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탈모는 유전 때문에 남성이 나이들어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단 유전이 아니더라도 탈모가 생기거나 젊은 층이나 여성까지도 탈모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탈모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한의학에서는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 과다, 음주, 자극적인 식습관 등으로도 탈모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좋지 못한 생활습관이 반복되면 과도한 열이 생성되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인체의 상부는 물론 두피에까지 열이 몰리는 상열하한(上熱下寒)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열성탈모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체내 과도하게 생성된 열이 두피로 몰린 증상은 ‘두피열’로, 두피를 뜨겁게 만들어 두피의 유분과 수분의 불균형을 불러오고 두피각질이나 염증 등 다양한 두피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하면 모공을 넓혀 모발의 생장 주기까지 단축할 수 있다.
이에 한국의 발머스한의원의 연구논문에서 몇 년전에 발표한 ‘탈모증 유발요인과 한의학적 치료 효과에 대한 후향적 연구’ 논문이 흥미롭다.
한의원 측에서는 탈모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의 97.4%가 두피열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M자탈모, 앞머리탈모, 정수리탈모 등 다양한 유형의 탈모환자 대부분이 두피열증상을 호소한 것을 통해 두피열이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두피열증상이 나타난 원인이 두피나 모발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속 불균형 문제에 있으므로 탈모치료는 두피열 개선은 물론, 두피열을 유발한 원인을 바로잡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의원에서는 두피열을 유발한 몸속 문제를 파악한 뒤, 저하된 장부기능을 회복하는 몸 치료를 진행한다. 이때, 문제가 된 장부는 환자의 체질이나 생활습관, 건강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의료진의 세밀한 검진이 필요하다. 두피열은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더욱 악화하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탈모초기증상이 의심된다면 치료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탈모초기에는 치료 예후가 좋아 치료시기를 단축할 수 있지만 탈모적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했다면 치료가 까다로워 치료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탈모로 고민하는 환자가 있는 한의원이라면 이 논문을 임상에 참조해보는 것도 좋겠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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