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절반이상 PPP•EIDL 등 정부 지원금 신청, 66%가 EHR 활용
문 닫은 한의원 46%•원격진료 플랫폼은 ‘줌’ 1위•방역용품 없는 한의원도 있어
코비드-19로 인한 감염이 늘면서 시작된 자택격리가 일시 해제됐다가 다시 내려지는 등 지난 2~3년 동안 전 미국인들이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다. 많은 독자들 역시 다른 한의사들 역시 막연히 어려울 것이란 생각은 하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버드대 의대 베스 이스라엘 메디컬센터 리사 콘보이 조사원이 ‘코비드-19가 한의사 직종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 부문에 걸쳐 설문 조사한 뒤 발표한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의사들의 근무환경에서부터 진료 형태, 정부지원 신청 현황, 전자의무기록 사용 현황, 소독용품 및 비품 재고량 등에 대한 내용으로 의미 있는 설문조사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이 결과에 대한 요약 내용이다(중복 응답 가능). <편집자주>
▲ 한의사 근무 형태
먼저 혼자 일하는 지 여러 명이 일하는 지에 대한 설문이다.
전체 응답자 중 응답자 56.9%(2998명)이 혼자 환자를 보는 한의사(Single practitioner)였고 “다른 의료 직종과 함께 한의치료를 한다”고 대답(Integrated; alongside other health professionals)한 사람은 12.8%(672명), “다른 한의사와 함께 환자를 치료한다”는 한의사*Group practice)는 12.8%(672명)였다. 기타 커뮤니티 클리닉(4.9%), 병원(3.7%) 등에서 일하는 한의사도 있었다. 한의치료로 전혀 수입이 없다는 응답자도 26%(1400명)나 됐으며 “기타”라고 대답한 사람도 전체 응답자의 90.3% (4755명)였다. 대부분의 응답자가 한 직종에 종사하기 보다는 여러 종류의 직종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복 응답을 집계했다.
▲ 한의 치료 유형
침과 한약 등 어떤 치료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 지에 대한 설문이다. 영어권에서는 한약을 많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편견이 있었지만 조사결과, 한약을 치료에 사용한다는 답이 의외로 많았다.
침을 주로 사용한다고 답한 한의사는 전체의 98.1%(5164명)으로 주를 이뤘고 한약을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도 67.6% (3559명)으로 나타났다. 기타 부항, 바디워크, 교육, 뜸, 요가 등의 방법 등을 이용한다고 답한 한의사는 39.4%(2076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즉 미국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한의사는 침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적지 않은 수의 한의사들이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코비드-19 시기, 한의원 운영
다음은 코비드-19와 관련한 질문으로 “한의원 운영을 강력하게 단속 당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한 경우가 61.4%(3232명), “그렇지 않다”고 한 경우는 22.9%(1207명), “확실치 않다”는 15.3%(805명)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또한 코비드-19와 관련해 자발적으로 문을 닫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46.2%(2433명)가 “그랬다”고 답했으며 “아니다”라고 말한 경우는 전체 43%(2266명)으로 각각 나타나 각각 질문에 대한 답변에 큰 차이가 없었다.
자발적으로 한의원의 문을 닫은 이유로는 “공공의 안전을 위해 문을 닫았다”, 한의치료가 비필수직종(non-essential)이어서 환자가 두려움에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서” 등이었다.
▲ 한의원 재오픈 계획
아직 COVID-19가 종료되지 않았지만 환자가 진료예약을 해온 경우 한의원에서 대면치료를 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한 경우가 응답자 전체의 60.7%인 3194명,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35%인 1842명이었다.
