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졸도했다면 진중풍과 유중풍을 가려 진료해
오비(五痺)증이 있어도 사증(四症) 없다면 중풍으로 치료하지 말아야
날씨가 추워지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환자들에서 잘 나타나는 병이 바로 중풍이다. 미국의 한의원에서는 중풍으로 쓰러진 급성 환자보다는 그 이전의 전조 증상을 다스리거나 일단 한번 쓰러진 환자나 중풍 후유증으로 반신불수, 언어장애와 같은 환자의 재활치료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방약합편에서 다루고 있는 풍증에 대해 꼼꼼하게 알아본다.
▲ 전조증상, 반드시 대비해야
『동의보감』에서는 “무릇 식지와 중지의 감각이 이상하고 마비되는 듯하거나 손가락의 움직임이 완전하지 않고 힘이 없으면 수년 내에 곧 중풍이 온다”고 했다.
또한 “중풍에는 반드시 전조증이 있으니 대개는 손가락이 마비된 듯하거나 손과 발에 힘이 빠지는 듯하거나 피부나 근육이 떨리는 증상이 있다. 대개 손과 발의 감각이 이상하기도 하고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으며 어깨, 팔, 손목, 손가락, 하지, 무릎, 발가락 등이 마비되거나 움직여지지 않으며 혹은 입이 돌아가거나 말하는 것이 유창하지 못하고 말이 둔하며, 혹은 가슴이 답답하고, 혹은 가래를 토한다”고도 했다.
중풍전조증의 한의 치료는 환자의 기혈(氣血)을 잘 순환시켜서 부족하거나 너무 과하지 않게 몸의 균형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혈압이 높다면 혈압조절을 적극적으로 하고 당뇨가 있다면 평소에 조절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지나친 스트레스와 육체적 과로를 피하고 체격이 너무 비대한 경우에는 체중조절을 하도록 환자에게 권해야 한다.
이 밖에도 자극성이 강하거나 지방이 많은 식품을 피하는 것이 바로 정신기혈(精神氣血)의 평형을 유지시켜 중풍을 예방하는 가장 우선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중풍은 한번 발병하면 심하던 경미하던 다소의 장애를 남기기 마련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발병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이런 전조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중풍이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조심시켜야 한다.
▲ 중풍의 처방 개론
내상풍(內傷風)은 심혈관(心血管) 소통부진, 혈관운동(血管連動), 혈의 자윤(滋養) 작용, 어혈(瘀血), 콜레스테롤 등이 일으키는 혈관 경화(硬化), 혈관 파혈(破血) 혹 막힘, 혈의 공급부진(供給不進)으로 발생되는 마비, 무력(無力)질환으로 생명활동기능(生命活動機能)을 잃은 상태의 장애(障礙)질환이다.
졸도(卒倒)하면 진중풍(眞中風)과 유중풍(類中風)을 가려야 하며 구안와사(口眼窩斜)가 왔으면 견정산(牽正散, 중2)을 처방해 쓰고, 심비(心脾)의 풍(風)으로 언어장애(言語障碍)가 있으면 자수해어탕(資壽解語湯)을 쓴다.
심경(心經)의 풍(風)이면 소속명탕(小續命湯)에서 육계와 부자를 빼고(去肉桂, 附子) 창포(菖蒲)를 가(加)한다.
또한 담색(痰塞, 목에 가래가 낀 것)이면 도담탕(導痰湯)을 처방하는데 창포(菖蒲), 인삼(人蔘), 죽여(竹茹) 혹 황금(黃芩), 황련(黃蓮)을 가(加)하기도 하며 풍억(風臆, 담이 후중을 막아 그르렁 소리가 나는 증)에도 도담탕(導痰湯)을 처방한다.
편고(偏枯), 반신불수(半身不遂)나 풍비(風痱)[사지탄四肢癱]로 실증(實證)이면 수풍순기환을, 허증(虛症)이면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이나 팔보회춘탕(八補回春湯)을 쓴다.
오비(五痺: 근筋, 맥脈,기肌 피皮,골骨)증의 유풍상(有風傷)이 있으나 사증(四症, 즉 억億, 비痱, 고枯, 비痺)증이 없으면 중풍(中風)으로 다루지 말고 폐(肺), 신(腎)의 사기(邪氣)로 인한 진중풍(眞中風)은 증을 분간하여 치료(治療)함이 좋다.
간(肝), 심(心)의 사기(邪氣)로 인한 겸중풍(兼中風)은 허실(虛實)을 살핀다.
