 복진상 심하비경인 경우에 사용
환자의 각종 증상에 따라 다양한 방제를 처방해 좋은 효과 기대 가능
위염과 식도염 증상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한 가지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번 호에서는 임상에서 많이 쓰는 주요처방들을 증 중심으로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 반하사심탕(半夏瀉心湯: 반하 인삼 황금 황련 감초 건강 대조)
위염과 식도염을 다스리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처방은 무엇보다 반하사심탕이다.
이 처방은 복진했을 때 심하비경이 나타나는 경우에 사용한다. 위염이나 식도염에서는 대부분 복진상 심하비경 또는 심하비가 나타난다.
본방은 심하비경이 아니고 단순히 심하비만 나타날 때 사용해도 좋고 복진상 심하비경과 애기(噯氣; 트림)가 있으면 본방의 증이 정확히 갖춰져 있는 것이다.
처방 중에서 반하는 위내정수(胃內停水)를 다스리고 황금과 황련은 위 내부의 염증을 다스린다. 즉 본방을 사용하는 위장 상태는 염증이 있으면서 위장 안에 다소간의 담음이 고여 있는 상태로 본인이 위장의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을 못 느끼는 경우에도 심하비(경)에 근거해 투여하면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
황금과 황련은 위염뿐 아니라 식도와 십이지장의 염증과 구내(口內)의 염증을 다스리고 심하비경이 있으면서 얼굴에 여드름이 있는 경우에는 여드름 치료제로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 요즘 널리 알려져 있는 헬리고박터에 의한 위염 증상에 본방은 특효약으로 사용할 만큼 효과가 좋다.
포만감이 있으면 후박을 가하고 평소 잘 체하거나 복진상 심하비가 나타나거나 좌측 천추혈에 안압통이 있으면 지실을 가해 쓴다.
▲ 황련탕(黃連湯; 반하 인삼 계지 황련 감초 건강 대조)
반하사심탕과 비슷한 처방으로는 황련탕이 있는데 반하사심탕의 황금을 계지로 바꾼 처방으로 심하비경이 없고 대신 복진 상 중완 부위에 안압통이 있는 비염과 식도염에 사용한다.
본방에는 계지가 있으므로 두통, 흉만, 소변불리, 지절통, 하지냉감(下肢冷感)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심하비경과 함께 이런 증상이 있으면 반하사심탕에 계지를 가해 두 처방을 합방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 치자시탕(治者豉湯; 치자 향시)
심하유(心下濡)란 복진상 심하를 가볍게 혹은 지긋하게 눌렀을 때 딱딱한 비경이 아니고 그렇다고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 심하에 물렁물렁한 덩어리가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복진상태이다.
이 때 번조(煩躁) 또는 흉중에 맺히는 느낌의 결통(結痛), 괴로운 느낌의 오뇌(懊憹), 목안이 건조하면서 쓴 인조구고(咽燥口苦), 복만이천(服滿而喘) 등 증상이 나타나면 치자시탕을 사용한다.
심하유와 함께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증상들은 모두 위산이 식도나 인후를 자극해 생기는 증상들이다. 치자시탕을 사용하는 위염과 식도염은 심하유와 함께 수족의 번조, 안면의 홍조, 흉통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 반하 후박 복령 생강 소엽)
본방의 복진상의 증은 동계(動悸)이다. 심하비경, 심하유, 심하견(心下堅) 등이 없고 심하부를 안압해도 통증인 비(痞)가 없으면서 단지 움푹 들어가기만 한다.
신경증상이 강하면 동계가 다소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는 중완부(中脘部) 제주위(臍周圍)에서 그리 심하지 않은 동계가 나타나고 가끔 심하부에 나타나기도 한다.
본방을 사용하는 중요한 목표가 되는 증은 목안의 이물감으로서 이것도 위산 자극에 의한 증상이며 때로는 덩어리 느낌의 매핵기(枚核氣) 또는 자련감(炙臠感)이라는 표현을 쓴다.
치자시탕에서 자극을 주는 위산은 다소 진한데 비해 반하후박탕의 위산은 이보다 묽다. 이 위산 자극으로 인후부에 충혈이 생겨 인후가 부으면서 환자는 목 안에 덩어리가 들어있는 느낌을 갖게 된다.
