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다년 간의 한약 처방 노하우를 쌓은 오세준 원장을 초청, 7월 22일과 29일 ‘상한방에 체질방을 활용한 처방법’에 대한 임상심화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 원장이 본지 독자를 위해 상한방과 체질방을 동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긴급 제안했다. 평소 상한방과 체질방에 대해 관심 있었던 독자라면 이번 강의를 통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편집자주>
▲ 왜 상한방+체질방인가
한의학적 치료 접근법에는 많은 좋은 방법이 있고 그 나름대로의 특징도 잘 정립되어 있다. 하지만 환자들의 체질을 분류하고 나서 병의 기전과 치료법을 세우게 되면 환자의 형색성정과 특징 그리고 병의 전변과정을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마치 지도로 숲 속의 길을 찾듯이 잘 정립되어 온 한의학이지만, 이제마 선생의 출현 이후로는 마치 네비게이션으로 갈 길을 알고서 움직이듯이 병의 전변과정과 그 과정에서 써야 할 약이 잘 정립되어 있으며 체질별로 약의 가감법에 대한 혜안이 보다 쉽게 열릴 수 있다.
▲ 어떻게 접근하나
소양인에게 현맥이 나오면 시호제를 반드시 써야 되고 시호의 증상도 소양인에게 뚜렷하게 나타난다. 소음인의 입마름은 청열제를 쓰면 부작용이 생기고, 부자제를 쓰지 않고서는 고치기가 쉽지않다.
태음인 리열증의 허증에는 허맥이나 산맥이 나오지, 세맥, 약맥, 유맥, 미맥이 나올 수 없다.
담음이 적체되면 소음인은 침맥의 성향을 보이고 태음인은 실맥의 경향을 보이기 맥진의 28맥도 체질별로 나오는 유형이 대략 정해져 있어서 맥법을 공부하는 방향도 체질을 알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태양인이 병이 들면 아무리 허약해도 수렴을 시켜야지 보를 하기 위해서 보기 보양을 하게 되면 병을 더 위중하게 만들 수 있다.
위와 같이 체질별로 병의 진단과정과 치료법 뚜렷하게 나뉘기 때문에 임상에서 실수를 하는 확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 왜 체질을 함께 활용할까
한의학의 바이블과 같으면서, 병의 전변과정과 치료제가 잘 정립된 상한론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질을 알고서 상한론을 분석하면 매우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치료법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추위를 심하게 타는 소양인에게 부자제를 쓰면 크게 탈이 나고 소화가 안되는 소양인에게 육미지황계열로 위장장애가 극복이 되는 것을 보면서 이제마 선생님의 혜안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황이 태음인의 표한증에 성약이지만 타체질에게 잘못 사용하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소지가 있어서 미국에서 사용금지가 된 것도 체질을 모르는 소치가 아닐 수 없다.
체질! 방대한 한의학의 자료를 손쉽게 정리할 수 있는 도구로써 이제마 선생께서 우리 한의학에 내려준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 리병∙표병의 차이점
같은 체질 안에서도 리병과 표병으로 나누어지는데, 리병의 경향성을 가진 사람은 표병의 경향성이 거의 없고, 표병의 경향성을 가진 사람은 리병의 경향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소음인도 표리병증의 따라서 상한론에서 분류한 계지제, 인삼 반하제, 지실제, 부자제, 오수유제 등을 쉽게 구분지을 수 있고, 타체질에서는 별로 사용할 이유도 없거니와 사용해도 신효한 경험을 하기 어렵다.
태음인의 표한증에는 마황제를 사용하면 그 효과가 신효하지만, 체질분류가 되지 않은 상한론 창방 시절에 기타의 체질을 지닌 환자에게 마황의 부작용이 생기는 것을 경험하고 석고를 섞어서 마황의 부작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윌비탕계열의 잡방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양인 리증에는 반드시 석고를 사용해야 위장의 기운도 살아나는 신효한 효과가 나타나는데, 체질에 대한 분별이 정확하지 않은 시절에 위장의 기운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석고에 인삼을 가한 백호탕이라는 반쪽의 명방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상한론의 처방의 워낙 잘 짜여 있고, 그 쓰임새가 훌륭하지만 체질의 관점에서 본다면 드라마틱한 처방과 억지로 짜맞춘 처방이 함께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할 한의학에서 체질의학이 완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이만큼 손쉽게 환자의 치병에 대한 메뉴얼을 제공하는 치료법도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세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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