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이라고도 불리는 뇌졸중은 뇌혈관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주변 뇌 영역이 손상돼 안면신경마비, 감각상실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뇌졸중 증상을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언어장애, 감각 이상, 운동마비 등 2차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최근 뇌졸중은 우울증의 주요 위험인자로도 꼽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생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연구팀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뇌졸중과 우울증 정도가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2008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조사된 제4~7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참가자 9만3028명 중 검진 조사 데이터가 있는 40세 이상 성인 4만574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전체 참가자의 뇌졸중 유병률은 3.2%였으며 남성의 비율이 여성의 비율보다 9%p 높았다.
이어 육체·정신 관련 삶의 질 척도인 EQ-5D(EuroQol-5 Dimension)를 사용해 뇌졸중 환자의 우울증 여부에 따른 삶의 질을 측정했다. EQ-5D는 운동능력과 자기관리, 일상 활동, 통증 및 불편, 불안 및 우울 등 5가지 세부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치를 산출하며 값이 낮을수록 삶의 질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졸중 및 우울증 환자군의 인구사회학적 요소와 건강 및 질환 관련 요소를 보정한 뒤 분석을 실시한 결과, 삶의 질 척도(EQ-5D) 총점이 가장 낮은 집단은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을 동반하지 않은 뇌졸중군의 총점은 -0.07점, 우울증만 가지고 있는 경우는 -0.05점이었다.
반면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군의 총점은 -0.15로 가장 낮았으며 뇌졸중 단일 질환군보다 2배 이상 낮은 삶의 질 수치를 보였다. 또한 5가지의 모든 세부 항목에서도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군의 평가가 가장 낮았다.
뿐만 아니라 연구팀은 뇌졸중과 우울증의 중증 정도와 삶의 질 사이에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해 치료를 요할 만큼의 중증환자를 대상으로도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뇌졸중 치료군과 우울증 치료군의 삶의 질 척도(EQ-5D) 총점은 각각 -0.08인 반면,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 치료군의 총점은 -0.2로 삶의 질이 가장 낮게 분석됐다.
특히 세부 항목 중에서는 불안 및 우울의 오즈비(Odds ratio)가 7.28배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즈비는 집단 비교 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그 정도를 검증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일반인에 비해 불안 및 우울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크게 높다는 의미이다.
이번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인 ‘PLOS ONE (IF=3.240)’ 6월호에 게재되었으며, 뇌졸중 환자의 삶의 질과 우울증이 강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과 국가 단위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결과의 신뢰도가 높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를 갖는다.
또한 최근 우울증을 동반한 뇌졸중 환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가 뇌졸중 환자들의 건강 관련 삶의 질을 예측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됩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자료=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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