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우울증이나 불안증 증상을 보이는 미국인이 급증해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통계국과 국립보건통계센터(NCHS)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인에게 끼친 영향을 알아보고자 긴급히 실시한 가계동향조사(Household Pulse Survey)에서 응답자 20%가 우울증과 불안증을 모두 보였다.
불안증만 보인 응답자는 10%고 우울증만 보인 응답자는 4%였다.
응답자 총 34%가 ‘우울하고 불안’하거나 둘 중의 하나에는 해당하는 것이다.
조사는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지난 7~12일 100만 가구에 연락해 약 4만2000명의 응답을 받았다. 질문은 병원에서 우울증과 불안증 검사에 사용하는 질문지인 ‘PHQ-2’와 ‘GAD-2’를 변형해 만들었다.
이번 조사에서 ‘기분저하나 우울감, 절망감 때문에 일주일에 얼마나 자주 괴롭냐’는 질문에 응답자 30%가 ‘며칠 정도’라고 답했다.
‘일주일의 절반 이상’ 또는 매일 괴롭다는 응답자는 각각 10%였다.
전혀 괴롭지 않다는 응답자는 50%였다.
2014년 기준기간을 2주로 놓고 같은 질문을 했을 땐 우울감 등에 괴롭다는 응답자가 24%, 괴롭지 않다는 응답자는 76%였다.
WP는 “우울감을 느끼는 미국인이 팬데믹 기간 두 배 늘어난 것”이라면서 “이렇게 많은 미국인이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은 주(州)일수록 우울증과 불안증을 보인 응답자가 많았다.
예컨대 초기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였던 뉴욕주는 응답자 37%가 불안감과 우울증을 나타냈고 코로나19에 토네이도까지 강타한 미시시피주는 이 비율이 48%에 달했다.
여성과 빈곤층에서 우울증과 불안증을 보인 응답자가 많았다.
지난 일주일 새 ‘걱정’을 멈추거나 통제하지 못해 괴로운 적 있었는지 질문에 그런 적 있다는 취지로 답한 비율은 연간소득이 15만달러(약 1억8500만원) 이상인 응답자의 경우 40%였고 2만5000달러(약 3000만원) 이하인 응답자의 경우 68%였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코로나19에 걸려도 건강을 되찾는 사례가 비교적 많은 젊은 층이 노인층보다 불안증이나 우울증을 더 나타냈다는 점이다.
18~29세 응답자 가운데 우울증과 불안증을 나타낸 이는 각각 36%와 42%였다.
이는 70~79세 응답자(우울증 12%·불안증 16%)나 80세 이상 응답자(우울증 9%·불안증 11%)보다 높을 뿐 아니라 30~39세 응답자(우울증 28%·불안증 34%)나 40~49세 응답자(우울증 26%·불안증 32%)를 웃돌았다.
마리아 오캔도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라면서 “코로나19는 허리케인이나 지진, 테러와 달리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점에서 ‘어디에나 있다’는 두려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비영리기구 ‘미국정신건강'(MHA)의 폴 지온프리도 대표는 “대학과 학교들이 다시 문 열 때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검사가 더 자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