이번에는 위 질문에서 한의원을 오픈하겠다고 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2차 설문을 진행했다. 0부터 100까지의 범위 내에서 “당연히 연다”가 100, “당연히 열지 않는다”가 0이라고 했을 때 예약 환자를 보기 위해 한의원 문을 열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 결과 “당연히 연다”라고 응답한 경우는 거의 800명에 달했고 “당연히 재오픈하지 않겠다”고 답한 경우는 채 200명에 미치지 못해 당연히 여는 쪽이 다수로 나타났다. 또한 잘 모르겠다는 의미인 50은 “당연히 열지 않겠다”고 답한 200명에 미치지 못하는 수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 원격진료 플랫폼
한의사가 원격진료를 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비디오 플랫폼을 묻는 질문에서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줌(Zoom 1388명) 이었으며 페이스타임(Facetime 637명), 독시(Doxy 378명), 스카이페(Skype 251명), 통합 진료(Unified Practice 189명), 제인(Jane 166명), 구글미팅(Google Meeting) 129명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외 e-메일, 페이스북, 위챗(WeChat)을 사용한다고 답한 인원도 페이스타임을 사용한다고 답한 경우와 비슷한 603명이었다.
▲ 정부지원 신청 현황
한편 코비드-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응답자의 절반수준 정도의 한의사들이 급여보호프로그램(PPP), 경제적피해재난대출(EIDL), 실업급여 등 각종 연방 및 주정부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PP나 EIDL 등을 신청한 응답자는 전체의 51%(2683명)였고 실제로 PPP나 EIDL을 통한 기금을 받은 경우는 전체의 39.8%(2094명)로 신청자수와 실제 수령했다고 답한 응답자의 차이가 있었다. 실업이나 수입이 줄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54.5%(2865명)였고 실제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경우는 이보다 적은 40.8%(2150명)였다.
▲ 전자건강기록(EHR) 사용 현황
환자들의 원격 및 대면 진료, 치료, 처방, 건강 관리 및 분석과 기록 등을 컴퓨터 등 전자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EHR(Electronic Health Records)을 사용한다고 답한 한의사의 비율은 전체 응답자 중 66%인 3477명, 사용하지 않는 한의사는 전체의 32.7%인 1721명이었다.
또한 코비드-19 이전부터 EHR을 사용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30% 인 1579명이었고 코비드-19 이후부터 사용했다고 답한 한의사는 전체의 2.5%인 131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 소독용품 및 비품 재고현황
코비드-19가 한창인 상황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한의원은 이전에 비해 방역에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하지만 각 주 정부가 셧다운 등의 정책을 발표하면서 사재기 등으로 개인방호제품(PPE), 손 소독 및 항박테리아 청소제품 등을 구매하기 힘든 시기가 있었다.
현재 한의원들의 소독 및 방역용품 재고를 묻는 질문을 보면 응답자 2,800여명이 충분한 재고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고 필요한 소요분의 대부분을 재고로 가지고 있다고 답한 사람도 1,500여명으로 대다수의 한의원이 충분한 소독 및 방역용품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0명 정도가 각종 용품이 전혀 없다고 대답했고 200명 정도는 확실치 않다고 대답해 소수 한의원에서는 방역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 자택격리 기간은 어떻게 지냈나
긴급 명령 이후 비단 한의사들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기나긴 여유시간을 한의사들은 무엇을 하며 보냈을까.
이 설문에는 예상대로 가장 많은 응답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경우가 66.6%인 3507명이었다. 또한 두 번째 많은 응답은 웨비나로 공부를 하며 보냈다고 답한 사람들로 전체의 65.5%인 3446명, 운동을 했다고 답한 응답이 전체의 66.3%인 3492명이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응답은 일하기 47.4%(2496명), 빵이나 과자 굽기 46.9%(2469명), 정원 가꾸기 46.8%(2462명), 명상 44.8%(2358명) 등의 순이었다. 이외 공작 등 취미생활을 했다고 답한 비율도 15.9%(839명), 자원봉사는 9.1%(481명) 등이었다.
조사 결과 말미에 COVID-19으로 고통 받고 있는 한의사들을 위한 조언도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내용은 환자뿐 아니라 한의사 자신도 이번 사태로 인한 트라우마에 대해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의사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이 모두 경제적으로 고통 받고 있기 때문에 자신한테만 어려움이 온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도로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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