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한열 문제, 사암침 한열격으로 풀어
체질판단 정확도까지 높여 관심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운 시기에 미국 한의업계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윤동원 교수의 ‘사암침법 한격과 열격의 경혈구성에 관한 고찰’이란 주제의 논문이 『대한한의학회지 제41권 제3호(2020년 9월, 상지대 한의대 사상체질의학교실의 유준상 교수와 공저)』에 지난 9월 게재됐다.
한국한의학협회 산하 각 분과의 학술지가 아닌 학회 통합호에 게재된 것이어서 그 의의가 크다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이제는 미국의 한의학에 대해 과거처럼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연구해 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생기게 됐다.
윤 교수를 만나 이번 논문 게재에 대한 동기 및 소감,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편집자주>
–논문을 게재하게 된 동기는.
“사상의학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사암침으로 환자의 침치(鍼治)를 주로 하다보니 한증(寒症)과 열증(熱症)에 대한 연구 필요성을 느꼈고 한증과 열증을 치료하는 사암침의 열격(熱格)과 한격(寒格)에 대한 별다른 학술 및 임상 자료가 없어 직접 연구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지난해에 한국 상지대 한의대 사상체질의학교실의 유준상 교수와 교류할 기회가 생겼고 한격과 열격의 사용을 권한 것이 받아들여져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학술적 교류가 시작된 것이 이번 논문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처음 유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랐던 점은 사암침의 본고장인 한국에서도 사암침의 한격과 열격에 대한 학술 연구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논문의 주요 내용은.
“일반적으로 한의사들은 음양표리한열허실(陰陽表裏寒熱虛實) 등 팔강(八綱)을 기본으로 진단을 하는데 음양 문제의 경우 양경(陽經) 문제는 음장(陰臟)을, 음경(陰經) 문제는 양(陽)인 부(腑)를 진료한다. 또 허실 문제는 사암침 정격과 승격을 응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음양표리허실은 문제를 풀 수 있지만 인체에 가장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한열에 대해서는 해결방법이 딱히 알려진 것이 없었다. 이 문제를 사암침의 한열격으로 풀어본 것이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든다면.
“요즘같이 만성병이 많은 시대에는 사암침의 정승격보다는 한열격을 써야 할 경우가 사실 더 많다고 본다.
예를 들어, 어깨통증이 있는 환자가 수태양소장경상의 천종(天宗)혈에 통증을 느낀다면 체질마다 다른 이유에서 통증을 느낀다. 소양인은 비열(脾熱)로 인해, 소음인은 비의 한증으로 인해, 태음인은 습열(濕熱) 때문에 통증이 생긴다고 본다.
체질에 따라 한(寒)과 열(熱)이라는 다른 원인에서 통증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이곳에 열격과 한격을 각각 이용하면 보다 정밀한 원인치료가 가능해진다. 또한 체질의 진단시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에도 이 같은 방법을 응용해보며 보다 체질판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동국대LA에서 임상을 지도하면서 느낀 점은 영어권 한의사들의 호응도 보다는 중국어권 한의사의 호응도가 높다는 점이 의외였다. 중국어권 한의사들은 한눈에 봐도 스무 개 정도의 침 자리를 사용하다 보니 모든 증상에 따른 혈자리를 외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책 없이는 침치료가 불가능한 게 현실이었다. 때문에 원리만 이해하면 별다르게 외울 것이 없는 사암침에 매료된 것이어서 앞으로의 연구가 더욱 긍정적이라 생각한다”(→다음 호엔 논문 공저 상지대 한의대 유준상 교수 인터뷰 기사가 이어집니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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