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자주 사용하는 한약물인 강황(curcuma), 생강(ginger), 향부자(cyperus rotundus) 등이 자궁경부암의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해주고 황기(Radix Astragali)와 녹차(green tea) 추출물은 암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변형된 세포가 증식을 막으며 오미자는 혈관의 신생 방지, 반하 추출물은 내성 조절에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희대학교(총장 한균태) 한의과대학 김봉이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연구들을 분석하며 자궁경부암 치료에 잠재력을 가진 한약물을 모으고, 새로운 치료 방법도 모색했다. 최근 3년간의 66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 기전에 따라 총 64개 한약물이 자궁경부암에 보이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논문은 ‘Therapeutic Potential of Natural Products in Treatment of Cervical Cancer: A Review’라는 제목으로 SCIE급 국제 학술지인 (JCR 상위 18.539%, 영향력 지수 4.546)에 지난 1월 5일 게재됐다.
자궁경부암은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다. 연구팀은 한약물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암세포(HeLa·SiHa·CaSki세포)에 작용해 각각 어떤 효과를 보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한약물 별로 ‘세포자연사(Apoptosis)’, ‘신생혈관 억제(Anti-angiogenesis)’, ‘전이 억제(Anti-metastasis)’, ‘항암제 내성 극복(Drug Resistance)’, ‘마이크로RNA 조절(MicroRNA Regulation)’ 등의 반응을 보였음을 확인했다.
이 중 가장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진 부분은 한약물의 세포자연사였다. 세포자연사에 반응한 한약물은 강황(curcuma), 생강(ginger), 향부자(cyperus rotundus) 등으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의 신생이 암 전이와 성장의 원인이기 때문에, 신생혈관을 억제하면 예방할 수 있다.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데 효능을 보인 한약물은 자궁경부암의 시작, 증식, 성장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학계에서는 자궁경부암 치료에 있어 혈관의 신생을 막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언급해 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분석 연구를 통해 오미자(lignan)가 자궁경부암세포 중 HeLa와 CaSki세포를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음을 확인했다.
신생혈관 억제와 동시에 암 전이를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암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변형된 세포가 증식하게 되는데, 황기(Radix Astragali)와 녹차(green tea) 추출물이 이를 막는다.
자궁경부암에 쓰이는 항암제는 반복해 사용하면 내성이 생겨 치료 반응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내성을 없애 주는 구조적인 한약물의 효능도 연구됐다. 김 교수 연구팀은 반하(pinellia pedatisecta schott) 등 한약물 5개의 추출물에서 이 같은 약제 내성을 조절하는 효과가 보였음을 확인했다.
이번 논문은 기전 별로 자궁경부암 세포에 효과가 있는 한약물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했다는 특징이 있다. 또, 자궁경부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김봉이 교수는 “항암제 내성이 가장 큰 문제다”라며 “내성 때문에 난치병이 되기도 하는데, 반하 추출물이 내성을 조절하는데 탁월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로RNA는 악성 암종의 증식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논문에서는 마이크로 RNA가 세포자멸사와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임을 정리했다.
또한 이번 논문의 공동 제 1저자인 한방병원 박승혁 교수는 “한약물이 암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도 하지만, 보조적인 역할로 몸의 면역을 길러주기도 한다”며 “이번 논문처럼 약재가 정리된 논문이 많아지면 실제 임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동 제1저자인 한의학과 김민선 씨는 “논문을 준비하면서 필요한 내용을 경희대에서 전공수업으로 자세히 배운 덕분에 이번 논문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료=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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