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적산, 만성 피로∙무기력∙우울 ‘포착 어려운 만성폐렴’까지 치료
기본 치증은 두통, 소화불리, 시시 하복통, 묽은 가래와 해수 등
통치방의 운용 가운데 마지막으로 오적산에 대해 살펴보겠다. 오적산을 통치방으로 사용하려면 적합한 경우를 찾기보다는 적합하지 않은 몇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오적산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소화력이 좋고 몸에 열기가 많은 사람 △대변이 굳거나 변비 경향이 있는 사람 △건조하고 진한 객담(喀痰-가래)이 있으면서 기침을 하는 사람 △맥이 부(浮)하거나 삭(數)하면서 유력(有力-힘이 있는 맥)하고 실한 사람에게는 오적산을 사용할 수 없다.
또 마황에 예민한 사람은 오적산에 있느 소량의 마황(성인 2g)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본방을 꼭 써야 할때는 초산조인을 12~20g 추가해 사용하면 마황으로 인한 심계와 불면의 부작용이 없어진다. 그리고 허한증(虛寒症)이 심한 사람에게는 본방에 부자를 가해서 사용한다.
오적산에 얽힌 유명한 일화를 하나 소개하고 정확한 치증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명의(名義) 시수도명(矢數道明)의 형 이름은 시수격(矢數格)이다. 서양의사였고 대동아 전쟁 이후 귀가했을 때 이름 모를 병이 들어 마침내 폐인이 돼 죽을 지경이었다. 당시 유명했던 삼도백(森道伯)옹이 오적산을 사용해 기사회생하게 됐다. 이후 전통 한의가 되어 삼도백옹의 일관당(一貫堂) 학파를 널리 소개하는 전도사가 됐다고 한다.
그의 병명이 본방으로 치료된 것을 보면 현대의학적으로는 ‘만성 폐렴으로 인한 극심한 우울증’이라고 생각된다. 본방은 만성폐렴을 치료하는 비방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실제로도 이 계열의 질병을 치료하는데 탁효를 보는 경우가 많다.
▲ 분심기음과의 비교
만성적인 해수로서 오적산과 비슷한 증상에 사용하는 처방이 있는데 그것은 분심기음이다. 분심기음은 오적산과 달리 하복통이 없고 변비 경향이 있으면서 부종이 있고 오적산에는 하복통이 있고 요각통과 함께 설사 경향아 있다.
분심기음의 증상에는 변비경향이 있어서 수분 배출이 잘 안되기 때문에 부종이 있는데 비해 오적산은 설사 경향이 있어 부종은 오지 않고 대신에 담음(痰飮)으로 인한 요각통, 지절통이 나타난다.
오적산은 이진탕+평위산+당귀작약산+소청령탕+길경, 백지, 지각으로 구성돼 당귀작양산의 의한 하복통의 증(症)이 나타나고 종합적으로는 이진탕, 평위산, 당귀작약산에 바탕을 두고 소청룡탕에 위해 만성 호흡기 질환을 치료한다.
▲ 오적산의 효과
본방의 길경은 인후불리 증상을 다스리고 백지는 두통을, 지각은 소화불리로 인하 가스와 식체를 다스리기 위해 추가됐다.
만성 폐렴 중에는 X-레이나 MRI 등 첨단 진단기기로 파악하는 경우가 많지만 포착할 수 없거나 정확히 규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위의 조합 처방에 근거해 오적산을 사용하는 치증(治證)을 생각해 본다면 두통, 소화불리, 시시 하복통, 묽은 가래와 해수, 혹은 한랭성 지절통과 요각통이다. 이와 함께 만성 피로와 무기력함과 우울증의 상태가 나타난다면 본방이 치료할 수 있는 만성적인 난치 질환 중의 하나인 ‘포착하기 어려운 만성폐렴’이라고 본다.
일반적인 증상들에 사용하는 경우로는 박병곤 선생이 쓰신 한방 임상 40년 부록(p907)에 오적산 가미법 24종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외감 협체(挾滯) 加 산사 신곡 빈랑, 풍비(風痹) 加 강활 독활 방풍, 요통 加 우슬 두충 소회, 수족경련 加 빈랑 모과 우슬, 해수 加 행인 상백피, 협섬(挾閃) 及 어혈 종통(腫痛) 去 마황 加 회향 빈랑 도인 홍화, 편신통(偏身痛) 加 유향 몰약 세신, 난산(難産) 加 육계 사향, 산기(疝氣-하복통) 加 사삼 회향, 대하(帶下) 속(屬) 허한자(虛寒者) 加 향부자 회향 오수유.
강주봉 원장(샬롬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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