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의료기기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짐에 따라 우울증이나 치매 등 각종 정신질환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기술은 행동양상·생체리듬 교란 측정하거나 땀 분비물, 관절 운동 행태를 조사해 우울증이나 조울증, 치매 상태를 알 수 있도록 한다.
업계에서는 생체신호로 정신질환을 객관적으로 예측·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스마트밴드·스마트폰으로 우울증·조울증 예측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팀은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보고 없이도 객관적인 행동양상과 생체리듬의 교란을 측정해 우울증과 조증 재발을 예측, 진단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울증과 조울증은 꾸준한 약물치료에도 자주 재발하는 질환으로 다양한 요인이 경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리 재발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55명의 주요우울장애, 1형 양극성장애, 2형 양극성장애 환자에서 활동량, 수면양상, 심박수변화, 빛노출 정도를 스마트밴드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수집하면서 증상의 변화와 우울증, 조증, 경조증의 재발양상을 2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생체리듬의 교란과 연관된 요인들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으로 학습할 경우 3일 후의 증상재발여부를 90%에 달하는 정확도로 예측이 가능했다.
◆우울증 중증 정도 진단 피부 전도도 센서 개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프트웨어(SW) 콘텐츠연구소 바이오·의료 정보통신(IT)연구본부 김아영 연구원팀은 땀 분비를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는 피부 전도도 센서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땀의 반응이 무뎌진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었다.
우울증 환자의 미세한 땀 변화를 측정해 수치화하면 현재 상태를 살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팀과 협력해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인체에 상처를 내지 않는 비침습적 생체신호 데이터 측정을 통해 우울장애가 없는 사람, 주요 우울장애 환자,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개월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피부 전도도 신호로 우울장애 감별 진단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우울장애 환자 상태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추적하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반 자동 진단 모델을 구현했다.
연구진은 기술 보완을 위해 환자 진단과 심리검사 내용, 혈액, 심장박동, 호흡, 혈압, 뇌파 등 생체신호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가로 36.5㎜·세로 33㎜ 크기의 복합 모듈 센서를 제조했다.
측정 결과는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손목에 찰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센서를 적용할 계획이다.
보호자가 환자 상태를 일찍 파악해 혹시나 모를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연구 완성도를 높이면 우울증 말고도 공황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폐 등 각종 정신질환 징후 예측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치매 진단 가능 섬유형 관절 센싱 기술 개발
전남대학교 고분자 융합소재공학부 박종진 교수는 한양대 의류학과 배지현 교수팀과 함께 ‘섬유형 관절 센싱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했다.
이 기술은 신축성 섬유 위에 전도성 실을 이용해 재봉틀로 다양한 전자회로 패턴을 그려 넣어 몸에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전자회로는 딱딱한 기판 위나 구부러지는 표면에 회로를 형성해 신축성이 낮았지만 개발된 센서는 100% 늘려도 부러지거나 깨지지 않는다.
또 다양한 3차원 곡면 구조를 갖는 관절에 부착할 수 있어 옷처럼 입는 ‘웨어러블 센서’의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대학 측은 평가했다.
연구팀은 인체 관절의 움직임을 감지해 스마트폰으로 빅데이터 처리하면 허리·팔다리 운동량의 감지할 수 있게 되고 특히 무릎 관절에 착용할 경우 걸음걸이의 변화로 나타나는 치매의 조기진단 효과도 기대했다.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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