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구진이 당뇨병 유병기간 길수록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경희대학교병원(원장 오주형)은 최근 원내 내분비내과 이상열 교수가 2009년~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약 1500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들의 기저 혈당과 당뇨병 정도에 따른 파킨슨병 발생 위험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킨슨병 위험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공복혈당장애군은 3.8%, 유병기간 5년 미만의 당뇨병군은 18.5%, 5년 이상의 당뇨병 환자군은 61.8% 증가했다. 다양한 세부 분석 및 통계학적 보정 후에도 결과는 일관적이었다.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게재됐다.
이상열 교수는 “빅데이터 분석에 관심이 많은 다학제 연구진 간 협력을 통해 진행된 역학 연구로 당뇨병으로 인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의 증가에 대한 인과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학술적 근거”라며 “병원자료와 국가 청구자료를 이용한 빅데이터 연구는 엄청난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학계에서는 당뇨병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있어왔으며 최근 로스앤젤레스의 시더 사이나이병원에서는 당뇨병이 없는 파킨슨 환자의 치료용으로 당뇨치료제인 리라글루티드(liraglutide)를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시더 사이나이 병원 자체 환자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의 59%에서 2형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현재 해당 약물을 이용한 임상실험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남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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