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3.여)씨는 평소 방귀를 자주 뀌는 남편 탓에 속상한 날이 많다.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데서나 ‘뿡뿡’ 거리기 때문이다. A씨는 “화도 내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보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생리현상을 탓하며 웃어넘기는 남편이 너무나 밉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요즘은 갈수록 방귀 냄새마저 독해져 혹시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하는 걱정까지 더해졌다.
A씨 부부처럼 본인이나 가족 또는 주변 사람들의 방귀 때문에 속을 끓이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생리현상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심해지면 당연히 함께 있는 사람에게 민폐가 된다.
최근 대한대장항문학회 등에 따르면 방귀는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들어온 공기와 장 내용물이 소화될 때 발생한 가스가 혼합돼 만들어진다. 이 가스가 항문을 통해 방출될 때 주변 피부가 떨리면서 소리를 낸다.
대개 하루에 15∼20번가량 방귀를 뀔 수 있는데, 이를 가스량으로 환산하면 500∼2천mL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항문에 직장 괄약근이 있어 방귀를 참을 수 있고, 본인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다.
다만, 방귀를 너무 참으면 배에 가스가 많이 차게 되고 장내 가스가 축적돼 복부 팽만감과 더부룩함, 변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방귀는 참지 말고 시원하게 마음껏 뀌는 게 바람직하다.
너무 잦은 방귀는 평소에 빨대를 자주 사용하거나, 한숨을 자주 쉬는 등 입으로 공기를 삼키는 일이 잦아 체내로 들어오는 공기의 양이 늘어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또 유제품, 콩류, 흡수되지 않는 당류를 많이 섭취하거나 변비가 있는 경우에도 장내 가스가 많이 생성돼 잦은 방귀로 이어질 수 있다.
음식을 빨리 먹는 것도 방귀 횟수를 늘리는 원인이다. 공기를 갑자기 많이 삼키게 되면서 체내 가스를 증가시킬 수 있어서다. 따라서 방귀를 줄이고 싶다면 음식물을 천천히 꼭꼭 씹어 삼키고,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간혹 방귀를 뀌었는데도 항상 배에 가스가 차고 배가 너무 부르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 경우에도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전문가는 “가스가 찬 것 같다고 해서 복부 X-선 촬영을 해보면 증상이 없는 사람들과 비교해 가스의 양에 차이가 없다”면서 “이런 경우는 대장이 예민해 가스가 조금만 있어도 불편감을 느끼는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약물 복용으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배가 크게 부풀어 오르는데도 방귀가 안 나오는 경우에는 혹시 모를 응급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는 또한 “소장염이나 대장염으로 인한 소장 마비, 대장 마비 또는 대장암 등으로 장이 막히면 방귀가 안 나오고 배만 볼록해질 수 있다”면서 “이럴 때는 병원을 찾아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를 촬영한 후 그에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방귀 냄새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즉 방귀 냄새는 먹은 음식에 들어있던 단백질이나 지방 성분이 분해되면서 악취가 나는 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냄새는 섭취하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만약 오랫동안 독한 방귀 냄새가 지속된다면 의사와 상담해보는 게 좋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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