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 우울증 환자를 대할 때에는 항상 환자의 자살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환자가 현재 양방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지 확인하고 만일 치료를 받고 있지 않고 있다면 반드시 정신과로 환자를 진료의뢰한 뒤, 양방과 함께 협진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우울증에 대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게재한 바 있으나 최근 해당 질환에 대한 진료지침이 개정돼 다시 소개한다.
▲ 정의
우울증은 슬프고 공허하거나 과민한 기분이 있으며 개인의 기능 수행 능력에 영향을 주는 신체적·인지적 변화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루 대부분 우울한 기분, 일상 활동에 대한 흥미 저하, 즐거움의 저하 등을 보이고, 사회적, 직업적, 기타 중요한 기능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장애를 야기한다.
주요우울장애는 2주 이상의 우울한 기분 혹은 활동에서의 흥미와 즐거움의 감소와 함께 수면, 식욕, 피로, 집중력, 자살사고 등 4가지 이상의 기타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
▲ 한의학적 진단
한의학에서는 ‘주요우울장애’ 혹은 ‘우울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우울증과 가장 유사한 개념으로는 울증과 전증이 대표적이다.
이중 양방의 신경증적 우울은 울증과 가장 가깝다. 기울, 전증, 탈영실정, 허로, 불면, 불사식 등도 연관이 있다. 울증의 주요 원인은 정지불서, 칠정소상, 외감, 음식내상 등으로 이 중에서도 특히 중요 원인은 정지소상이다.
특히 한국인은 우울한 기분보다는 두통, 가슴 답답함, 복부 불편감, 식은땀, 오한, 상열감, 입마름 등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빈도가 높다.
▲ 서양의학적 진단
널리 사용되는 우울증의 진단 체계는 크게 DSM-5와 ICD-10이다. DSM-5는 우울한 기분과 흥미 또는 쾌감의 상실 및 4개 이상의 부가적인 인지, 행동, 신체 증상이 2주 이상의 기간 동안 지속될 경우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DSM-5에서는 우울장애를 △주요우울장애 △지속성 우울장애 △월경전기 불쾌장애 △파괴적 기분조절곤란장애 △물질/약물 유발 우울장애 △기타 의학적 상태로 인한 우울장애 등으로 분류한다.
또한 ICD-10에서는 △우울증적 삽화(경미, 중등도, 심각) △반복적 우울삽화 △불쾌 기분장애 등으로 각각 분류한다.
▲ 다른 질환과의 감별
우울증이 의심되면 우선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에 대한 감별 진단이 우선시돼야 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의 내분비 질환 및 기타 내과 질환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고,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치매와 같은 신경과적 문제에서도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또한 화병도 우울증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화병연구센터 역학조사에서 첫 회기 방문 당시 화병과 같이 진단된 질환을 보면 주요우울장애 63.8%, 범불안장애 17.4%, 공황장애 11.8%, 감별불능 신체형장애 8.7% 등으로 주요우울장애가 흔히 동반됐다.
▲ 한의학적 치료
▷한약: 치료원칙은 이기개울이다. 실증의 경우 어혈, 화, 담결, 습체, 식적의 동반 여부를 파악해 활혈, 강화, 화담, 거습, 소식한다. 허증은 손상된 장부, 기혈, 음양의 상태에 따라 양심안신하거나 보익심비, 자양간신한다.
우울증은 경과가 비교적 길기 때문에 약성이 강한 약재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침 치료: 임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침법을 조사한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n=712)의 76.40%가 ‘체침’을, 31.46%가 ‘사암침법’을 각각 활용했다.
증상 치료를 위해 자주 활용하는 경락은 수소음심경(53.09%), 족궐음간경(45.51%), 수궐음심포경(42.98%)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또한 다빈도로 활용하는 경혈은 백회(65.87%), 신문(54.07%), 내관(53.37%), 합곡(44.68%), 삼음교(38.76%), 태충(33.87%), 족삼리(32.87%), 단중(28.37%), 사신총(26.97%) 등 순으로 나타났다.
-간기울결: 태충, 내관, 신문을 사법 또는 평보평사한다.
-간울담결: 합곡, 태충, 중완, 풍륭, 내관을 사법으로 치료한다.
-간울비허: 태충, 태백, 중완, 족삼리, 신문을 평보평사한다.
-기체혈어: 간수, 격수, 혈해, 삼음교를 사법으로 치료한다.
-간신음허: 태계, 조해, 삼음교, 백회, 간수, 신수를 보법으로 치료.
▲ 증상에 따른 치료 혈위
-불면증: 신정, 사신총, 본신, 신문, 삼음교(전침 사용할 수 있음).
-기면증: 수구, 은백.
-불안증: 중완, 단중, 통리, 내관, 삼음교, 태충.
임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침법을 조사한 한의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n=712)의 76.40%가 ‘체침’을, 31.46%가 ‘사암침법’을 각각 활용했다.
증상 치료를 위해 자주 활용하는 경락은 수소음심경(53.09%), 족궐음간경(45.51%), 수궐음심포경(42.98%)순으로 각각 나타났으며, 다빈도로 활용하는 경혈은 백회(65.87%), 신문(54.07%), 내관(53.37%), 합곡(44.68%), 삼음교(38.76%), 태충(33.87%), 족삼리(32.87%), 단중(28.37%), 사신총(26.97%) 등 순으로 나타났다.
조남욱 기자(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