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은 외부에서 아무런 소리 자극 없이 일어나는 소리의 인식을 말한다. 계속되는 소리로 심한 스트레스와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집중력 장애 등이 생기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게 된다.
이명은 성인에서 20% 이상의 유병률을 보일 정도로 흔하지만, 치료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 높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여러 치료에도 이명이 호전되지 않을 때, 다양한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한방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김민희 교수와 함께 이명의 원인과 한방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이명 환자의 80%에서 난청이 동반된다고 할 정도로 이명과 난청의 관계는 밀접하다. 많은 환자가 우려하는 것이 이명이 난청을 가져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인데 그 반대로 난청이 이명의 원인이 된다. 난청이 생기면 정상 청력과의 차이를 메꾸려는 대뇌의 잘못된 보상으로 이명이 생긴다는 이론이 지배적이다. 50~60대 이후에 청신경의 노화로 노인성 난청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이명도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 등 난청이 동반되는 모든 질환에서 이명이 생길 수 있다.
난청도 귀 질환도 없고 나이도 젊은데도 이명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요즘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바로 근육이 원인이 되는 ‘체성감각성 이명(체성 이명)’이다. 이는 목, 턱, 어깨 등 귀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의 이상이 체성감각의 과활성화, 청신경로의 과흥분을 차례대로 유발하며 이명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특히 최근에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많아지면서 젊은 층에서도 이명 환자가 늘고 있다.
이명의 첫 시작은 귀와 관련이 깊으나, 중증화, 만성화로 진행될 때는 자율신경계와 대뇌 변연부가 많은 기여를 한다. 이명이 처음 시작되는 시기에 느끼는 불안감과 신체적인 괴로움이 신체에서 이명의 신경회로를 형성한다.
실제로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이비인후과에서 정상인과 이명 환자들의 자율신경 기능을 비교한 결과, 이명 환자들의 교감신경이 정상인보다 항진되어 있으며 특히 발병된 지 오래된 환자들의 교감신경이 더욱 항진되어 있음을 SCI급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이명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질환으로 2018년도에는 한국 40대 이상 성인의 23%에서 이명 증상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가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이명을 느꼈다고 해서 모두 다 치료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증상이 심하고 이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는 사람이 치료대상이 된다. 실제로 이명 증상을 가진 사람 중 20%만이 만성화된 증상 불편을 느끼며 병원을 찾게 되며, 약물, 상담, 재활훈련, 보청기 등 다양한 치료를 받게 된다. 치료를 열심히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명 환자의 25% 정도에서 증상의 호전이 없는데, 이때에는 한방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명에 대한 한방치료의 효과는 귀 혈류 증가 (침, 뜸, 부항), 항산화/항염증 (한약), 미주신경 강화 및 자율신경계 조절 (침, 이침, 경피전기자극요법). 근육치료 (침, 약침, 경피전기자극요법, 추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의학 치료의 효과와 그 원리는 많은 해외논문을 통해 밝혀져 있다. 이명의 원인에 따라 환자 개인에 맞춘 치료가 실시되는데, 같은 침치료라 해도 침놓는 자리와 방법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서, 어떤 조합의 치료를 어떻게 시행하느냐에 따라 한방치료의 효과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주된 원인인 사람은 이를 조절하는 자리에 침치료와 미주신경을 자극하는 경피전기자극요법을 해볼 수 있으며, 목근육이 문제가 되는 사람은 해당 부위에 사혈부항, 전기침 등의 치료를 시행해볼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김민희 교수는 “양방에서 치료 후 차도가 없었거나 별 치료방법이 없는 경우 한방치료를 적용해 볼 수 있다”며 “이명 원인과 정도에 따라 치료 가능성과 치료방법이 달라지므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자료: 경희대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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