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풍은 출산이나 유산 후에 국소 및 전신의 통증과 시리거나 저린 등의 감각장애를 주증상으로 피로, 발한, 현훈 등의 부수적 전신증상 등을 광범위한 증상을 포함한다. 이번 호에서는 산후풍의 한의학적 치료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 한의학적 정의: 산후풍은 각종 문헌에서 ‘산후편신동통’, ‘산후신통’, ‘산후관절통’, ‘산후통풍’, ‘산후비증’, ‘산후발한’, ‘산후실면’, ‘산후허로’, ‘산후우울’ 등으로 표현해 왔다.
이중 산후신통은 비증과 유사한 사지관절이나 체간의 시큰거림, 동통, 마비감, 무거움과 뻣뻣함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산후에 발생하고 산욕기의 생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산후요통은 산후에 발생하는 요통을 주증으로 산후풍의 범주에 포함한다. 임신에 따른 산후요통의 원인에 회복 과정 중에 육아와 가사활동 등으로 생기는 요추 등 근육의 과사용과 긴장은 산후요통을 악화하는 요인이다.
▲ 변증 진단: 산후풍 임상진료지침을 개발을 위해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산후풍 환자의 변증 유형으로는 혈허가 42.5%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혈어(29.9%), 신허(18.5%), 외감(7.9%) 등의 순이었다.
▷혈허: 관절 시큰거림과 통증, 마비감이 나타남. 얼굴이 누렇고 어지럽고 두근거리며 설담, 맥세약.
▷비위허: 전신이나 국소 통증과 감각장애 호소. 몸이 무겁고 식욕이 떨어지며 복부에 더부룩한 불편감. 무른 대변, 설담, 맥완.
▷혈어: 동통이 비교적 심하며 만지면 심하다. 양 적고 어두운 색의 오로 양, 설자암, 맥현삽.
▷외감: 동통이 침으로 찌르는 것 같거나 아픈 곳이 붓고 마비감. 무겁고 뻣뻣, 활동 제한, 동통 부위가 옮겨 다녀 일정치 않고 오한, 발열, 두통. 설담, 태박백, 맥부긴.
▷신허: 허리, 무릎, 발뒤꿈치 동통. 어지럽고 귀가 울리며 설암담, 태박, 맥침세.
▷산후요통 기본 변증
①간신허손: 시큰거리는 허리와 등. 발뒤꿈치 통증. 어지럼증, 눈앞이 아찔하고 귀가 울림. 떨어지는 기억력, 손발바닥이 뜨겁고 입과 목이 건조. 설홍, 무태, 맥세삭.
②기혈허약: 허리 아프고 온몸 시큰거리고 아프며 두근거리고 숨이 가쁘다. 활동하면 땀 나고 얼굴엔 화색 없고 오로는 적으며 연하고 묽다. 설담윤, 태박백, 맥침세무력.
③혈체경락: 찌르는 듯한 허리통증. 옆으로 돌아눕기 어렵고 낮보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함. 오로가 잘 배출되지 않고 어두운 자색. 얼굴과 입술 색도 자색. 설암홍, 태박백, 맥현삽.
④풍한침습: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데 차가운 기운에 노출되면 더 심해진다. 팔다리가 따뜻하지 않고 창백한 얼굴, 차가운 몸. 차가운 것 싫어하고 설홍, 태백활, 맥침긴.
▲ 산후풍 감별진단
▷근골격계 통증: 퇴행 및 류마티스관절염, 추간판탈출, 근막통증증후군, 섬유근통증후군, 드퀘르뱅병(de Quervain’s disease), 방아쇠수지, 수근관증후군, 정중신경포착, 강직성 척추염, 치골결합 분리, 천장관절증후군, 미골아탈구, 슬개건염, 발바닥근막염 등에 의한 통증 감별.
▷다한증: ①전신적 요인-결핵, 발열성 질환, 심내막염, 갑상샘과다증, 당뇨병, 인슐린에 의한 저혈당증, 갈색세포종 등. ②국소적 요인-다한증 및 수장·족저 다한증, 액와부 다한증과 같은 국소적 다한증, 약물이나 중독과 연관된 다한증, 야간 발한, 보상성 다한증, 미각 다한증 등과 구분.
▷피로 및 무기력, 외한: 산후우울증, 갑상샘저하증 및 뇌하수체기능부전증 등에 의한 무력감과 산후풍의 다양한 심신증상 감별. 산후우울증 감별 시 ‘에든버러 산후우울증 평가(Edinburgh Postnatal Depression Scale, EPDS)’를 선별 검사도구로 활용.
▷위증: 사지관절과 체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같지만 아급성 탈수초성 말초신경염, 근무력증, 척수공동증 등에 의한 위증에서는 팔다리와 몸의 근력이 약해진다.
▲ 한약치료
허증은 혈허, 비위허, 신허 등으로, 실증은 혈어, 풍습을 기본 변증으로 치료한다. 본허표실이 많으므로 표본과 겸증, 모유 수유 여부 등을 고려한다.
한의사 설문결과에서는 산후풍엔 가미대보탕, 가미빈소산, 독활기생탕, 보중익기탕, 보허탕, 생화탕, 십전대보탕, 오적산 등을 처방한다. 산후신통과 산후 감각장애엔 보허탕, 궁귀조혈음, 생화탕, 오적산, 사물탕, 황기계지오물탕, 십전대보탕, 계지탕 등을 주로 사용했다.
모유를 수유자에겐 부자, 천남성, 천오, 초오, 반하 등은 중독 우려로 사용을 제한하고 마황, 백작약, 인삼, 감초 등은 유즙 생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히 사용한다.
▲ 침치료: 국소적 통증이나 감각장애가 현저할 경우 근위취혈을 통한 치료법을 적용하여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 수유부는 치료 자세에 유의한다. 산후조리와 산욕기 회복 상태, 육아 환경 등을 고려해 주 1~3회 정도 매회 20분 유침하고 전침치료(2~4Hz)를 병행해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 통증 부위는 주요 경혈을 이용해 치료한다.
▷혈허: 비수, 격수, 음릉천, 족삼리.
▷비위허: 백회, 중완, 삼음교, 족삼리, 외관.
▷신허: 신수, 명문, 요양관, 태계, 삼음교, 양릉천, 족삼리.
▷풍습: 곡천, 양릉천, 족삼리, 삼음교, 관원, 대저, 풍문, 외관, 격수, 음릉천, 중완, 기해.
▷혈어: 곡지, 외관, 관원, 자궁, 혈해, 족삼리, 태충, 합곡. (자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산후풍. 보건복지부, 한국한의약진흥원.)
조남욱 기자(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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