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내전∙굴곡∙신전∙회전도 테스트만 알아도 보험빌링에 큰 도움
한국에서 남자 간호사 1세대로 활동하던 고(故) 박영돈 원장은 물리치료를 공부하기 위해 지난 1962년 미국에 왔다. 이후 카이저 병원에서 보건 행정 수퍼바이저로 20년 동안 일했고 1989년부터 한의사가 됐으며 폰타나에서 돈스한의원을 운영했다. 양방과 한방 지식에 모두 밝아 균형 있는 진료를 하는 한의사로 정평이 높았다.
한의타임즈는 박 원장의 유지를 기려 생전 후배들을 위해 강의했던 내용을 추려 이번 칼럼을 준비했다. 독자들의 임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편집자주>
어깨 문제로 내원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좀 더 보험빌링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이학적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어깨는 다른 부위와 달라 무척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어깨 부위 근육 위치와 이름,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야 한다. 또 정상적인 작용을 못했을 때 어떤 문제가 나타나는지 알고 있다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 어깨의 특징
어깨는 상완골과 견갑골, 쇄골 등으로 구성되고 상완골과 견갑 및 쇄골은 흉골에 연결돼있다.
어깨는 근육과 건 등이 상완골을 붙잡고 있는 구조라 생각하면 된다. 때문에 어깨 관절부에 통증이 있는 경우, 쇄골까지 아파올 수 있다. 이는 쇄골 역시 어깨 관절에 연관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의사들의 경우, 쇄골부위 통증은 어깨 관절부 통증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어깨의 문제는 먼저 견갑골의 좌우가 수평이 아닌 경우를 본다. 일반적으로 가슴이 작은 여성일수록 어깨가 앞으로 굽혀진 동시에 양쪽 어깨의 높이가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릴 때부터 어깨를 쫙 펴기 때문에 양쪽 어깨 높이가 동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청소년기 가슴이 발달하면서 너무 커지면 창피해 어깨를 구부리는 것이 버릇이 되다 보면 어깨 높이가 양쪽이 맞지 않고 어깨가 앞으로 구부정한 상태가 된다.
이런 환자가 방문을 했다면 환자 차트에 ‘round shoulder’, 또는 한쪽이 어깨가 낮기 때문에 ‘dropped shoulder’라고 쓰면 된다.
보통 한쪽 어깨가 떨어져 있는 환자에서 척추측만증이 많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내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단해 볼 것을 권한다.
▲ 이학적 검사법
어깨 근육과 엉덩이 부위 근육은 비슷하다. 특히 고관절 부위와 어깨관절의 유사성이 크다. 일단 어깨 관절부위 운동을 검사할 때는 팔을 들어올리는 외전(abduction) 테스트, 굴곡(flexion) 테스트, 팔을 뒤로 뻗는 신전(extension) 테스트 등이 있다.
이때 관절의 가동 각도는 신체에 가상의 선을 수직으로 그어 각도기로 정확하게 측정한다.
외전(abduction)과 내전(adduction)은 환자의 몸을 바로 서게 한 이후 측정하려는 쪽 어깨를 고정시킨 위 신체의 앞면과 평행하게 팔을 곧게 편 상태에서 큰 원을 그리게 하면 된다.
외전은 몸에서 손의 방향이 원을 그리며 멀어지는 각도를 측정한다. 내전은 몸 쪽으로 손이 들어오며 원을 그리는 방법으로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어깨에 통증으로 인해 관절가동부위에 문제가 있는 경우 굴곡(flexion)과 신전(extension)과 관련한 동작이 힘든 경우가 많다. 굴곡은 환자가 바로 선 자세에서 팔을 곧게 편 상태로 그대로 위쪽으로 들어올린다. 반대방향인 몸의 뒤쪽 방향으로 팔을 올리는 것이 신전이다.
또한 내회전(Internal Rotation)과 외회전(External Rotation)도 있다. 이 밖에 수평내전(Horizontal adduction; 정상범위 45~60°), 수평외전(Horizontal adduction; 정상범위 30~45°) 등이 있다.
▲ 어깨부위 촉진법
손가락으로 쇄골에서 몸 바깥방향을 향해 만져보면 견갑골과 상박골, 쇄골이 모이는 견쇄관절(AC joint; Achromioclavicular joint)이 잡히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잘 발생한다. 왜냐하면 관절낭 등에서 문제가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견쇄관절에서 상완쪽으로 더 내려가면 상완관절봉 윗 쪽으로 오목한 곳(Lesser tubercle, Grater tubercle)이 나타나고 여기를 이두박근의 상완이두건(biceps tendon)이 지난다.
어깨 통증환자가 이곳이 아플 경우가 많은데 차트에 ‘pain on biceps grove’라고 적으면 그냥 ‘shoulder pain’이라는 것보다 훨씬 정확한 표현이 된다.
한 번은 여성 환자가 어깨가 너무 아파서 침 치료를 받고 정형외과에서 코티솔 주사를 맞아도 전혀 효과가 없다고 내원한 적이 있었다.
환자는 어깨를 조금만 들어올려도 상당히 아픈 상태였다. 양도락기를 사용해보니 검사결과에 허리통증이 있다고 나왔다. 허리통증 유무를 물으니 환자가 짜증을 내며 자신은 “허리가 안 아프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양도락기의 정확도를 70~80% 정도라 생각해 신뢰했기 때문에 허리통증과 관계 있는 방광경의 정혈인 지음에 자침했다. 양도락 검사결과 허리와 어깨부위에 연결된 광배근의 이상이 의심됐기 때문이다. 이후 아픈 쪽 팔을 올려보라 했더니 팔을 확 올려도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은 정도까지 됐다.
이렇기 때문에 양도락이 아니어도 팔이 아프다고 전적으로 한의학 지식만 이용할 것이 아니라 해당 부위와 연결된 근육 작용까지 알아두면 훨씬 다양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박영돈 원장(정리=조남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