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의 기가 좋아야 치료를 제대로 할 수 있어, 최소 임독맥은 통해야
한국 호흡법 쉬워서 빠르게 익혀, 하루 단 5분만 호흡해도 그 효과는 커
중의학이나 양방과 달리 과거 우리 선배들은 환자 치료를 위한 제대로 침 치료법을 배우기 전에 호흡법부터 익혔다고 한다.
침 스승님들이 최소 임맥과 독맥 정도는 기본으로 통하는 법을 알아야만 침을 잡을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의자로서 호흡이 골라야 환자의 기운을 안정 시켜줄 수 있고 임독맥이 통해야 시침 시 환자의 기를 다스릴 수 있으며 의자의 기운도 회복이 빨라진다. 의자의 강력한 기운으로 환자의 기운의 흐름을 도와주는 것, 이것이 바로 한국 한의 치료의 첫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환자들에게 침을 놓기 전에 아침마다 단 5분 만이라도 호흡을 해서 스스로의 기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 왜 호흡법인가
한국 한의학에서는 침을 놓을 때에 환자의 전체 기운을 순행시킬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호흡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기운은 승강이 있는데 이는 호흡을 통해 가장 많이 이뤄진다. 호흡이 흩어지면 승강이 안 된다. 승강은 양경을 내리고 음경은 올리는 역할을 한다. 침으로써 경락전체를 올리고 내리고는 하지만 침을 놓는 의자의 호흡이 고르지 않으면 승강이 맞지 않기 때문에 상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국 한의학에서는 의자도 환자도 모두 진료를 통해 좋아진다는 개념이 있다. 지난 호에서 말한 진공묘유(眞空妙有) 즉 의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환자는 내 기운이 좋다면 같이 좋아진다. 우리는 그냥 말만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몸으로 때우는 역할이다.
다른 나라의 한의학과 가장 다른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한국의 한의학은 항상 의자의 자기 수련을 강조한다. 유가에서 말하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와 같은 의미다.
호흡이란 육체와 영체를 맺어주는 중간 매계체로 내가 만일 몸이 좀 약해도 내 영체가 맑고 아름답다면 환자가 감응을 해 같이 좋아진다. 서로가 맘이 편한 상태가 되면서 병이 많은 부분 해결이 되게 된다.
▲ 한국 호흡법은 쉽고 간단
의사의 첫째는 믿음이 가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말이 통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환자가 의사를 만났는데 그냥 거기 가면 편안하더라 이렇게만 돼도 반은 처리된 것이다. 침이나 약을 통한 치료의 비중은 30%도 안 된다고 본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했다고 해도 자신의 침술이나 방제의 선택을 잘 해서 다 된 것이 아니고 환자와 의사의 각각의 영과 영과의 대화에서 서로 통하니까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한의사가 호흡 수련을 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는 바로 한의사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환자를 많이 보는 한의사는 수련을 하지 않으면 몸이 많이 망가지게 돼 있다. 환자와 감응하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아픈 환자와 감응을 계속하다 보면 몸까지 망가지게 되는 것이다. 호흡을 수련하면 환자와 교감하는 과정에서 환자로부터 받은 좋지 않은 영향을 치유하는 효과도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임상을 30년간 했다. 수련하는 것을 좋아해서 티베트, 인도, 중국 도가의 방법 두루 경험해봤다. 다 해 보니 우리나라의 방법이 가장 쉽고 빠르다는 것을 체험했다. 한국식 호흡수련은 시간투자를 오랫동안 하지 않아도 5분, 10분만해도 된다.
아침 환자를 보기 전 잠깐, 침을 놓고 나오면서 잠깐 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식의 장점이다. 심지어 가장 수련의 수준이 높은 상근기자는 걸어 다니면서, 놀면서도 호흡을 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이 정도 수준이 아니라도 자기가 정성 들여 5분만 잘해도 된다. 특히 침을 놓고 나면 기운을 쓴 것이기 때문에 이럴 때 한 번하면 더 좋다.
▲ 호흡의 기본적인 이론
우리 한민족의 호흡공부는 약 6,000년전 제5세 태우의 환웅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우의 환웅께서 사람들에게 가르치시기를 “필사묵념 청심조식보정(必使黙念 淸心調息保精)”이라 했다.
이 말은 반드시 묵념을 하여 머리를 고요히 하고, 마음을 맑게 하고 호흡을 조절하여 정기를 보존하라는 뜻이다. 이처럼 하면 뇌파가 고요해져서 생각이 줄어들고, 마음의 평온해지면 호흡이 저절로 이루어져서 건강해진다는 뜻이다.
