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락음양취혈법∙원락유주취혈법의 기전과 원리부터 이해해야
동양의 태극이론엔 삼원론과 인체는 물론 12경맥까지 모두 담아 운용
정확한 변증을 해야 정확한 취혈법을 선택할 수 있고 침의 개수가 적을수록 기의 집중력이 강해져서 치료적인 효과는 더 두드러지게 된다.
하지만 만성질환으로 병사가 경락의 유주를 따라서 이미 다른 경락에 침투하였거나 허실협잡으로 상하허실의 구별이 모호한 경우와 기력이 약한 사람은 병사가 침투된 경락이나 병든 경락을 도와줄 수 있는 표리경 혹은 상하 동경(同經, 예: 수족태음경, 수족양명경 등)을 모두 조절해 주어야 원만하게 치료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상하로 허실구별을 하기보다는 상하로 경락을 모두 자극시키면 침 치료의 쌍향작용에 의해서 경락이 스스로 상하허실조절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태음경락의 경우, 수족태음경의 원락배혈 즉 폐경과 비경의 원락배혈을 모두 취혈할 수 있다.
이 때 상하의 원락취혈 시의 자침법은 상체에 1혈 하체에 1혈 그리고 다시 상체에 1혈 하체에 1혈을 좌우로 대칭되도록 자침하면 자인경기로 인한 기의 편중이 생기지 않는다. 또한 상하의 기운을 활성화시키되 자침 시 일시적이라도 기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면서 상하로 골고루 기운을 펼치기 때문에 기운의 편차가 생기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 원락음양취혈법 태음경
이와 같이 취혈을 하고 나면 한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원혈인 태연혈과 태백혈이 2개가 동시에 자침이 되었기 때문에 수태음폐경을 위주로 치료를 한 것인지 아니면 족태음비경을 위주로 치료를 한 것인지 경락활성화의 중심축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시술자도 순간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혈법의 이치를 보면서 고민을 하게 되면 선조들이 운용했던 혈법 안에 이미 진단과 치료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즉 태음경의 생리는 족태음비경의 기능에 의해 중초에서 수곡을 운화하여 수곡정미를 상승시키고 산생된 기운을 폐경이 받아내어 기우중초해서 인체 전반에 걸쳐서 산포를 시켜야 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 생리가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헛배가 부르며 설사를 하면서 수습이 체내에 정체된다.
때문에 몸은 무겁고 기운이 없는 습토의 기운이 과중한 상태로 기운이 없고 숨이 차고 수음정체로 인한 가래가 나타날 수가 나타날 수 있고 흡기와 호기가 원활하지 않아서 잔기침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태음경의 전반적인 병증으로 생각하여 수족태음경의 모혈 혹은 배수혈 2개를 모두 자침하는 것이 이 혈법에 더 바람직 할 것이다.
그렇지만 경락운행의 중심축을 소화기능까지 좋게 한다고 생각하여 중완까지 자침하는 등 모혈이나 배수혈을 3개까지 자침하는 것은 경락순환의 구심점이 흩어져서 치료효과가 떨어지므로 통상적으로 원혈이 자침된 경락의 모혈 혹은 배수혈은 2개 정도까지만 잡도록 한다.
모혈의 자침순서는 상부에서 하부로 자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중부를 자침하고 장문을 자침하고 발침하는 경우도 발침 시의 자극으로도 치료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으므로 중부를 먼저 발침하고 장문을 발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원락음양취혈법 양명경
수족양명경의 이상이 있는 경우는 급성적으로는 급체나 교장증 혹은 얼굴에 마비가 오는 경우가 있고 만성적인 식욕부진과 소화불량이면서 대변이 불규칙하며 대장에 열이 차면 배꼽주위가 부르고 입안이 헐고 이 열이 속으로 결체되면 치질이 발생하고 구내염이 잘 발생하게 된다.
