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陰一陽之謂道의 실현, 한약•서양약초의 약대와 배합
전통 한약에 서양약초 배합하면 치료효과가 더욱 배가돼
오늘날 약물의 오남용뿐 아니라 처방약 증가는 또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개는 만성질환으로 여러 병원을 다니며 진료 후 각종약물을 처방 받는 노인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문제는 노인들의 약물대사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의 약물 추가는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특히 마약성 진통제는 더욱 그렇다. 한약재 사용도 마찬가지다. 오남용 또는 자연약물도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고 독으로 작용해 인체기능에 손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환자들의 복용약, 보조제, 영양상태 등을 고려해 최소의 배합으로 시작해 추가약물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약대(藥對)가 이유이다.
▲ 전통 한약의 약대
약대(藥對)는 약초들의 가장 간단한 조합으로 방제의 시작이며 정수(精粹)이다. 또한 약대는 약초의 양미(兩味) 또는 양성(兩性) 한 쌍을 응용해 대약(對藥), 형제약, 자매약, 부부약으로도 칭한다.
예를들어 기약(氣藥)과 혈약(血藥)인 계지와 백작, 음약(陰藥)과 양약(陽藥)인 황련과 육계, 공보겸시(攻補兼施) 약대(藥對)인 보약(補藥)과 사약(瀉藥)으로 볼 수 있는 인삼과 석고, 맥문동과 대황 등의 배합을 기본으로 질환에 따라 응용할 수 있다.
약대는 복방(複方) 중에 비교적 최소의 약초배합으로 증상과 원인에 기초해 사용하며 필요하다면 증상에 따라 약물들을 첨가해 방(方)을 이뤄 사용하는 까닭에 학문적으로나 임상에서 그 의미는 매우 크다. 방제가 가옥이라면 약대는 동량으로 즉 마룻대와 들보라 할 수 있다. 방제위방옥(方劑爲房屋), 약대실위동량(藥對實爲棟梁).
약대는 복방보다 간단하면서도 복방배오(複方配伍)의 기본적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통한 약대는 치료 효과가 좋고 많은 약물을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및 독성의 피해를 줄여 신체적 손상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서양약초의 약대
서양약초도 전통 한약과 마찬가지로 ‘약초와 약초’, ‘CBD와 약초’, 또는 ‘약초와 식품보조제’를 혼합해 특정질환에 각종 약대를 활용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인류가 최초로 약초를 이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한 것은 단미약으로 시작했으며 서양(미국)약초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오늘날까지도 편두통에는 피버퓨(Feverfew), 두통에는 방풍, 요통에는 두충 또는 강황(Turmeric), 열을 내릴 때는 시호나 또는 골든실(Golden Seal), 기침을 멈추기 위해 행인이나 세이지(Sage), 인디언쑥(Horehound) 등을 단방으로 자주 사용한다.
이러한 단미재들은 마치 마리화나에 포함된 각종 화합물들이 각각의 기능을 발휘하고 약재화합물(캐너비노이드, 테르펜, 플라보노이드) 간의 조합이 방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단방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대의 가장 큰 장점은 최소한의 약재로 치료효과를 높이고 흡수가 용이하며 독성과 부작용을 감소시킨다. 또한 인체의 약물부담도 줄이고 경제적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 전통 한약, 약대의 기록
이는 한약도 마찬가지로 약재에 포함된 화합물간의 작용으로 비록 단미약이나 그 효능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복잡한 질병과 장기간의 임상경험은 복방(複方)의 사용이 대두되었고 특히 어떤 양종(兩種)의 약재 사용 시에 그 효과가 탁월한 것을 발견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약대 이론을 형성한 것이다.
