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진호탕은 청열거습(淸熱祛濕)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처방으로서 양명(陽明)의 장위(腸胃)에 정체한 습열을 소변과 대변을 통하여 배출시키고 황달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그러나 황달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소양성 발진, 구내염, 안검염(眼瞼炎) 결막염, 좌창(痤瘡; 여드름), 신경증상, 틱증상의 개선에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이 증상들은 모두 허이 아닌 다소 실증에 속한다.
이번 호에서는 인진호탕의 기능은 물론 각 약물들의 병리와 생리, 작용과 함께 처방해야 하는 증상, 다른 방제와의 감별법, 고전을 통한 역할 등에 대해 소개하겠다.
*인진호탕 처방구성: 인진호 12g 치자 9g 대황 4g
▲ 인진호탕의 작용
담낭으로부터 담즙 배출을 촉진하는 기능을 ‘이담(利膽) 작용’이라고 하는데 인진호탕은 이러한 이담 작용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다.
도쿄 대학(東京大學)의 치하라오로(千原吳郞)씨는 인진호탕에서 세 가지 약물의 배합이 서로 상승효과를 얻어서 탁월한 이담효과가 발휘되는 것을 연구 발표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 처방은 이담효과와 함께 구성 약물들의 고한(苦寒)한 성격과 추진(推進), 사하(瀉下)하는 기능에 의해서 장위에 정체한 습열과 열독을 배출시키고 이로 인하여 황달을 비롯한 제반 증상을 치료한다고 했다.
그리고 일본의 호루킨구지(掘均氏)는 『한방과 한약(漢方と漢方薬)』지에서 “인진호탕이 ‘황달 치료제’로 유명하고 ‘유행성 간염’으로 인한 카타르성 황달을 치료하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두드러기, 특히 식중독에 의한 발진과 가려움증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고 하였다.
이와는 조금 다른 내용으로서 필자는 평소에 변비 경향이 있는 틱 증상 어린이에게 인진호탕으로 효과를 얻고 있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에 극심한 ‘음성 틱’ 증상으로 인하여 수 십 년 간 사회활동을 못하고 있는 43세 남성이 그의 연로한 모친과 함께 필자를 방문했고 노모의 부탁에 따라서 이 처방을 적용한 일이 있었다.
그의 맥박은 힘이 있었고 복부는 단단했고 약간의 흉협고만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인진호탕에 사역산을 결합한 처방의 탕약을 10개월 동안 매일 1회씩 복용하였고 이후에 틱 증상이 거의 70%가량 회복되었다. 이때 사용된 처방은 인진20g, 대황8g, 치자20g, 시호, 지실, 작약, 감초 각 6g이었다.
▲ 인진호탕의 구성 약물
▷군제(君劑): 인진호. 이 약재는 청열이습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황달, 주달(酒疸), 정창(疔瘡), 칠창(漆瘡) 등을 개선하고 아토피로 인한 피부염과 가려움증에 좋은 효과가 있다. 인진은 약리학적으로 이담효과, 항고지혈효과, 관상동맥확장 및 섬유소 용해 효과, 혈압강하 효과, 항균기능, 해열, 진통, 소염 효과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임상에서 인진이 가지고 있는 공능인 사화(瀉火)와 평간(平肝)의 기능에 근거해서 시호 대신에 이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시호 처방인 억간산을 사용했을 때 더 이상 효과가 없는 틱 증상에 대해서 맥박이 실하고 변비 경향이 있는 경우에, 필자는 앞에 써 놓은 임상례와 같이 인진호탕으로 효과를 얻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신제(臣劑): 치자. 이 약재는 청열이뇨, 양혈해독의 기능을 가지고 있고 황달, 요적(尿赤), 목적종통(目赤腫痛)을 개선하고, 간담의 습열(濕熱)로 인한 급성 황달성 간염, 담낭염, 신우신염, 요도염 등을 개선한다.
▷좌제(佐劑): 대황. 열독을 사하고, 장위적체를 씻어내는 탕척(蕩滌)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는 습열황달과 함께, 임탁(淋濁), 목적종통(目赤腫痛) 등을 치료한다.
이 처방의 진단에서의 특징은 안검(眼瞼)과 얼굴에 황색이 나타나고 혀에 습윤한 황색의 설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처방은 복부가 무력하지 않고 맥박이 대개 침실(沈實)하면서 허증이 아닌 경우에 사용한다. 만일 복부가 연약하고 맥이 실하지 않고 변비 경향이 없으면 대황을 제거하고 사용하거나 또는 황달 증상에 대해서 인진오령산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원전 내용
“양명병(陽明病) 발열한출자(發熱汗出者) 차위열월(此爲熱越) 불능발황야(不能發黃也) 단두한출(但頭澣出) 신무한(身無汗) 제경이환(劑頸而還) 소변불리(小便不利) 갈인수장자(渴引水漿者) 차위어열재리(此爲瘀熱在裏) 신필발황(身必發黃) 인진호탕주지(茵蔯蒿湯主之)”-『상한론』
“양명병으로 열이 나면서 땀이 나는 것은 몸 밖으로 열이 넘쳐서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머리와 목둘레에만 땀이 나고, 몸에서는 땀이 나지 않고 소변량이 줄고 또 갈증으로 물을 마시고자 하면, 이것은 몸 안에 어열이 있기 때문이고 반드시 황달이 생긴다. 인진호탕이 다스린다.”
▲ 감별 및 적용법
인진호탕은 복부가 단단한 편이고 변비경향이 있는 환자의 황달, 소양성 발진, 안면 피부염, 여드름, 구내염, 치주염), 불면증, 신경증상 등에 사용된다. 또한 소화력이 좋고 변비 경향이 있고 육식을 좋아하는 어린이의 틱 증상에 유효한 경우가 많다.
▷인진오령산(茵蔯五苓散): 복부가 연약하고 위내정수가 있고 소변량이나 소변 횟수가 줄어들고 황달이 나타나면 인진오령산을 쓰고 이때 복부가 연약하지 않고 변비 경향이 있으면 인진호탕을 쓴다
강주봉 원장(한국 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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