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에 의한 표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 열은 많이 없지만 아직 땀이 나고 해천(咳喘)의 기침이 계속되는 증상엔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을 사용하면 좋다.
이 처방은 마황탕에서 유래한 것으로 마황탕에서 계지를 석고로 바꾸어 만들었다. 즉 두통과 관절통 등 표증이 없어졌기 때문에 계지가 빠지는 대신 내부장기에 울체한 열사(熱邪)를 청해(淸解)하기 위해 석고가 추가된 것이다.
이 처방에서 마황은 표한의 증후를 개선하고 석고는 이열(裏熱)의 증후를 개선하며 평소 소화력이 좋은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마행감석탕 약재구성: 마황 행인 8g 감초 4g 석고 20g
▲ 약재 구성 및 기능
▷군제(君劑): 마황. 이 약물은 발한, 평천(平喘), 이수(利水) 기능이 있고 해수(咳嗽), 해천(咳喘), 오한(惡寒), 그리고 무한(無汗) 증상을 다스린다.
이 처방의 ‘발한’이란 이미 다른 발한제(發汗劑)를 사용했기 때문에 표한증이 거의 해소됐으나 아직 내부 장기에 열증이 함께 남아있어서 한출(汗出)이 계속되는 것이며 허증으로 인한 한출은 아니다. 그래서 석고에 의한 청열 효과의 도움을 받았을 때 마황이 폐중(肺中)에 남아있는 풍한을 소산(疎散)하고 한출과 해천을 회복한다.
▷신제(臣劑): 석고. 이 약물은 폐와 위장의 경락으로 들어가서 폐를 압박하고 기침을 하게 만드는 위장 열기를 청해한다. 또한 위열을 제거하기 때문에 한출, 갈증, 인통도 함께 치료한다.
▷좌제(佐劑): ①행인. 거담(祛痰), 지해(止咳), 평천(平喘) 기능이 있어서 풍한과 울담으로 인한 해수와 천식을 개선시킨다. 행인은 씨앗이기 때문에 하강 속성이 있어서 상승하는 사기를 내린다. 또 지방유가 풍부해서 마황으로 체액이 소모될 때 폐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한다.
▷좌제(佐劑): ②감초. 익기(益氣) 기능이 있고 감미(甘味)로써 서로 다른 약물들의 기능을 중재하고 다소 강한 성격의 마황과 석고 기능을 완화한다. 때문에 감초는 좌제와 함께 사제(使劑) 역할도 수행한다.
▲ 처방의 진단
표증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폐와 기관지에 남아있는 풍한의 병사는 아직 완전히 배출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평소 소화력이 좋고 위장 발달해 있던 환자는 외래 풍한에 저항할 때 좀 더 많은 기와 혈이 위장(위장)에 집중돼 있다. 그래서 위장으로부터의 열기가 폐와 기관지에 그만큼 열사로 작용해서 압박이 더 생겼기에 땀이 그치지 않고 천해(喘咳)가 계속된다.
▷약리적인 관점: 따뜻한 성격의 마황은 에페드린(ephedrine) 성분에 의해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하고 폐와 기관지 안에 남아있는 한사를 배출하며 차가운 성격의 석고는 폐와 기관지와 위장의 열사를 맑힌다. 때문에 표부의 풍한사기와 내부 장기, 두 가지 병사를 모두 제거할 수 있다.
▷진단: 마행감석탕 환자는 기침을 하루 종일 자주 계속하고 오랜 기간 동안 잘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수시로 땀이 나지만 몸에 열은 별로 많지 않고 맑은 콧물과 황색 콧물이 섞여서 나올 때가 있다. 복진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없으며 맥박은 부삭한 경우가 많다.
▲ 원전 내용
“發汗後 不可更行桂枝湯 汗出而喘 無大熱者 可與麻黃杏仁甘草石膏湯.” – 『傷寒論』
▷해설: 발한법을 사용한 후에는 계지탕을 다시 사용하지 못한다. 만일 환자에게 땀이 나면서 천해(喘咳)가 있고 열이 별로 없으면 마황행인감초석고탕을 줄 수 있다. – 『상한론』
▲ 적용 및 감별법
▷적용: 땀이 잘 나고 갈증이 있는 해수, 천식, 기관지염, 폐렴, 백일해 등에 쓴다.
▷감별
-맥문동탕(麥門冬湯): 이 처방은 해수, 천식과 함께 진한 가래가 있고 기침을 할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야간에 더 심하게 기침을 한다. 야간 기침의 증상이 마행감석탕에는 거의 없다.
-소청룡탕(小靑龍湯): 이 처방에서는 발열, 해수, 묽은 가래와 콧물이 있지만 땀은 없다. 반면에 마행감석탕에서는 열이 없고 땀과 기침이 있으며 콧물이 많지 않거나 또는 맑은 콧물과 노란 콧물이 섞여서 나온다. 맑은 콧물은 표한에서 오고 노란 콧물은 위열에서 온다.
-소자강기탕(蘇子降氣湯): 마행감석탕의 기침 환자는 땀과 갈증이 있고 소자강기탕의 기침 환자는 땀이나 갈증이 없다. 전자의 환자는 대개 소화력이 좋고 우수하고 후자의 환자는 소화력이 보통이거나 약하다.
강주봉 원장(한국 샬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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