또한 복부의 기가 막혀서 진액이 밖으로 펼쳐지지 못하여 피부가 단단해지면서 손등이나 발가락에 피부가 갈라지는 것은 피부에 기가 잘 통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기혈진액의 조절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양명기운을 조절하면서 폐의 낙혈과 짝을 이루는 원락취혈법이 적합하다고 하겠다. 모혈인 중완과 천추를 잡을 수도 있으나 양경에 원혈이 잡힌 경우에는 배수혈을 잡기도 한다.
급성이냐 만성이냐에 따라서 모혈 혹은 배수혈을 선택하지만 모혈과 배수혈은 상응관계이므로 임상에서는 피시술자의 취혈자세에 따라서 선택하기도 한다.
▲ 원락유주취혈법 태음경
상하의 태음경을 모두 자각시켜서 병사를 소멸시키는 방법은 원락음양취혈법과 같지만 중초에 응체된 경락의 기운을 상체의 수태음폐경의 원혈을 자극하여서 뭉친 기운을 끌어낸다.
동시에 표리경인 대장경의 낙혈로 기운을 받아서 이끌고 위장경락으로 연결시킨 다음 비경락의 원혈까지 자침한다.
때문에 족태음비경의 기운을 원활하게 입복시켜 전체적으로 유주 순서대로 중초에서부터 이끌어서 복부까지 기운을 돌려서 넣어줌으로써 병사를 소멸시키는 방법이다.
원락음양취혈법과 원락유주취혈법은 취혈의 개수와 혈자리는 결과적으로는 동일하고 같은 병증을 치료목적으로 한다.
취혈순서에 따른 기혈 운행방법이 시술자의 관점에 따라서 결정이 되겠지만 노약자인 경우에는 원락음양취혈법이 적합할 것이고 정기가 유여하지만 허실협작인 경우에는 원락유주취혈법으로 경락의 자극을 순차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필자의 경우는 원락유주취혈법을 경락에 불화점이 보이거나 원락음양취혈법을 써야 할 병증보다는 비교적 급성으로 나타나는 질환에 사용하고 있다.
원락음양취혈법과 원락유주취혈법 모두 한 경락에 한 혈점씩 특히 원혈을 중심으로 자극하여 경락을 돌려주는 자침방법으로 병치료는 물론이고, 기공운동처럼 경락의 활성화를 이루는 강한 기운동 역활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다른 여타의 침법처럼 침을 오래 맞으면 기운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침을 맞을수록 기운이 증진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경락을 부드럽게 자극하면서 활력을 주는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6개 경락에서 태음경과 양명경 2개의 경락을 예로 들었는데 나머지 경락들도 표에 따라서 순서대로 자침연습을 백지의 사람에 그리면서 연습을 하면 좋다.
왜냐하면 실제 임상에서 자침의 순서와 경락의 기혈순행의 이미지를 충분히 연습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10~20번 정도를 그림에 병증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자침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자침 시 혈자리 순서나 환자의 기를 통제하는 혜안이 생기게 된다.
▲ 원락유주취혈법 양명경
▲ 태극이론
동양의 태극이론은 우주를 바라보는 철학적, 함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태극으로 우주를 생각하는 한국의 철학적 견해는 보다 구체성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가진 두 발을 한 발은 음, 다른 한 발은 양이라면 우리의 걸음을 음과 양의 작용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걸음을 움직일 때는 과연 두 발로만 움직일 수 있을까?
한 쪽 발이 떨어져서 체중을 움직일 때 이미 제 3의 발을 디딜 수 있는 한 점이 존재해야 발을 움직여서 뗄 수 있는 것이다.
즉 걸어가는 발은 끝임 없이 발을 디디는 3개의 점이 있어야 하고 3점의 중심축에 체중이 실리면서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동양의2태극은 체(體)를 중심으로 우주를 설명한다면 한국의 3태극은 용(用)을 중심으로 우주를 설명한다. 2태극은 보여지는 자체에 중심을 두고서 설명한다면 3태극은 운용하는 실질적인 기능을 중심으로 우주를 설명한다. 그래서 한국의 3태극은 3가지색으로 실질적인 운용의 묘를 표현하게 된다.
