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체표부위 온도, 기준온도↓ 순환 및 면역력 저하, 기준온도↑ 염증성질환, 스트레스 의심
기혈 순환(기혈의 많고 적음) 진단은 치료의 시작일 만큼 중요하다. 통하지 않는 것은 바로 통증(不通即痛)의 원인이기 때문에 기혈의 순환 정도를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런데 맥진으로 기혈 순환 정도를 진단하는 게 자주 논란이 되는데 한의사의 감각이 늘 일정하지 않아서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사람의 체감으로 측정하는 맥은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에 필자는 특정기기(온도계, 산소포화도 측정기)로 기혈순환 정도를 측정하고 원격으로도 가능한 문(問), 문(聞) 자료들을 종합해 일관성이 있고 재진 시에도 같은 기기사용으로 진단과 치료경과를 신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 방법은 코비드-19 확산으로 한방진단에도 원격진료가 도입되는 등 변화하는 이 시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진단방법
① 의료장비(온도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이용한 간단 진단-원격진료와 대면진료 활용.
-온도계 사용: 인체 상부(이마) 및 하부(발바닥)의 온도차를 통한 기의 순환상태 객관적 조사.
-산소포화도 측정기: 맥의 깊고 낮음, 빠르기, 부정맥 등의 기혈흐름을 관찰해 인체 바이탈 사인(Vital sign)의 객관적 자료를 수집할 수 있다. 절진(切診).
인체 각 부위의 온도차는 기혈운행에 따른 것으로 기 흐름이 약하면 특정부위의 순환이 느려져 온도가 내려가므로 특정부위 기준 온도를 정하면 온도측정으로 기 흐름이 어느 상태인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 필자는 이 특정부위를 이마(Forehead), 양손(palm), 천추사이(Navel area), 양발(sole)의 4체표 부위로 하고 기준온도를 정했다.
기준 온도에 못 미치면 기혈순환 저체로 판단, 환자의 호소와 의사의 질문으로 원인을 알아내 생활과 음식 습관 및 장부와 연계해 진단한다.
4체표부위 온도차(특히 족저)는 기존 병력과 질병 예측에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발 온도차가 화씨 10 도 이상이면 몇몇 환자들의 경우 가벼운 중풍을 경험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산소포화도가 낮으면 흔히 족저 부위에서 체온이 낮게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4체표부위 온도차이와 산소포화도로 기혈 순환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혈압계, 손목시계(fitbit or Apple) 등 기기를 통해 더욱 세밀히 진단할 수 있다.
② 망(望; 안색과 설진 등), 문(問; 환자에게 질문), 문(聞; 환자에게 호소 경청)을 병행, 진단 정확도를 높인다.
▲ 기혈순환과 온후작용
기는 추동, 온후(溫煦; 기주후지氣主煦之, 혈주유지血主濡之-『난경22』), 방어, 고섭, 기화, 영양 등의 작용을 한다. 기혈순환 측정은 기의 온후 작용 및 기위 혈지수 혈위 기지모(氣爲 血之帥 血爲 氣之母; 기는 혈을 이끌고 혈은 기의 근본)이란 한의학 이론과 혈액 내 산소 포화도 수치를 종합한 결과다.
기체(氣滯)하면 혈액 공급이 원활치 못하고 산소포화도 수치도 낮게 나온다. 대한약침학회지의 ‘적외선 체열 영상의 표준화 연구 논문’에서 온도와 혈액순환과의 관계 및 한방진단기술의 객관화라는 내용을 볼 수 있다.
▲ 4체표 부위 기준(정상)온도(善)
이마(Forehead): 98, 양손(palm): 96~98, 양발바닥(Sole): 88~95, 천추간(Navel area): 95~97. 수치는 모두 화씨. 온도계로 이마, 양손, 양발바닥, 천추간 등 4체표 부위를 재 정상범위보다 온도가 낮으면 산소포화도를 측정한다. 산소포화도도 낮으면 저체온, 혈액순환장애가 나타나고 기혈순환 장애가 생긴 것이다. 즉 기준온도보다 낮으면(특히 족저) 순환장애 및 면역기능저하가, 기준온도 보다 높으면 염증성질환, 스트레스를 의심할 수 있고 4체표부위에서 족저 온도는 기혈 순환측정의 핵심부위다.
▲ 실제 임상례(원격+대면 진료)
① 4체표 부위 기준온도보다 낮은 환자(대상포진): 75세 백인 건장한 체격.
- 증상: 약 열흘 전 전화로 상담(원격 진료). 앞 왼편가슴 반쪽부터 뒤로 갈비뼈 쪽으로 수포 발생. 따끔하고 약간의 작열감과 두통 호소. 사진 찍고 온도 재서 필자에게 문자메시지(이미 온도 기록 있음). 온도가 약간 내려가 있어 대상포진 가능성을 알려줌. 환자가 양방 병원 방문, 대상포진 진단받고 안티 바이럴 약(Valtrex)과 통증약, 바르는 약 받음. 통증은 차도가 없고 이로 인해 수면도 어려움. 이틀 후 한의원 내원해 치료 시작. 다음날 전화로 통증이 줄고 잠도 좋아졌다 함.
