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에서 월남한 한의사 지산 박인규 선생이 동의보감을 몇 번씩 정독하며 찾아낸 숨은 법칙이 ‘얼굴을 보며 진단’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찾아낸 진단법으로 지난 1976년 대한형상의학회가 설립돼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9일 동국대 LA에서 ‘형상의학의 이론과 실습’이란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정행규 박사의 얘기다. 이 강의는 가주한의사협회 산하 형상의학회 LA지부의 초청으로 진행됐다.
경희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정행규 박사는 경원대 한의대 겸임교수, 동의보감 연구회 지도교수, 대한형상의학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본디올 네트워크 회장 및 본디올 홍제한의원 대표원장, 대한향상의학회 재단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30년 가까이 형상의학 연구 및 임상활용을 해온 전문가이기도 하다.
형상의학은 동의보감 중 “形色旣殊, 藏府亦異, 外證雖同, 治法逈別. (사람마다 형색이 이미 다르면 장부 역시 다르기 때문에 외증이 비록 같더라도 치료법은 매우 다르다.)”이란 구절을 토대로 연구 및 임상이 정립된 이후 현재 150여 명의 학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정 박사는 “동의보감 진단법은 1800년대 영정조시대까지만 해도 활발했으나 아쉽게도 1900년대에 들어와서는 거의 사라졌다”며 “지산 선생의 노력으로 다시 복원됐다”고 설명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넓은 의미에서 ‘형색맥정’으로 진단해야 하는데 단순히 증상과 맥으로만 진단하는 것으로 그 범위가 좁아지면서 한의 치료 효과 역시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이론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실제 임상 케이스마다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구체화가 어렵기 때문에 늘 임상 및 토론, 케이스 스터디가 필수적이다.
가주한의사협회 산하 형상의학회 LA 샘 정 학회장은 “앞으로도 정행규 박사님과 함께 지속적으로 형상의학을 공부하고 임상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한국 한의학에 토대를 둔 만큼 많은 한의사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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