우주의 만물을 2태극은 하늘과 땅으로 설명한다면 3태극은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을 중심으로 만물을 설명한다. 그래서 하늘과 땅과 사람을 원만하게 연결시키는 것이야 말로 가장 이상적인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3태극 안에는 하늘(天), 땅(地)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그 안에 있는 사람(人)이 이 우주의 중심축으로 인본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사람이 없다면 하늘과 땅의 존재가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물론 2태극 안에도 직접적인 표현은 없어도 하늘과 땅이 기운의 상호작용하에 만물을 길러내고 만물의 대표성으로서 사람(人)에 대한 존재를 설명하고 있다.
경혈조절침은 3태극의 한국적인 철학을 기반으로 발전된 침구이론이므로, 두면부도 천지인(天地人)으로 나누고 체간의 삼초이론도 천지인(天地人)로 나누고 12경락도 천지인(天地人)나누며 사지의 대관절인 견관절과 고관절, 중관절인 주슬관절, 소관절인 완과관절과 족과관절도 천지인(天地人)로 나누어서 각각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3원론적 사고의 틀에 맞추어서 경락조절 침구이론을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 삼원론(三元論)과 인체
삼태극으로 이 우주를 설명한다는 전제하에서, 인체는 우주의 축소판으로 천지인(天地人)이라는 개념이 인체에 있다고 본다.
『 황제내경』의 『소문 7편-오운육기론』에 의도를 행하는 사람은 천기(天氣) 지기(地氣) 인기(人氣)의 흐름을 잘 살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소문 67편 -오운행대론』에서는 기백이 “땅은 사람의 발아래 있으나 땅은 아주 큰 빈 공간의 가운데에 있고 이 땅은 아주 거대한 기운에 의해 떠받쳐져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수 천년 전에 우주를 바라보는 견해가 매우 정확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이 하늘은 둥글며 땅은 네모져서 바다 끝에 가면 절벽이 있다고 말하는 천동설과 같이 매우 뒤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견해가 있다. 그런데 이것은 하늘과 땅의 기운에 대한 모양과 운용을 설명하는 것으로 인체의 삼원론에 비유하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
즉 ‘천원(天圓; 하늘이 둥글다)’은 인체에서 둥그런 모양의 두면부가 천기(天氣)와 비슷하다.
하늘의 중심에 북두칠성이 있어 하늘의 숫자가 7로서 운용이 되듯 얼굴에는 7개의 구멍이 있고 각 구멍마다 하나의 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7정(情)이라는 인간의 감정이 존재한다.
또한 우주의 운용이 되는 사상(四象; 음양의 변화로 나타나는 첫 번째 형태로 사상으로 우주의 변화를 뜻함 혹은 사계절로 이해하기도 함)에 의해 ‘7 X 4 = 28 ‘이라는 숫자가 도출이 된다.
그리고 동양의 『태을천문도』는 하늘의 별자리가 28숙을 중심으로 변화되어 천문을 예측한다. 하늘의 운용과 관계되는 숫자가 바로 28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연히도 두개골의 뼈가 28개로서 하늘의 맞아 들어가게 된다. 즉 두면부는 둥글고 7개의 구멍이 존재하며 28개의 뼈로 구성되어 하늘의 기운을 닮았다는 것이다.
‘지방(地方)’을 뜻하는 ‘땅이 네모졌다’라는는 것은 인체의 몸통부위가 네모난 모양으로 하늘의 기운을 받아서 땅에서 온갖 만물이 길러지듯 코와 입으로 들어온 공기와 영양분으로 온갖 형태의 작용으로 인체를 지탱해 나가는 에너지원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인체의 체간이 되는 것이다.
