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건강이 나쁘면 뇌 건강도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예일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시프리엔 리비에 박사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 뱅크'(U.K. Biobank) 데이터베이스 중 2014~2021년 뇌졸중을 겪은 성인 약 4만 명(평균연령 57세)의 유전자 검사와 MRI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최근 보도했다.
‘바이오 뱅크’ 데이터베이스에는 약 50만 명(40~69세)의 유전, 생활 습관, 건강 정보가 수록돼 있다.
충치, 치아 결손 위험 유전인자를 가진 사람은 뇌 건강 저하 징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들 가운데 치아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와 연관된 105개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을 선별하고 MRI 뇌 영상 자료를 통해 뇌 백질 변성(white matter hyperintensities)과 뇌 미세구조 손상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충치가 잘 생기고 치아가 잘 빠지고 틀니를 자주 하게 되는 유전적 소지를 지닌 사람은 뇌 백질 변성이 나타날 위험이 2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뇌 백질 변성은 뇌경색 환자의 뇌 영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이상 소견으로 뇌 용적이 줄어들고 특히 대뇌피질 위축이 동반된다.
구강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은 또 뇌의 미세구조도 손상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구강과 뇌 건강 사이에 이처럼 연관성이 있는 이유는 구강 건강 악화가 신체에 저강도 염증(low-grade inflammation)을 유발하고 이러한 염증이 혈관 내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그러나 이 연구 대상자들은 대부분 유럽계 백인들이기 때문에 여러 인종을 대상으로 연구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시내티 대학 의대 신경·재활의학과의 조지프 브로더릭 교수는 유전적 표지 보다는 흡연, 당뇨병 같은 다른 위험요인이 구강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논평했다.
뇌는 신경 세포체로 구성된 겉 부분인 대뇌 피질과 신경세포들을 서로 연결하는 신경 섬유망이 깔린 속 부분인 수질로 이루어져 있다. 피질은 회색을 띠고 있어 회색질(gray matter), 수질은 하얀색을 띠고 있어 백질이라고 불린다.
이 연구 결과는 댈러스에서 열리는 미국 뇌졸중 협회(American Stroke Association)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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