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백호탕에 대해 계속 알아보겠다.
*백호탕(白虎湯): 석고32 갱미26 지모12 감초4 ×1~2
▲ 백호탕증의 기전
백호탕증인 사람은 신체 신진대사가 항진돼 있어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 에너지화가 빨리 돼 식욕도 좋고 대개 다식가다.
‘소곡선기(消穀善飢; 음식물이 빠르게 소화 흡수돼 쉽게 배가 고파짐)’란 말이 있는데 백호탕증이 그렇다. 하루 세끼 꼬박 챙겨먹고 다식도 하는데 매 끼니때마다 쉽게 배가 고픈 것이다. 끼니를 거르면 배가 고파 참지 못하고 자다가도 배고프면 뭐라도 먹어야 잘 수 있다.
음식이 빠르게 소화, 흡수돼 생체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빠르게 만들어지고 포도당이 생체에너지(ATP)로 빠르게 전환되므로 노령이 되면 당뇨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끼니를 굶으면 포도당이 급격히 저하돼 저혈당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백호탕증자는 에너지 생산 기능이 항진돼 있어 운동, 열, 화학 등 생체에너지가 과잉 생산되고 체력도 매우 강해서(强人) 매우 활동적이고 다이내믹하다. 넘쳐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며 체열이 높고 심부 및 체표온도도 쉽게 높아진다. 그래서 더위를 많이 타고 체온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땀도 많이 흘린다. 때문에 찬물과 찬 음식을 좋아한다.
체온 과잉 상승이 조절되지 않으면 열사병(中熱後病)이 나타나거나 뇌신경이 흥분(譫語發狂型)돼 신경정신병증이 발현되기도 한다.
▲ 임상표현
▷강인형(强人型): 사실상의 필증으로 여타 방증유형의 전제가 된다.
체력이 매우 강인해 살면서 피로한 것을 모른다. 하룻밤 새도 다음날 생활하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장시간 비행기여행으로 밤낮 시차가 바뀌어도 비행기 내리자마자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불편하지 않다. 과로해도 하룻밤 자고 나면 피로가 풀리고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하는 편이다. 과음을 해도 자고 나면 다음날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소아 백호탕증: 아이가 하루 종일 잠시도 쉬지 않고 매우 활동적으로 논다. 놀 때 몸의 움직임 행동양상이 매우 활동적이고 때로 과격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놀아도 지치는 기색이 없고 밤이 새도록 놀 기세다. 잠을 자라면 더 놀아야 한다고 울고 잠을 안자고 놀기도 한다. 엄마가 아이를 감당을 못해 탈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소곡선기형(消穀善飢型): 빈증. 백호탕증 자는 배고픈 것을 못 참는다. 평소 식욕이 왕성하고 먹는 양이 많으며 식사를 해도 금방 배가 고픈 경우도 있다. 끼니때가 되면 허기를 많이 느낀다.
배고프면 매우 지치고 힘들다. 배고프면 잠도 안 오고 늦은 밤이라도 뭔가 먹고 배를 채워야 잠이 온다. 혹 끼니를 거르면 어지럽거나 손이 떨리거나 짜증이 난다(저혈당 증세). 혹 끼니때가 되면 허기를 많이 느끼지만 허기진 때를 어느 정도 지나면 참을 수 있기도 하다. 아침식사 포함 하루 세 끼 반드시 먹고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식사는 꼭 한다. 밥심으로 산다. 하루 세 끼 외 간식도 챙겨먹는다. 먹는 것을 좋아한다. 먹는 것이 눈에 보이면 꼭 먹고 식사 시 허겁지겁 급하게 먹는 편이며 소아의 경우 끼니때가 되면 엄마한테 밥 달라고 먼저 얘기한다는 경우가 있다. 애가 아침에 먼저 일어나서 엄마 밥 달라고 깨우기도 한다.
▷중열후병형(中熱後病型): 빈증. 백호탕증 자는 체온이 올라가는 조건, 대한출(大汗出) 후 몸의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제반병증이 유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무더운 곳에서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무리하게 일한 뒤 몸이 안 좋아지고 특정한 병증이 생기거나 악화되었다는 경우가 많다.
여름철(체온이 올라가는 조건)이나 여름을 지난 초가을 무렵(대한출) 이후 몸의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특정 병증이 유발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여름이나 초가을에 병증이 유발 악화되고 겨울에 소실 완화되기도 한다. 하루 중에서도 심부체온이 올라가는 오후 무렵 어지럼증 등의 병증이 유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공복, 허기진 상태, 체온이 올라가는 조건, 대한출 후에 몸의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특정병증이 유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임상에서 백호탕증 환자의 워딩을 자세히 청취하면 백호탕증 중열후병이라는 기전이 읽히고 워딩이 일관되게 해석될 수 있다.
▷섬어발광형(譫語發狂型): 혹증. 백호탕증은 체온 상승→뇌신경 흥분으로 인한 섬어 , 발광이 나타나기도 한다. ‘섬어’는 ‘헛소리’, ‘발광’은 양광(陽狂) 양상의 ‘광증을 발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다언, 표출, 고성, 산만, 질주, 과격하고 다이내믹한 행동, 과잉행동양상으로 나타난다.
의미나 두서없는 말을 끊임없이 지껄이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행동이 산만 부산하며 소아의 경우 ADHD에 응용하는 경우가 많다.
열성혼수 상태에서 헛소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잠꼬대를 심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혹 잠꼬대를 하는데 말을 걸면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의식이 각성된 상태에서 잠꼬대를 하는데 정신과 몽유에 응용할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난 이후 밤에 잠을 안자고 보채고 운다. 잠투정이 심해 1~2시간 넘게 울고 보채고 자다가도 1~2시간 간격으로 깨서 운다. 전체적으로 잠자는 시간이 5~6시간을 넘지 않는다. 낮잠도 잘 안 잔다. 소아 야제에 응용할 수 있다.
발작의 양상이 고성, 과격한 행동 다이내믹한 양상으로 표출된다. 자신을 대단한 사람인 양 높여 말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 고성을 지르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질주하고 타인에게 폭행을 가한다. 정신과 양광에 응용할 수 있다.
그 외 뇌신경흥분으로 인한 신경정신과질환 틱, 경기, 간질, 조증 등에 응용할 수 있다.
조현창 원장(TEM, c0454445@gmail.com)
<백호탕의 기전>
*신진대사 항진 | → | *식욕항진
음식이 소화, 흡수, 에너지화 되는 속도가 빠르다. |
→→→ | *에너지 발생항진
운동에너지 열에너지 화학에너지… |
→→→ | *체력강인
*체온상승 *뇌신경 흥분 |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