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항산화 효과, 태우면 공기 중 박테리아까지 제거
고대인들도 애용하던 요긴한 약초, 清化热痰/ 止咳平喘 하는 약
‘세이지(sage)’는 학명으로 ‘살비아(Salvia)’라고 하는데 라틴어의 ‘살부스(salvus)’에서 ‘건강하다’, ‘치료하다’ 등의 뜻이 있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이고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약 500 여 종이 있다고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지난 몇 백 년 동안 많은 가정에서 애용하는 약초로 치료 목적뿐 아니라 관상용이나 양념으로도 활용해왔다. 로즈마리처럼 독특한 향이 있어 각종 고기요리에 풍미를 높이거나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 세이지의 활용범위
본초학자인 바로 타일러(Varro Tyler)는 “인간에게 알려진 모든 병은 세이지로 치료한다고 기록될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렇듯 세이지는 치료약의 대명사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만병통치약’이라는 평판을 얻어왔다.
이 약초의 사용 범위는 무척 많다.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은 고기의 산화방지제로 사용했으며 로즈마리(Rose Mary)와 마찬가지로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약초로 활용했다.
로마의 자연요법가인 플라이니(Pliny)는 뱀에 물렸을 때, 간질, 장도 내의 기생충, 월경촉진에, 그리스의 의사 디오스코리디스(Dioscorides)는 이뇨제, 월경촉진제로 각각 사용했다. 특히 상처에는 세이지 잎으로 싸매는 등 응급 처치를 했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간 세이지는 현지 의사들에 의해 불면치료, 우울증, 정신이상, 월경부조 등의 치료약으로 쓰였다. 인도의 전통 치료가인 아유르베딕 의사(Ayurvedic Physicians)들은 치질, 임질, 질염, 눈병 등에 이 약초를 처방했다.
▲ 세이지의 효능
세이지는 활성산소를 억제시켜주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를 보호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활성산소를 감소시켜 준다. 특히 당뇨와 장의 기능을 정상화하여 변비, 설사를 다스리고, 천식, 면역기능, 스트레스, 감기 관련 통증, 월경불순, 페경기의 안면홍조, 땀 흘림에 흔히 사용한다.
Web MD에 따르면 두 달 동안 세이지를 하루에 세 번 복용할 경우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감소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증가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강장제로 알려져 있으며 인체의 기를 높이고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약초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현대 의학에서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에도 세이지는 훌륭한 예방약초이며 치료제다. 외용으로는 벌레 물린 데에 효과가 뛰어나며, 신선한 잎은 화상, 근육통, 부종 등에 사용한다.
▲ 공기 중 박테리아 제거
세이지를 태우면 공기 중에 있는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세이지를 태워 마을의 공기를 정결하게 했다. 이를 ‘세이지 태우기’라고 한다. 약초를 사용하는 용법 중 가장 특이한 방법이다.
‘세이지 태우기’는 뉴멕시코, 아리조나 등지를 여행하다 보면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인디언들 사이에는 부정한 기운을 없애고 마음의 고요함을 유지시키려는 의식처럼 행해져 왔다. 과학이 발달되면서 단순하게 믿기만 했던 부정한 기운 없애기가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세이지 태우기’는 전문용어로 ‘스머징(smudging)’이라고 한다. 밀폐된 실내에서 한 시간 가량 시도해 보니 공기 중에 떠도는 박테리아가 94%까지 제거됐고 거의 24시간 동안 박테리아가 없는 상태로 유지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박테리아 같은 경우 거의 30일 간 발견되지 않았다.
세이지의 효능을 알고 있는 애호가들은 감기철이 되거나 등 공기 중 전파되는 전염병이 의심될 때 세이지를 태워 자신의 공동체의 보건안전을 지키고 있다. 또 모기나 파리 등 해충을 없애기 위해서도 세이지 태우기를 하고 있다. 나 역시 여름 밤 밖에서 글을 쓰거나 작업을 할 때면 어김없이 세이지를 태운다. 해충의 피해를 막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 한의학에서 보는 세이지
한의학적으로 ‘세이지’는 쓰고 매운맛을 갖고 있으며, 성질은 서늘하다. 잎을 주로 사용하는데, 가래를 줄이고 기침을 완화시킨다. 변비에 효과가 있으며, 감염을 예방하고 열을 내린다. 청열화담(清化热痰), 지해평천(止咳平喘) 하는 약으로 보면 된다.
이외에도 연구된 주요기능을 살펴보면 발한억제제(Anti-perspirant)로 쓰인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세이지는 땀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초 복용 후 약 2시간 뒤에 50% 정도의 땀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이지가 고열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세이지는 또한 감염 원인인 박테리아를 억제한다. 잘게 찧은 세이지 잎을 상처에 문지른 다음 반창고를 붙이면 된다.
이와 함께 산화방지제(Preservative)의 역할을 한다. 세이지는 로즈마리처럼 산화방지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고기나 참치, 감자 샐러드 등에 넣어 음식의 부패 방지에 사용한다. 고기 냄새를 제거하는 데에도 좋다. 소화도내의 평활근(불수의근)에 작용해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다.
▲ 복용법 및 주의사항
세이지는 집에서 재배하거나 야생 세이지(흰색 세이지)를 채취해 사용한다. 야생 세이지는 가정 재배용보다 잎이 두껍고 줄기 또한 억세며, 향기는 비슷하나 더 강한 느낌을 준다.
야생 세이지는 인디언(Native American)들이 흔히 쓰는 약초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몰에 부정한 기운을 없애는 의식으로 잎을 태운다. 또한 천식, 기관지염, 기침 등의 질환에 차로 달여 마시기도 한다.
세이지를 차로 마시려면, 말린 잎 6~10g을 머그 컵 2잔 정도의 끓인 물에 10분간 담갔다가 하루 세 차례 식간에 나누어 마신다. 이 약초는 자궁을 자극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임산부는 복용을 금한다.
독일의 한 연구에 의하면 공복에 세이지 차를 마시면 혈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당뇨가 걱정 되는 이들에게는 가까이 해야 할 약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당뇨병은 전문 관리를 요하므로 전체적인 당뇨 관리에 세이지를 사용하려면 전문의와 상의한다.
홍대선 원장(가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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