『천부경』에서는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天一一 地一二 人一三)’이라 하고 삼일신고에서는 ‘지감(止感), 조식(調息), 금촉(禁觸) 이라 했다. 수련의 순서로 첫째로 지감, 둘째로 조식, 셋째로 금촉이란 뜻이다.
지감이란 안으로 일어나는 감정들, 조식은 자기의 율려에 맞는 편한 숨쉬기를 말한다. 개개인의 편한 숨쉬기란 서로의 오장육부 크기가 다르기에 각 개인마다 다르다.
지감수련으로 머리가 열리면 기경이 열려서 선천기운이 동하여 후천기운인 장부기운의 편차가 극복이 된다. 사람이란 장부의 크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숨을 쉬는 리듬은 모두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장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맞은 머리가 열리면 장부의 크기 차이가 극복이 되면서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머리가 열리고 기경이 통하면 머리가 환해지는 느낌이 들고 늘 맑고 잡념이 없고 직관력이 높아지고 덜 지친다. 간단하게 말하면 감정의 소비가 줄어든다고 본다. 감정 소모 때문에 사람이 오래 못산다. 이런 부분이 줄어든다. 특히 한국사람은 정이 많아서 감정 소모가 많다. 심장이나 장도 같이 고생한다. 머리는 맑고 심장은 따뜻해져 양기와 음기가 서로 조화된다.
▲ 호흡공부의 핵심
조선시대 북창선생의 용호비결에 예부터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조식법의 비결이 있다.
①입식면면 (入息綿綿): 들이쉬는 숨은 면면히 이어져 끊어지지 않게 하고.
②출식미미(出息微微): 내쉬는 숨은 미미하게 숨기듯이 하고 기운이 날숨을 따라서 나가지 않게 주의를 한다.
③상사신기상재제하일촌삼분지중(常使神氣相住臍下一寸三分之中): 늘 정신을 배꼽아래 1촌3분에 머물게 하고 숨을 들숨과 날숨의 전환점에서 여유 있게 쉰다.
이는 폐기(閉氣), 유기(留氣), 연식(鍊息)이라고도 하는데 들어오고 나가는 숨은 후천기운이나 전환점의 숨은 선천기운와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날숨에서 그렇기에 날숨이 더욱더 중요하다.
이것이 우리민족 숨 공부의 핵심이다 전환점에서 숨을 억지로 참고 멈추는 지식이 아니라 기도를 열어두고서 의식이 호흡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 실제적인 호흡 수련법
먼저 토납공을 하고 조식을 행한다.
①토납공: 호하고 흡이니 먼저 내쉬어서 탁기도 배출하고 들어 쉬게 되면 쉽게 아랫배(하단전)로 숨을 들이 쉴 수 있게 된다.
②조식: 흡하고 호가 되며 먼저 들이쉬고 다음에 내쉬게 된다. 숨을 여유롭게 리듬을 타듯 쉬는 것이 중요한데 항시 여유 있게 쉬면 된다.
7까지 들이쉴 수 있으면 5까지만 들이쉬고 2를 남기는데 이때 이 전환점에서 늘 마음이 하단전에 머물러야 한다. 알을 품은 암탉처럼 늘 품고 있어야 한다. 7까지 내쉴 수 있어도
5까지만 내쉬고 2를 하단전에 남겨서 계속 배양해간다.
종자돈처럼 5이면 3까지, 7이면 5까지, 9이면 7까지 여유를 두고 숨을 쉰다.
호흡 시 자세는 눈은 반개하고 의식은 뒤통수 쪽으로 돌리고 반가부좌하되(양반다리) 체중을 발목 현종혈에 둔다. 내공이 쌓여서 호흡이 길어지기전에는 결코 결가부좌 하지않는다
한번에 이런 방법으로 15분 이상 수련하면 좋으며 하루 생활 중 틈틈이 위의 요결들을 잊지 않고 잘 지켜가면 몸과 마음이 변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호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 한의학의 침법에 대해 살펴보겠다. 기경과 12경맥, 장부의 차이점, 이에 따른 침법과 운영법에 대해 설명한다. 언제 기경, 12경락, 장부에 병이 드는지 구별하는지 각 상황에 맞는 침법 등에 대해 알아보겠다.
홍순호 교수(사우스배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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