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팀이 평소 수면시간이 너무 짧거나 길면 어지럼증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연구팀(주영훈, 황세환)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1만2499명(남 5406명, 여 709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수면시간과 어지럼증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최근 밝혔다.
어지럼증은 평생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으로 자신과 주변 사물은 그대로 멈춰서 있는데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머리가 핑 도는 게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한쪽으로 쓰러지거나 기절할 것 같은 느낌도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3배 이상 발생이 잦고, 노인일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신체 평형을 잡아주는 귀의 전정 기능에 이상이 생겼거나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도 어지럼증이 올 수 있다. 이 밖에 뇌졸중 등 뇌질환, 노안 등 눈질환, 저혈당증, 부정맥 등도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지난 1년 동안 어지럼증을 경험한 비율은 19.5%(남 14.4%, 여 25.1%)였다.
연구팀은 하루 수면시간에 따라 5개 그룹(5시간 미만, 6시간, 7시간, 8시간, 9시간 이상)으로 나눠 어지럼증 증상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그 결과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으로 아주 짧거나 9시간 이상으로 너무 긴 경우 남녀 모두에서 어지럼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어지럼증에 영향을 미치는 생활습관(음주, 흡연, 운동, 대사증후군, 이명)을 모두 보정했을 때, 5시간 미만 수면 그룹의 어지럼증 발생 위험도가 7시간 수면 그룹보다 1.47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9시간 이상 수면 그룹도 같은 조건에서 어지럼증 발생 위험도가 역시 1.47배였다.
남성도 5시간 미만 수면 그룹의 어지럼증 위험도가 7시간 수면 그룹보다 1.18배 높았지만, 여성만큼의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너무 짧거나 긴 수면 패턴은 인지 기능과 전정 기능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특히 노인은 어지럼증이 심해지면 낙상할 위험도 커지는 만큼 어지럼증이 수면 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하기 위한 추가적인 역학 및 실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영훈 교수는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한 경우라면, 편안한 자세로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 후 증상이 호전되는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다만, 어지럼증 발생이 잦고 증상이 심하다면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KMS’에 게재됐다. /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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