땅인 지구가 5대양6대주로 구성되었듯 인체의 체간도 5장6부로 구성되어 땅의 기운으로 운용다고 보는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만물이 길러지고 그 만물의 대표성이 바로 인간으로서 하늘과 땅을 이용하여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물의 이치가 돌아가듯 인체의 사지가 두면부와 체간을 움직여 ‘인체’라는 우주를 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지부위를 천지인(天地人) 중에서 인(人)으로 비유하여 생각할 수 있다.
우주의 구성인 천지인(天地人)의 기운이 잘 유통하기 위해서 두면부, 체간, 사지부의 취혈을 선택적으로 잘 해준다면 ‘인체’라는 우주가 좀 더 조화로울 수 있다.
▲ 삼원론(三元論)과 12경맥
천지인(天地人) 삼원론을 두면부, 체간, 사지부로 인체의 형태에 대한 대응을 이해했다면 12경락에 대응하여 천지인(天地人) 삼원론을 대응해 보자.
땅에서 하늘의 기운을 받아서 만사만물을 길러내듯 태음과 양명경락이 인체의 소화흡수를 통해서 기혈을 산생시키므로 땅(地)의 기운을 닮았다면 타고난 인체의 기운과 외감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음, 태양은 하늘(天)의 기운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하늘(天)과 땅(地)사이에 존재하면서 인간의 감정 즉7정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인체의 전면부로 흐르는 지경락(地經絡)과 인체의 후면부로 흐르는 천경락(天經絡)의 중간에 위치하여 흐르는 궐음, 소양은 사람(人)의 기운을 닮았다고 할 수가 있다.
결론적으로 폐대위비 경락은 지경락(地經絡)이라 하고, 심소방신 경락은 천경락(天經絡)이라 하고 포초담간 경락은 인경락(人經絡)이라 명칭하는 것이다.
▲ 삼원론(三元論)과 취혈
경락조절침은 천지인(天地人) 삼원(三元)을 모두 다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여 인체의 기혈 활성화되어 정기가 키워지면 저절로 병사는 물러간다는 전제하에서 고안된 경락에너지 운동치료법이다.
따라서 병사에 의해서 나태해진 경락을 사지의 기혈을 활성화시킨 뒤 강화시킨 기혈의 중심축으로 오장육부와 대응시켜서 약해진 오장육부를 강화시켜준다.
그리고 천기의 에너지인 두면부의 경락까지 자침하여 치료의 완성도를 더 높여간다. 두면부의 자침은 현대의학적 설명으로 하자면 호르몬이나 대뇌피질의 활성화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기학적인 관점에서는 그 이상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두면부의 자침으로 12경락의 에너지가 더 많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12경락의 상부의 개념으로서 불화점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소속경락의 병사가 발생하면 두면부에도 불화점이 나타나는데 그 증상이 클 수도 있고 미미할 수도 있겠으나 반드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면부의 혈점들은 진단혈인 동시에 치료혈이 되는 것이다.
두통의 불화점이 전면부라면 지경락(地經絡)의 병이요, 후변부라면 천경락(天經絡)의 병이요, 측면과 두정부라면 인경락(人經絡)의 병으로 12경락으로 나누기 전에 크게 삼원론으로 나누어서 생각하기가 쉽다.
예를 들면 외감사에 의한 두통은 항배통으로 나타나게 되고 식체에 의한 두통은 전두통으로 나타나며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간담화의 두통은 편두통으로 잘 보여지기 때문이다.
또한 두면부에서 임맥과 독맥이 교차하고 대맥을 제외한 기경8맥이 모두 두면부로 치솟아 올라가서 기혈이 몰리므로 우리가 운용하는 12경맥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천지인(天地人) 삼원을 모두 원활히 유통시키는 사지, 몸통, 두면부까지 연계된 자침법이 가장 이상적이고 안전한 기혈순환 조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오세준 원장(밝은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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