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누수 증후군•성기능강화•변비 및 불면 개선 약대들 총집합
지난 호에서는 약 처방 배합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전통 한약과 서양약초의 약대 개념 및 사례에 대해 다뤘다. 이번 호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이 약대들을 어떻게 임상 적용하면 좋은 지에 대해 살펴 보겠다.
▲ 약재와 영양
약재(한약, 서양약초)의 사용은 영양과도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 음식이 부족했던 시절, 약재들은 약 이상이었다. 영양을 강화시키기 위해 약재를 사용했고 약선(藥膳)의 경우 영양과 치료를 겸하기도 했다. 질병의 원인들이 음식과 관련이 많기 때문에 몇 가지 약재를 음식에 섞어 먹는 약선으로 인체 기능을 올리고 치료했던 것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권장하는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Diet’는 심장을 건강히 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입증된 식단으로만 바꾸어도 질병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당뇨 또한 식단을 통해 기존 복용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
한약 역시 마찬가지다. 음식의 균형을 바로 잡으면 많은 약재 사용은 불필요하다. 오히려 기존 방제들을 그대로 사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약대(藥對)는 환자의 영양상태를 고려해 최소한의 약재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다. 편향된 식생활과 간편 음식들은 비타민, 미네랄 등의 미세 영양소(micronutrients) 부족으로 나타난다. 이는 최근 약초와 식품추출물이 함께 있는 서양약초 제품들이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초에 비타민 제제가 들어 가거나 미네랄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면역증강 및 염증성 질환에 골든씰과 비타민C, 당뇨에 사용하는 비터멜론과 아연(ZINC) 등은 약초와 보조제를 함께 사용하는 좋은 예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이 제품들은 적은 개수로 효과를 보는 약대(藥對)이며 진보된 약선(藥膳)이기도 하다.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중약학(Materia medica)은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물질’이란 의미로 여기에는 약초 뿐아니라 동물약재, 비타민, 미네랄 등을 포함하고 있다.
▲ 각 질환 빈용약대① 장 누수 증후군 약대
장 누수 증후군(Leaky gut syndrome)엔 자감초(Licorice)와 마시멜로(Marshmallo)가 활용도가 많은 기본약대이다.
장은 우리 몸에 들어오는 음식물을 소화, 흡수 및 배설 하는 곳으로 세균이나 소화가 덜 된 영양소 등 해로운 물질이 혈액에 바로 흡수되지 않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잘못된 식습관, 지속적인 스트레스 등 어떤 원인에 의해 장 점막의 방어막이 파괴되면 장관의 투과성이 증가해 독소가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져 알레르기나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면역체계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장 누수 증후군’ 혹은 ‘새는 장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라 한다. 오늘날 식생활은 특히 섬유질 부족, 설탕 섭취 증가와 포화 지방섭취, 과도한 알코올섭취 및 스트레스로 장내 균형을 파괴시켜 ‘장 누수 증후군’을 유발하게 된다.
자주 호소하는 증상은 설명하기 힘든 복통과 복부불쾌감, 소화불량, 가스과다 배출, 변비, 묽은 변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증상을 비롯해 식은땀, 만성피로감, 무기력, 입맛소실 등의 비특이적 증상을 호소한다. 또한 잦은 감기나 방광염, 질염 등의 병력을 관찰할 수 있고 관절통, 근육통, 기침, 호흡곤란과 천식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밖에 정신적으로도 불안, 초조 및 우울증, 기억력 감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장 누수 증후군은 정도 차이는 있어도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자감초와 마시멜로’를 소화 기능 및 면역 기능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약재로 상비 하기를 추천한다.
임상에서 자주 보는 장 누수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재(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를 오래 쓴 경우,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 장관 정상 세균총의 조성 변화(micro biome),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물 섭취나 특정음식물에 과민반응이 있는 경우, 과다 알코올섭취, 급•만성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되었을 때, 기생충, 이스트 등의 감염 등을 들 수 있다. (도서 『홍대선의 한의사가 꼭 알아야 할 서양약초』 “Harvard Health Blog » Leaky gut: What is it, and what does it mean for you?” 참조. Korean J Fam Med. Vol. 31, No. 4 Suppl 2010)
▲ 각 질환 빈용약대② 성기능강화 약대
- 무이라 푸아마(muira puama)+생강: ‘천연 비아그라’로 불리는 무이라 푸아마는 단일 약초로 또는 생강과 함께 사용하는데 손쉽게 생강차에 무이라 푸아마 캡슐을 복용할 수 있다.
