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처방은 과도한 정신활동 또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한 심장과 신장의 음혈부족의 증을 치료하고 이로 인하여 나타나는 신경 증상을 회복시킨다.
그 증상은 심계(心悸), 번민, 불안, 불면, 구내염, 도한(盜汗), 건망증, 유정(遺精) 등이며 혀가 붉어지고 설태가 거의 없고 목 안에서 뜨거운 입김이 나온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 기능과 진단
과도하게 정신을 사용하면 심장에서 평소보다 더 많은 열이 생성된다. 이러한 열은 호흡을 통해서 충분히 방출되어야 하고 그래서 폐에서는 수분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만일 이러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폐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폐는 혈액 중의 수분을 소모하고, 그래서 혈액이 진해지고 탁해지고 음혈의 원천이 되는 신음(腎陰)까지도 부족해진다. 이것은 심(心)과 신(腎)의 음부족(陰不足)이고 천왕보심단의 증(證)이 된다.
천왕보심단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상한론의 처방은 감초탕이다. 보통 상한론 이후에 만들어진 처방을 좋아하는 의사들은 천왕보신단을 사용한다.
하지만 상한론 처방을 선호하는 의사들은 증상에 따라 필요한 약물을 자감초탕에 추가하거나 가감해서 사용한다.
즉 후자의 처방은 체액을 공급함으로써 부정맥을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여기에 안신제(安神劑)와 양심제(養心劑)가 추가해 여러 가지 신경 증상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방의 구성과 구조에서 보았을 때 천왕보심단은 「상한론」의 자감초탕을 기초로 해서 만들어진 처방이라고 볼 수 있다.
▲ 처방구성
이 처방은 출전(出典)에서 12~13개의 구성약물로 이루어졌지만 이 처방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이 처방을 대표할 수 있는 6개가량의 약물로 구성된 처방으로 압축해본다면 생지황12~20g, 맥문동 6g, 산조인 6g, 당귀 6g 인삼 3g 복령 3g이 될 것이다.
그래서 여기에 바탕을 두고 각 약물들의 기능에 따라서 순위를 정해 본다면 생지황은 군제(君劑)가 되고, 맥문동, 산조인, 당귀는 신제(臣劑)가 되고 이 외의 다른 약물들은 군제(君劑)와 신제(迅劑)를 보좌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모두 좌제(佐劑)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생지황: 이 처방의 구성약물 중에서 생지황은 용량이 비교적 크고 군제(君劑)로 일한다. 이것은 고한(苦寒)한 성격을 가지고서 청열(淸熱), 양혈(凉血)하고, 감미(甘味)를 가지고 생진(生津), 보음(補陰)한다.
이로써 체액이 부족해서 건조해진 폐와, 진해진 혈액 때문에 발생한 심(心)과 신(腎)의 음허열(陰虛熱)이 해소된다. 따라서 환자는 정신적, 심리적 안정을 회복할 수 있고, 입과 혀가 건조하고 빨갛고 두근거리고 밤에 잠들지 못하고 야간에 땀을 흘리고 대변이 굳은 증상 등이 개선된다.
▷맥문동: 감미고(甘微苦)하고 미한(微寒)한 맥문동은 신제(臣劑)로서 자음(滋陰), 윤폐(潤肺), 청심(淸心)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음허(陰虛)와 허열(虛熱)로 인한 번조(煩燥), 역기(逆氣)의 상승, 구설(口舌)의 건조를 개선하고 군제(君劑)인 생지황을 보좌한다.
▷산조인: 간과 심장을 자윤하고, 그래서 불면, 심계, 번조, 한출을 개선한다. 특히 이것은 생지황 또는 현삼과 함께 사용될 때 음허양항(陰虛陽亢)으로 인한 불면증에 효과적이다.
▷당귀: 감신온(甘辛溫)한 당귀는 보햘(補血), 활혈(活血)하고, 그래서 혈허(血虛)로 인한 신경증상과 불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또 여러 자윤제(滋潤劑)가 진액을 보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담과 습과 어혈의 발생을 예방한다. 이렇게 하여 맥문동, 산조인, 당귀는 신제(臣劑)로서 생지황을 돕고, 불안, 번조와 신경 증상들을 개선한다.