예를 들면 『본초구진(本草求眞)』(중국 청나라 황궁수 편찬. 1769년 간행된 본초학서)에서 부자는 건강이 없으면 열(熱)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附子無乾姜不熱)고 했고 마황은 계지의 도움 없이 한출(汗出)이 어렵고(麻黃無桂枝不汗), 석고는 지모를 함께 해야 더욱 한(寒)의 성질을 나타낸다(石膏得知母更寒) 등의 기록에서 살펴볼 수 있다.
약대 이론은 한약이론과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 사기(四氣; 四性)론에서 한(寒)을 치료 하려면 열약(熱藥)을 쓰고 열(熱)을 치료하려면 한(寒)약을 쓴다는 원칙으로 대개 같은 성질의 약재를 써서 그에 반하는 질환을 치료한다. (正法 또는 正治)
역시 어떤 정황 하에서는 병기(病機), 병정(病情) 등 복잡한 질환에 따라 한열약(寒熱藥)을 동용(同用)하는 약대를 채취한다. (變法 또는 反治)
또한 오미론(五味論)에 입각해 약대를 사용한다. 이는 『내경(內經)』에 기재된 신(辛)맛과 단(甘)맛을 사용한 발산(發散; 辛甘發散爲, 양陽 작용)과 산미(酸味)와 고미(苦味)를 사용한 용설(涌泄; 酸苦涌泄爲 음陰) 작용을 한 것이다.
장중경의 반하사심탕은 신개고강(辛開苦降; 신미로 주리를 열고 고미로 열을 내림)을 이용한 대표적 방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화습(化濕) 약재와 행기(行氣) 약재를 같이 사용해 담습비만(痰濕肥滿)을 처리하고 온리(溫里)와 보양(補陽)약재를 사용해 체온을 올려 면역기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 임상에서 효과 있는 빈용 약대
태자삼과 사삼(배토생금)은 폐 기능을 강화해 산소포화도(Spo2)를 높이고 의이인과 익지인으로 건비익신(健脾益腎)하여 기관지천식(喘息; Asthma)에 사용한다. 또한 지난 호에 소개한 에키네시아(Echinacea)와 엘더 베리(Elder berry)는 서양약초의 유명약대로 감기 예방과 환절기 알레르기 예방 등 면역 향상 약대이다. 젤리형태, 추출액, 캡슐 등 다양한 제품으로 나와있어 복용이 편리하다. 강황(Turmeric)과 후추 약대에서 후추는 강황 흡수를 높여 염증성 질환 및 순환장애에 사용한다.
▲ 약초의 인체흡수율
인체 흡수율(Herbal drug absorption and bioavailability)은 약재를 복용해 화합물의 일정부분을 인체가 흡수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결정하는 요인들은 △개인의 약재성향(체질적 요소) △약재 및 함유물의 많고 적음 △인체의 영양상태 △건강상태 △나이 △약재의 성향(四氣五味) △약재의 화학구조 △약재 화합물간의 상호작용 △약재의 수치(법제), 제형 등이 있다.
이외에도 복용방법 역시 중요하다. 탕제는 천천히 복용하고 농축 한약은 동종요법 치료제나 마리화나 제품을 함께 복용하면 좋다. 또한 시간(공복, 식후, 식전 등 )역시 흡수와 연관 있으며 법제처리(酒炒, 鹽炒, 醋炒, 蜜炙) 및 제형(산재, 탕제 등)에 따라서도 흡수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환, 산제의 작용은 완만하고 효과가 오래 지속되고 탕제는 비교적 효과가 신속하며 강하다. 또한 침제(針劑; injection)는 효과가 더욱 빠르고 사용도 편리하다.
예를 들어 이중환(탕)의 경우 비위허한증(脾胃虛寒證)의 병정(病情)이 비교적 가볍고, 완만하면 환제를 사용하나 병정이 무겁고 급한 경우 탕제를 처방해 환자의 약 흡수를 신속히 해야 한다.
다음 호에서는 임상에서 흡수를 올리고 배설을 돕는 약재와 각종 약대의 주치와 사용에 관해 소개하겠다.
홍대선 원장(가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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