위산이 묽은 이유는 위내정수 때문이고 이는 반하와 복령의 주치증으로 반하가 있으므로 복명성이 있고 복령이 있으므로 동계가 나타난다.
생강은 무기력한 위장을 자극해 장 운동을 촉진하고 소엽은 위내정수를 소변으로 내보내면서 장내 가스를 모공으로 배출시킨다.
인중이물감, 동계, 위내정수로 나타나는 본방의 증과 함께 흉통, 번조 등이 있으면 치자시탕과 합해 사용한다.
본방은 위염과 식도염의 여러 증상에 따라 적당한 약물들을 추가해 줘야 한다. 본방의 증인 인중 이물감이 있어도 관련되는 증상에 대해 정확하게 약물을 추가하지 않으면 본방을 사용해도 이 증상이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경우가 있다.
즉 복직근연급(殿直解攣急)이 있으면 작약을, 좌하복부에 딱딱한 여혈괴가 촉지되면 도인을, 식체나 식적이 있어서 복진상 심하결이 나타나면 지실이나 향부자를, 심하부와 중완부위에 안압통이 있으면 양강 소회향 또는 향부자 천련자, 또는 황련을, 부종이 있으면 모과 빈랑을 각각 가하여 사용한다.
▲ 안중산(安中散; 계지 현호색 모려 소회향 사인 감초 양강 복령)
위염으로 위통이 심하거나 극심한 경우 심하비경이 있으면 반하사심탕을 사용하지만 심하비경이 없고 대신 동계가 선명하며 위내정수로 인한 물소리가 확인되면 안중산이 주효하다.
본방을 사용할 극심한 위통의 동계는 대개 심하부에 나타나고 이 경우 본방을 투여하면 선약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본방의 증으로 위경련이 나타나는 경우 반총산의 위경련과 감별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반총산의 위경련에는 동계가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본방의 위경련은 동계가 선명하다.
안중산위 위통이나 위경련은 한담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내과의 내시경 상 심한 궤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 증상의 환자는 대개 안면이 희고 창백하며 수족이 차가운 냉성 체질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월등하게 많다.
▲ 양지탕(良林錫; 반하 복령 계지 감초 대조 지실 양강)
소화기의 통증이 심하부 중간에 나타나지 않고 왼쪽이나 오른쪽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양지탕이 잘 듣는다.
오른쪽에 나타날 경우 십이지장이나 담낭 염증이 위염과 함께 있기도 하고 왼쪽에 나타날 경우에는 췌장염과 함께 위염일 때도 있다. (『도설진료요방』 p.517, 이재희저, 의방서원 간행)
복진상 십이지장과 담낭 또는 췌장을 분명히 촉진하지 못해도 편측의 통증이 나타나는 위염에는 본방을 사용하면 효과가 좋다.
▲ 연년반하탕(延年수夏溪; 반하 시호 길경 별갑 인삼 빈랑 지실 진피 오수유)
위염과 식도염이 만성췌장염과 함께 있으면 위염과 식도염 치료제를 오랫동안 복용해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좌측협늑 하단 중간 부분의 늑골 안쪽을 안압해 췌장이 커져 있는 것을 확인하거나 압통이 심하면 만성췌장염이나 췌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이다. 이 때는 췌장을 치료하는 처방을 사용해 췌장염과 함께 위염, 식도염을 함께 치료할 수 있다.
만성 췌장염이나 췌장 종대에 사용하는 여러 처방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연년반하탕인데 오랜 기간 동안 치료해도 낫지 않는 위염과 식도염에 본방을 사용해 췌장과 위장, 식도가 모두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약을 사용할 만성췌장염에는 육류음식에 대한 소화기능의 저하, 변비, 신체냉감, 피로감, 부종, 견비통이 있다. 이 때 나타나는 위통, 흉통 등은 본방으로 모두 다스려지며 증상과 증에 본방이 들어있는 오수유 이외에 치자초를 가하고 무기력함과 부종이 심하면 황기를 가한다.
강주봉 원장(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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