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의 과학화를 위한 국내 연구진의 성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최근 한약 처방인 ‘이진탕’의 비만 등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한의학에서는 비정상적인 생리물질인 습담이 소화기에 축적된 것을 대사질환의 원인으로 보고 치료에 이진탕(二陳湯)을 주로 사용한다.
이진탕은 반하, 진피, 적복령, 자감초, 생강을 원료로 하는 한약처방으로 체내에 비정상적인 생리물질인 습담이나 담음을 제거한다.
연구팀은 이미 선행연구를 통해 이진탕의 체중감소 효능과 인슐린 저항성을 최대 39%까지 개선시킨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었다.
이번 연구서는 치료기전의 과학적 입증을 위해 동물실험을 수행하며 이진탕 투여 시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특히 대사질환에 주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진 장내미생물 및 관련 대사체의 발생 변화량을 확인하고 물질 간 상관관계를 통합 분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실험쥐에게 대사질환을 유발한 뒤 이진탕을 투여한 실험군과 이진탕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장내미생물 및 관련 대사산물 발생의 변화를 확인했다.
확인 결과, 실험군에서는 비만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장내미생물 후벽균(Firmicutes·일명 뚱보균) 발생량이 감소했고 인슐린 저항성에 관여하는 의간균(Bacteroidetes)의 발생량은 증가했다.
또 장 건강 개선에 영향을 주는 장내미생물 대사산물인 단쇄지방산이 증가했으며 총 39개의 간지질 대사산물이 이진탕 복용량에 비례해 유의미하게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연구팀은 생체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다중오믹스 분석을 통해 물질 간 상관관계를 확인한 결과, 간지질 대사산물 중 지질항원(포스파티딜글리세롤)이 비알콜성 지방간 관련 면역지표 및 후벽균(퍼미큐티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진탕 투여로 후벽균에 이어 지질항원이 함께 감소하면서 면역이 강화돼 지방간을 개선한다는 의미로 이번 연구서 이진탕이 장 환경을 조절해 장 건강을 개선하고 지방간, 당뇨 관련 장내미생물의 발생을 조절해 대사질환을 개선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피토메디신(Pytomedicine)’에 지난 9월 21자로 게재(논문명:장내미생물 및 통합대사 분석을 활용한 이진탕의 간대사질환 및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 효능규명)됐으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출연연 인력양성지원사업’에서 표창장을 수상했다.
한의학연구원 이정은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한약처방의 기전을 장내미생물과 관련해 규명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연구 결과는 한약처방의 대사질환 치료 관련 산업의 기반 자료로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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