- 치료 전후: 이마: 97.8, A97.4/ 양손: R 96.9, A 96.3, L 96.8, A96.6/ 양발: R 79.1, A 79.2(A 82.3), L 80.4, A81.4(A83.4)/ 천추간: 95.5, A95.7 (R: Right, L: Left, A: After, 맥박: 77/분, – A 75-77/분)
- 치료결과: 치료 전 통증 9, 10 에서 치료 후 6, 7, 8정도(10: 극심한 통증). OTC 통증 완하제(Topical Cream Capsaicin 사용: 바를 때 잠깐 매우 화끈하고 불편하나 각종 통증 및 관절염에 효과) 3일 사용. 통증이 가라 앉은 후 희석한 페퍼민트 오일로 캡사이신(너무 화끈거림) 대체 후 환자가 잘 잠.
- 치료방법: 애조구(艾條灸)와 침 치료, 페퍼민트 오일(food grade )사용.
- 처방: 마약성 진통제 복용을 꺼려해 캐너비스(Cannabis) 추출물인 CBD+ THC(low) 추천.
② 4체표부위 기준 온도가 높은 환자(극도의 스트레스): 불안, 초조, 패닉, 스트레스로 내원. 52세 (백인 여성).
- 증상: 1주일 가까이 못 자고 내원 전날은 2시간 잔 상태. 며칠간 전남편과 아이들 문제로 자주 법원 다니며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내원 패닉상태로 불면. 방문 시 오후 2시. 보통은 손과 발 온도가 이마보다 낮은데 이 환자는 반대 상황.
- 치료 전후: 이마 97.6, A97.7/ 양손 R98.8, A 98, L98.8, A98.4/ 양발 R98, A95.5, L98, A95.5/ 천추간: 98.8, A97.3/ (R: Right, L: Left, A: After). 맥박: 81/분, A 75/min.
- 치료결과: 극도의 스트레스는 기준 온도보다 높게 나오는 경향. 치료 후 마음이 무척 밝아지고 몸이 가벼워졌다. 특히 발바닥 근막 감압(myofascial decompression)할 때 환자가 “좋다(feeling so Good)”고 했고 다음날 잘 잤다고 연락 옴.
- 치료방법: 근막 감압, 침 치료. .
- 처방: 단방이나 약대를 기본 처방. 서양약초, 아슈와간다(Ashwagandha), 오미자(Schisandra), 강황(Turmeric), 호손(Hawthorn) 사용+운동 및 영양요법.
- 결론: 사람마다 온도차이가 약간 있어 각 부위 온도의 정상 표기는 오해의 소지가 있어 기준온도로 명칭을 바꿨다. 이마 정상온도 역시 사람마다 약간 차이가 있는데 기혈순환 정도에 따라 각 부위에 온도차이가 난다. 때문에 4체표부위 온도를 기준온도로 표현했고 이는 앞으로의 임상을 통해 변할 수 있다.
체온은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고 말초로 내려갈수록 낮아지고 일, 월, 년 중 각각 변하며 나이나 시간(체온이 가장 낮을 때 새벽 4~5시)에 따라 정해진 범위 내에서 변동이 약간 있다. 아이들 체온이 일반적으로 높으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97.9~99F). 심장맥박이 느리면 체온도 낮고 특히 족저부위 온도가 기준 온도보다 낮다(운동선수 예외).
체온을 1~2도(화씨)만 높여도 환자들의 치료 만족감은 높아진다. 4체표부위 차이를 통해 기의 순환, 혈액 순환 정도를 조사 후 균형만 조절해도 치료예후가 좋다. 족저 온도변화는 진단과 치료의 관건으로 기혈 순환 장애는 스트레스, 음식, 장부의 부조화, 기혈부족(허약체질) 등이 어디서 왔는지 진단기기(온도계)와 문진(問診), 문진(聞診)으로 종합 진단했다.
▲ 온도와 산소포화도 재며 발견한 현상
- 온도차: 경미한 중풍을 앓았던 환자들은 양발 온도차가 10도 이상이었는데 가족력에 중풍, 심장질환이 있으면 음식 및 생활습관에 주의를 줘야 한다. 발바닥 온도차가 많으면 낮은 것보다 더 위험하다.
- 산소포화도: 90 이하로 떨어지거나 90~94사이면 기혈 순환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온도와 기혈 순환의 객관적 고찰은 한의 원격진료의 기준을 세우고 대면진료에서도 신뢰도를 올릴 수 있다. 더 좋은 장비와 아이디어를 계속 더해 어느 시점에서 더욱 발전되고 정확한 형태의 원격진료시스템이 구축될 것이다.
필자는 개인 클리닉과 정형외과 병원에서 환자를 보며 위 결과를 도출했다. 제한된 환자와 조건, 시간, 도구 등 은 문제점으로 남아있고 연구는 초기 단계이다. 다만 ‘기준온도’와 ‘4체표부위’는 진단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아직도 오차 범위가 많으나 계속 연구할 것이고 독자들의 관심을 가지면 더욱 세밀하고 표준화된 내용이 제시될 것이다.
홍대선 원장(가주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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