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조기에 개발하려는 ‘의약 선진국’과 주요 제약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에볼라 신약 후보물질인 ‘렘데시비르’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희귀의약품 제도는 수요가 적어 상업성이 뒤처지는 희귀·난치성 질환 의약품의 개발·유통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로, 해당 제약사에 몇년간 마케팅 독점권이 주어진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운영 중이다.
FDA는 코로나19 치료용 렘데시비르에 대해 길리어드에 7년간 독점권을 부여했다.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유행할 당시부터 주요 치료제 후보로 거론됐다.
길리어드는 한국 등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와 안정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임상시험 단계이지만 위중한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쓰게 해달라며 ‘동정적 사용’ 또는 ‘긴급 사용’ 요청이 쇄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정적 사용 제도는 달리 치료제가 없는 중증 환자에게 인도주의 차원에서 미승인 약물을 투여할 수 있게 허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 21일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 동정적 사용 요청이 밀려들어 신규 접수를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코로나19 치료제는 없으며, 다만 렘데시비르와 더불어 말라리아 예방·치료제인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치료제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19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라고 부르며 “매우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줬다”고 말한 후로 미국 안팎에서 수요가 폭증했다.
AP통신은 터키가 중국으로부터 받은 의약품을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중국이 터키에 보낸 약’이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클로로퀸이 최근 중국과 프랑스에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쓰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프랑스에서도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클로로퀸 투여를 잠정 허용했다.
다만 대상을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엄격한 관리 아래서만 쓰도록 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공공의료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23일 알렸다.
베랑 장관은 클로로퀸이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 쓰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렘데시비르와 마찬가지로 클로로퀸의 코로나 19 치료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승인돼 널리 쓰이지만 부작용이 심한 ‘독한’ 약으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미승인 약물에 대해 섣부른 기대를 품거나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렘데비시르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제로 널리 쓰이려면 임상시험을 통해 보건당국으로부터 각각 신약과 용도 확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스콧 가틀리브 전 FDA 국장은 21일 CBS 방송에 출연해 “현재로선 초기 임상시험에서 아주 고무적이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실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이는 약은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메인주(州) 소재 뉴잉글랜드대학의 미생물학자 메건 메이는 “클로로퀸은 심한 부작용이 있는 매우 독한 약이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안전성이 훨씬 개선됐지만 그래도 상당한 부작용이 있다”며 “이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이로운지 (현재로선)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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