하간의 주화설(主火說), 동원(凍原)의 주기설(主氣說), 단계(丹溪)의 주습설(主濕說), 습 (濕)하면 중기(中氣)가 운행(運行)하지 못하여 습생담(濕生痰), 담생화(痰生火), 화생풍(火生風) 등으로 내상(內傷)이 모이면 유중풍(類中風)이 된다.
기(氣)가 쇠(衰)하면 적풍(積風)의 사기(邪氣)가 침습(侵襲)하기 쉽다. 화기(火氣) 기중(氣中)에 동(動)하면 맥(脈)이 침(沈)하고 몸이 냉(冷)하지만 더러운 침은 흘리지 않으며 이때 성향정기산(星香正氣散)을 사용한다.
허(虛)하면 팔미순기산(八味順氣散)을 쓰고 사지마비(四肢麻痺, 부腑의 진중풍眞中風)에는 소속명탕(小續命湯)을 쓴다. 맥(脈)이 부(浮)하고 말을 못하면 방풍(防風), 황기(黃耆) 다린 물 한잔을 병상에 놓아 그 김을 콧속에 훈입(熏入)하고 얼마 후 말하게 되면 약을 먹인다.
장(臟)에 풍이 들어 규(竅)가 막혀 혼수(昏睡)하고 위독하면 삼화탕(三和湯), 수풍순기환(授風順氣丸)을 용(用)하며 풍이 혈맥(血脈)에 들어 입과 눈이 비틀어지면 외인(外因) 육경증(六經症)에 소속명탕(小續命湯)을 가감(加減)하여 쓰고, 내증(內證)으로 대소변(大小便)이 막히면 삼화탕(三和湯)을 가감(加減)해서 쓴다.
풍이 경맥(經脈)에 드는 경우 대소변(大小便)이 막히는 내증(內證)과 외증(外症)인 육경증(六經症)은 증세(症勢)가 없어서 증치법(症治法)에 따르되, 열(熱)이 많으면 풍(風)이 동(動)하므로 양혈(凉血)하여 조(燥)함을 물리 처야 하니 대진교탕(大秦交湯)을 쓴다.
말을 못하고 사지(四肢)를 가누지 못하고 좌측불수(左側不遂)하면 사혈(死血) 혹은 혈허(血虛) 때문이므로 사물탕(四物湯)에 강활(羌活), 방풍(防風)을 加하여 쓰고, 어혈(瘀血)이면 도인(桃仁)을 가하며 담(痰)이 있고 기(氣)가 허(虛)하여 우측불수(右側不遂)일 경우는 담성(痰盛)하면 이진탕(二陣湯)에 죽력(竹瀝), 강즙(薑汁)을 가(加)하고, 기허(氣虛)에는 사군자탕(四君子湯)을 쓴다.
통치(通治)는 아관긴급을 풀어주고 연말(涎沫)이 나와야 하는데 개관산(開關散)을 코 구멍에 불어넣어 재치기가 나면 치료가 가능하다. 순기활혈(順氣活血) 시키면 풍(風)이 저절로 사라진다. 실자(實者)는 천궁다조산(川芎茶調散), 허자(虛者)는 만보회춘탕(萬寶回春湯)을 쓴다.
만약 피부감각(皮膚感覺)이 둔하거나 꿈틀거리면 오약순기산(烏藥順氣散)을 쓴다. 풍증(風症)은 예방지법(豫防之法)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풍(胃風)과 오풍(惡風)은 폐(肺)에 속(屬)하므로 삼소음(蔘蘇飮)을, 담다(痰多)에는 금불초산(金佛草散), 협열(挾熱)은 패독산(敗毒散), 승갈탕(升葛湯), 협한십신탕(挾寒十神湯)을 사용하고 협한습(挾寒濕)시 소풍백해산(消風百解散), 협습신출산(挾濕神朮散), 협서향갈탕(挾暑香曷湯)을 사용한다.
내상(內傷)이 있다면 외감증(外感症)만 공격하지 말고,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에 강활(羌活), 방풍(防風)을 가(加)해 쓴다. 풍증(風症)이 중(重)하면 전변(轉變)하지만 경(輕)하면 전변(轉變)하지 않는다. 풍(風)이 오래되고 심하면 기혈(氣血)을 해치는데 팔물탕(八物湯)을 쓴다.
▲ 중풍의 증상
무력(無力), 마비(痲痺), 마목(痲木), 비증(痺症), 불수(不隨), 불리(不利), 견인(牽引), 담성(痰盛), 오풍(惡風), 오한(惡寒), 현훈(眩暈), 두통(頭痛), 졸도(卒倒), 혼수불성(昏睡不誠), 언어장애(言語障碍), 반신불수(半身不隨), 자통(刺痛), 이변불통(二便不通) 등의 증상을 보인다.
김용훈 원장(남산당 한의원)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