주로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발기부전을 늦추거나 회복시키는 약대로 필자의 임상에서도 괄목할 만한 효과를 보였고 NIH 자료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
- 다미아나(Damiana)+아쉬와간다(Ashwagandha): 스트레스로 인한 성욕감퇴에 좋다. 아쉬와간다는 뿌리를 사용하는 약초로 인경약(引經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미아나를 이끌고 하초로 내려가 신의 기능을 더욱 강화시키는 약대이다. –善-
- 다미아나+인삼: 다미아나는 허약하고 연로한 환자들에게 단용으로도 효과가 있고 노인들의 성욕감퇴에도 좋은 특별 약초이다. 여기에 인삼을 가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다미아나와 무이라 푸아마는 성기능에 관계하는 중요 약초로 다음 호에서 추가로 설명할 예정이다.)한다.
▲ 각 질환 빈용약대③ 변비 약대
- 실리엄(psyllium)+아마씨유(Flax seed) 오일 또는 분말: 실리엄과 아마씨유는 변비의 기본 약대로 특히 만성변비에 사용한다. 음식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아마씨유는 오메가 3가 풍부한 약재로 값도 저렴하고 효과도 좋다.
- 센나(Senna)+실리엄: 두 약초들은 급성 변비 및 완고한 변비에 매우 효과적이다.
▲ 각 질환 빈용약대④ 불면약대]
- 캐모마일(Chamomile)+대추: 캐모마일은 소화를 돕고 긴장성 불면에 사용하고 대추의 흡수를 돕고 대추는 정신안정기능이 있다.
- 발레리안+아쉬와간다: 스트레스 및 근육통으로 인한 불면에 사용한다.
▲ 각 질환 빈용약대⑤ 흡수를 올리는 약재
서양약초들 중에서는 세이지, 로즈마리, 타임, 파파야, 파인애플 등을 처방에 적절히 사용해 흡수를 올릴 수 있다. 한약으로는 진피(陳皮), 생강, 호초(胡椒), 자감초 등이 같은 역할을 한다.
호초는 아유르베딕 의학(Ayurvedic Medicine)에서도 소화기능 향상에 자주 사용하는 약재로 호초에 함유된 피페린(Piperine)이란 물질이 음식 및 보조제의 흡수율(bioavailability)을 올린다.
특히 커큐민(강황)의 체내 흡수를 높인다. 때문에 대개의 강황(커큐민) 제품들은 호초를 포함하고 있다.
‘피페린’은 보조제로 판매해 구입해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소화를 돕고 향이 있는 약초들이 인체의 흡수율을 높이므로 소식약, 방향약, 온리약 등을 적절히 처방약재에 사용해 약물의 흡수를 올릴 수 있다.
▲ 각 질환 빈용약대⑥ 약물배설 촉진 약재
용량과 약재조성이 배설에 영향을 준다. 대사약물이 몸 밖으로 손쉽게 빠져 나가기 위해 환자의 비위 기능활성 및 순환촉진 약물 배합을 항상 고려한다.
약물은 소변과 대변, 땀 등을 통해서 빠져나간다. 배설은 약물 상태와 사람 상태에 따라 빠져나가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 약재로는 고혈압에 사용하는 루이보스(Rooibos), 치커리 뿌리(Chicory Root)를 주로 사용하고 대사 후 약물배설을 촉진한다
약재는 어떤 방향(陰陽寒熱)이든 편향되어 있다. 치우침을 이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용량과 기간이 중요하다. 너무 많이 사용해, 너무 오래 사용해도, 약물이 인체에 오래 머물러 있어도 독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일정한 양으로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약물의 기능을 발휘하고 인체 밖으로 나가야 한다.
FDA는 잘못된 약재 사용과 검증이 안 된 약재 사용은 인체에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홍대선 원장(가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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