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서는 모든 방제의 기본이 되는 계지탕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처방은 중국의 『상한론(傷寒論)』에 처음으로 기록됐으며 『의학입문(醫學入門)』, 『동의보감』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허한증자로 오한, 궐냉 등에 의한 신체동통이 보일 때 사용하는데, 이 처방에 대한 각 약물들의 작용 및 분석, 처방 기준 등에 대해 살펴보겠다. <편집자주>
*계지탕(桂枝湯): 대조8 계지 작약 생강6 감초4 ×2
▲ 처방분석
계지탕에서 계지는 체표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체표 혈류 순환을 증진시킨다. 이로 인해 체표온도를 상승시켜 체표를 온난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생강이 더해져 계지의 작용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작약+대조’는 전신 근육 과긴장을 완화시키고 근육을 자양하고 감초가 더해져 ‘작약+대조’를 보조하고 체표 근육 조직에 체액을 공급해 그 효과를 더욱 상승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계지+대조 또는 작약’은 계지탕류를 구성하는 최소단위이다. 방명(方名)이 계지탕이다. 계지가 군약으로 계지 하나의 약서를 보고 쓰는 처방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고질병(만성병)에는 주로 허한증자(수척, 체력약, 면백, 음적성향, 오한경향)의 오한(惡寒), 궐냉(厥冷)+신체동통(身體疼痛)을 보고 쓴다.
졸병(급성병, 몸살감기)에는 주로 허한증자로 오풍(惡風), 발열(發熱), 신통(身痛), 한출(汗出)을 보고 쓴다.
▲ 처방기준
▷허한증자(수척, 체력약, 면백, 성향·체형 모두 음적, 오한경향)로 오한·궐냉 혹 상충 + 한랭자극에 의한 신체동통이 보일 때 쓴다. 대조, 작약이 안진되는 경우가 많다.
▷졸병의 계지탕 처방기준: 허한증자(수척, 체력약, 면백, 성향·체형 모두 음적, 오한경향)의 몸살감기로 인한 오풍, 미열, 신체통 혹 상충, 두통, 자한출 등에 쓴다. 피로, 지침, 나른함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몸살감기가 아니더라도 중한(中寒), 산후풍(産後風), 생리전증후군(PMS) 등으로 상기 병증이 보이는 경우에도 응용할 수 있다.
▷고질병에는 조작안진이 모두 잡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조작안진이 잡히지 않아도 쓸 수 있다. 졸병에는 조작안진과 상관없이 쓸 수 있다.
몸살감기, 중한, 산후풍, 생리전증후군 등의 졸병에 조작안진이 명확하게 잡히지 않아도 형색성정과 신체증상만 맞으면 적효(適效)할 수 있다.
▷졸병에 계지탕을 쓸 경우 복약 후 미발한(계지탕법)을 해주면 대개 치료효과가 증진되고 혹 비로소 득효하는 경우가 있다. 고질병 역시 그러하다.
▲ 강해
처방기준은 임상에서 처방을 선방하는 기준을 밝힌 것이다. 상한금궤 처방은 대개 처방을 선방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대개의 처방은 처방기준을 통하여 쉽고 간명하게 선방될 수 있다.
하지만 예외 없는 기준(원칙)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기준마저 없으면 아무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예외적인 증례가 나온다면 그 예외를 기준에 포합시켜 좀 더 완정한 기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지난 10년간 상한금궤처방을 임상운용하고 연구하여 처방마다의 처방기준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 작업은 결코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아닌 다수의 사람이 동시에 연구해 주어야 수많은 처방의 완정한 기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서로의 증례와 심득을 공유할 수 있는 집단지성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던 수많은 처방들의 다양한 처방기준들을 더 빠르고 완정하게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계지탕은 허한증자에게 사용한다. 여타 한방 용어가 다 그렇듯이 허한증, 실열증은 추상적, 주관적 개념의 용어이다. 용어 정의가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한방 용어를 실체적 객관적 개념의 용어로 전환하고 용어 정의를 명확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한의학도 현대적 의미의 학문으로 시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 임상표현
찬 곳에서 못 잔다. 차게 자고 나면 아침에 일어날 때 한기가 들면서 온몸이 두드려 맞은 듯이 아프다.
날 흐리고 비 오려고 하면 몸이 쑤시고 아프다. 추운 계절이 되면 몸이 쑤시고 아프다.
평소 피로 과로 후, 추운 곳에서 떨고 나면 몸살기가 자주 온다. 한기가 들면서 몸이 쑤시고 아프다. 그리고 몸이 무겁고 지친다.
평소 늘 몸살기가 조금씩 있는 것 같다고도 한다.
산후풍으로 전신이 춥거나 몸의 국소부위가 차고 시리면서 근육 관절이 아프다.
생리전증후군PMS으로 몸살기가 오는 경우가 많다. 생리 전 몸살기처럼 오한, 신체통 혹 미열, 두통, 신중 등이 나타난다.
몸살감기로 몸이 으슬으슬 춥다. 전신이 쑤시고 아프다. 혹 미열이 난다. 진땀이 난다. 몸이 무겁고 나른하고 피곤하다.
조현창 원장(TEM,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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