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약재는 프리바이오틱∙비타민 C 다량 함유한 ‘치커리 뿌리’
뿌리 약재인 작약과 감초도 통증 완화와 프리바이오틱 효과 볼 수 있어
필자는 지난 몇 개월간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단어는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다.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한의사들 역시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기존의 한의치료와 연계한다면 환자 치료에 더욱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장내미생물과 출산
인체미생물은 태어날 때부터 건강에 영향을 주고 평생 중요한역할을 한다.
롭 나이트(Rob Knight) UC샌디에고 교수 부부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갖게 됐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아이의 미생물(microbiota) 잔존이 크게 다를 것이란 인식이 있는 부부에게 아이의 미생물 접촉은 매우 중요했다. 때문에 어머니 산도(Birth canal)의 물질을 채취해 아이의 신체 여러 부위에 접종했다.
마치 산도로 정상 분만할 때처럼 아이에게 인체 미생물을 노출한 것이다. 우스워 보일지 모르지만 미생물 연구 학자로서 제왕절개 후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시도한 것이다. 아직은 낯설지만 가까운 장래에 제왕절개와 함께 시도될 가능성이 많다. (『The GOOD GUT』, Stanford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Justin Sonnenburg and Erica Sonnenburg, PhDs)
제왕절개 아이들이 자연분만 아이들에 비해 피부질환, 천식, 자가면역질환, 자폐증 등의 빈도가 높다는 연구와 함께 아이들의 항생제 사용 후에는 체중 증가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뿌리 채소 섭취 등 장내 미생물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의학계 보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미생물집단의 형성과 역할
미생물집단은 가장 먼저 어머니와 가족으로부터 받고 더 나아가 자신이 속한 사회구성원, 환경 특히 음식을 통한 형성은 평생을 통해 이뤄지며 진화적으로는 수백 만년 전부터 전달받았다.
소화기관은 미생물에 지배를 받고 미생물은 대부분 대장에 상주한다. 식물 복합 탄수화물(complex carbohydrates. whole food) 섭취는 미소화 상태로 대장에 다다른다. 이후 장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고 생성된 부틸산(Butyrate) 같은 단쇄 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 )은 장내의 건강한 환경을 만들고 인체 건강을 유지한다.
식물 약재인 한약, 특히 본 컬럼을 통해 소개한 마이크로바이엄 약초는 고유의 효능과 복합 탄수화물 역할로 장내 미생물의 환경을 개선하고 뇌 건강, 면역기능을 높이며 장누수증후군(Leaky gut), 염증성장질환 (IBD), 대장암, 비만 등의 질병을 치료 및 예방한다.
▲ 미생물먹이와 뿌리 약초
단순당은 소장에서 흡수되고 복합당(섬유질)은 대장으로 가서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분해되고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 )을 만들어 유해균 정착을 막고 영양분 흡수를 돕는다. 이런 미생물 먹이(MAC; Microbiota-accessible carbohydrate)가 부족하거나 없으면 장내 미생물은 대장점막을 먹이로 한다.
일종의 방어막인 대장점막이 장내 미생물에 의해 얇아지면 그 얇아진 벽을 통해 혈관 내로 독소 등이 들어와 염증 및 각종 만성질환(장누수증후군, 과민성장증후군)이 발생한다.
MAC의 일상 섭취와 마이크로바이엄 약초는 장내 항상성유지에 필요하다. 좋은 마이크로바이엄을 가진 사람이 몇차례 불균형식사(패스트푸드 등)를 해도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 있으나 쉽게 정상으로 온다. 반면 비정상 마이크로바이엄(Dysbiosis)상태인 사람이 MAC음식을 한 두번 먹었다고 일시적으로 좋아질 수 있으나 다시 비정상 마이크로바이엄 상태로 간다. 때문에 적극적 약초 사용과 장기적 MAC 섭취가 필요하다.