▲ 좌제들의 역할
천문동, 백자인, 인삼, 복령, 단삼, 현삼, 길경, 원지는 위의 군제와 신제를 돕는 좌제(佐劑)의 역할을 한다. 즉 천문동은 보음, 생진, 청허열(淸虛熱)하는 기능으로 맥문동과 함께 생지황을 보좌한다. 백자인은 영심안신(寧心安神) 하고 숙면을 돕는 기능으로 산조인을 보좌한다.
인삼은 익기(益氣), 생진(生津), 안신(安神)하고, 그래서 권태와 무기력을 회복시킨다. 또 보기제(補氣劑)로서 다른 보음제(補陰劑)와 보조를 맞추고 음양(陰陽)의 균형을 맞춘다.
복령은 이수(利水) 하기 때문에 담음으로 인한 심동계(心動悸)와 흥분을 진정시킨다. 그리고 이는 보음 보혈하는 약물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습과 담을 배출하고, 부종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한다.
단삼은 당귀를 도와서 활혈(活血), 거어(祛瘀), 조경(調經)하고, 또한 고미한(苦微寒)한 기미로 양혈(凉血)하고, 청심(淸心), 안신(安神) 한다. 약리학적으로 단삼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강하시키는 효과가 있다.
고(苦), 감(甘), 함(鹹), 한(寒) 한 기미(氣味)를 가지고 있는 현삼은 폐, 위, 신에 자음(滋陰)하고, 양혈(凉血)한다. 그래서 이것은 신음허(腎陰虛)로 인한 상화(相火)의 망동(妄動)을 그치게 하고, 정서적인 흥분을 갈아 앉히고, 입에서 더운 호흡이 나온다고 호소하는 증상을 치료한다. 현삼도 단삼과 같이, 약리학적으로, 심장을 강화하고 혈관을 확장하고 혈압을 강하하는 효과가 있다.
원지는 영심안힌(寧心安神), 강지(强志)하고, 그래서, 불안, 경계(驚悸), 건망, 불면을 개선한다. 길경은 선폐(宣肺) 하고, 그래서 화담(化痰)하고 인통(咽痛)을 해소한다.
석창포는 쓰고 매운 맛으로 가래를 배출하고, 의식을 회복시키고, 마음을 안정시킨다.
▲ 처방의 진단
진단에 있어서 이 처방의 환자는 신경쇠약, 번민, 과민, 두려움, 심계, 건망, 불면, 한출(汗出), 도한(盜汗), 유정(遺精) 등의 신경증상이 나타난다.
음허(陰虛)로 인한 허열(虛熱) 때문에 얼굴과 혀가 다소 붉고, 맥박은 대부분 세삭(細數)하다. 복진 했을 때, 심하부(心下部) 또는 제(臍) 주위에 비교적 선명한 동계(動悸)가 촉진(觸診) 된다.
▲ 원전 내용 및 감별
“치사려과도(治思慮過度) 심혈부족(心血不足) 정충건망(怔忡健忘) 심구다한(心口多汗) 대편혹비혹당(大便或秘或溏) 구설생창등증(口舌生瘡等證)” – 『의방집해(醫方集解)』
“이 처방은 사려과다(思慮過多)로 인해서 심혈(心血)이 부족해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심장의 두근거림, 건망, 변비 혹은 설사, 입과 혀의 궤양(潰瘍) 증상을 치료한다.” 『의방집해(醫方集解)』
▷가감: 음허(陰虛)로 인한 불안, 심계(心悸), 불면, 자한(自汗), 도한(盜汗), 건망(健忘), 구내염, 인후 건조, 입에서 나오는 숨이 뜨겁게 느껴지는 증상, 신경쇠약, 유정(遺精) 등에 사용되고, 공황장애가 있으면 황기를 추가한다.
▷온담탕과의 감별: 온담탕 환자의 신경 증상과 천왕보심단 환자의 신경 증상은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천왕보심단은 음허로 인한 증상에 사용하는데 비하여, 온담탕은 담음으로 인한 불안, 불면, 공황장애에 사용한다. 따라서 온담탕에서는 혀가 습윤하고 백태가 있는데 비하여 천왕보심단에서는 혀가 붉고 설태가 거의 없다.
강주봉 원장(한국 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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