대장점막을 보호하는 마이크로바이엄 약초로는 슬리프리엠, 트리팔라, 자감초,마쉬멜로와 함께 당뇨에 사용하는 뿌리 약초인 치커리(Chicory Root) 또한 장내 미생물에 중요한 약초이다
▲ 치커리 뿌리(Chicory Root)
프리바이오틱과 비타민 C를 다량 함유한 치커리뿌리는 유럽, 인디아, 이집트가 원산지로 많은 양의 치커리가 유럽에서 수입된다. 치커리는 강력한 항산화 약초, 마이크로바이엄 약초로 뿌리를 볶아 커피와 섞어 마시면 카페인 양을 줄일 수 있고 혈당수치도 조절한다.
또한 치커리 뿌리는 대변 양을 증가시켜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대변의 양과 형태가 중요한 것은 장내 미생물집단의 균형상태를 일상에서 알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특히 설사는 장내미생물의 변화가 변비 보다 심한 상태로 숫자 뿐만 아니라 다양성도 줄어 들 수 있어 치커리 뿌리 사용 등의 치료로 변의 형태를 만들어야 한다.
▷성미(性味): 고(苦), 미감(微甘), 량(凉).
▷귀경(歸經): 간, 담, 방광.
▷주요기능: 췌장 기능 회복(혈당의 세포흡수를 향상). 간기능 저하로 인한 극심한 피로, 시력저하에 사용. 소화촉진, 염증을 가라 앉히고 열을 내린다. 해독작용이 우수해 인체 독소 제거 약초로 사용한다. 소변을 촉진해 수종을 완화하고 혈액 내 콜레스테롤(LDL)수치를 내린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약초, 뜸, 침 등) 후 변화와 결과는 대변검사를 통해 알 수 있고 임상에서 환자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내용은 다음 호에 소개하겠다.
▲ 작약∙감초의 효과
대표적인 뿌리 약재인 작약(Peony)과 감초(Licorice) 역시 마이크로바이엄 약초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지통(止痛)과 프리바이오틱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상한론』에 따르면 소건중탕은 계지탕(계지, 작약, 감초, 생강, 대조)에 이당(饴糖: 군약)을 가하고 작약 양을 계지탕의 2배로 하여 완급지통(緩急止痛), 온보중초(溫補中焦)에 사용한다. 또한 근육통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갈근탕 역시 작약, 감초가 들어가 통증을 조절하고 시호소간산(柴胡疏肝散), 소요산(逍遙散)에도 공통적으로 작약, 감초가 들어가 통증을 다스린다.
작약은 간에 좋은 약초로 통증과 염증을 진정시키고 우울과 불안증상에도 효과가 좋으며 시중에는 추출물 제품들이 주로 통용된 있다. 단방으로도 활용도가 높은 작약은 아유얼베다의 스트레스 약초인 ‘아쉬와간다’ 와 비교될 수 있는 약초이다. 필자는 작약, 자감초를 빼낸 약대(작약감초환)로 각종 통증 및 위산과다, 속 쓰림(Heartburn), 스트레스 완화에 사용한다.
특히 자감초(또는DGL 감초 사용) 단독으로는 속 쓰림(Heartburn)에 사용하는데 오메프레졸(Omeprazole or Prilosec: proton pump inhibitors)을 대체할 수 있는 약재이다.
오메프레졸은 두통, 구역질, 메스꺼움, 어지럼, 위통, 변비, 설사, 잦은 방귀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장내 미생물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자감초는 이런 부작용없이 속 쓰림을 완화시킨다. 뿌리 약재인 작약과 자감초는 산제로 사용시 장내 미생물의 프리바이오틱으로 작용하며 마이크로바이엄 환경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건강의 기본이 되는 미생물집단의 균형 상태 유지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높이는 약물이 없는 상황에서 마이크로바이엄 한약, 마이크로바이엄 뜸, 마이크로바이엄 침 등 한의치료와 연구는 각종질환 치료의 근본이 될 것이다.
홍대선 원장(가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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