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은 한국의 경우 65세 인구의 약 80%가 방사선 소견상 퇴행성 관절의 증후가 보이고 이 가운데 약 60%정도가 임상 증상을 갖고 있다. 또한 세계 인구의 약 3.6%는 퇴행성 슬관절염을 앓고 있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증상도 더 심하다. 호발 연령은60세 이상에서 증가한다.
▲ 발병 기전 및 분류: 초기에 관절 표면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연골이 갈라지고 원섬유 형성과정 이후 연골하골이 노출되며 경미한 통증이나 강직을 호소한다. 진행되면서 관절 운동 장애와 염발음, 종창 등이 동반할 수 있고 휴식 시 경감됐다가 활동 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1차성: 확실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원발성. 나이, 성별, 비만, 유전 등이 원인.
▷2차성: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속발성. 외상, 선천적 질환, 대사성 질환(당뇨, 윌슨씨병 등), 염증성 질환, 류마티스나 통풍과 같은 만성 관절염, 신경병증성 관절 질환 등이 원인.
▲진단 및 평가
▷이학적 검사(Patrick test): 환자의 건측 무릎 위에 환측 발이 오게 하기 위해 환측 무릎을 굴곡 시킨 후 고관절을 굴곡, 외전, 외회전 시킨다. 이때 환측 무릎을 눌러 대퇴골을 골반에 고정하면서(다리의 모양은 4자) 고관절의 통증여부를 확인한다. 이어 건측의 전상장골극(ASIS)을 동시에 눌러주면서 천장관절의 통증 여부를 관찰한다. 만약 고관절이 아프면 퇴행성 관절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등을, 천장관절이 아프면 천장관절 질환을 각각 의심해볼 수 있다.
▷평가지표: ①WOMAC(Western Ontario and McMaster Universities osteoarthritis index) 고관절이나 슬관절을 포함한 하지 골관절염 관련한 장애를 평가하기위한 도구. 통증 지수를 측정해 전체 관절기능의 점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사용. ②HAQ(Health assessment questionnaire): 최초의 기능적 상태나 장애를 자기 보고에 의해 평가하는 도구. 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기능적 동작을 측정해 삶의 질을 평가하고자 개발. 현재는 류마티스관절염, 골관절염, 루프스, 건선성관절염 등의 임상 실험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 일상생활의 활동수행에 어려운 정도를 평가해 건강관련 삶의 질과 신체 기능 및 장애를 평가.
▲ 한의학적 정의: 퇴행성 고관절염 및 수지관절염은 비증, 역절풍, 각기 등으로 이해한다.
▷비증: 비(痺)란 조폐불통 의미. 칠정과 생활환경 및 섭생이 비증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 비증은 허약, 기혈부족, 영위불고 등의 상황에 외인인 풍한습의 사기가 침입해 발생하거나 담탁어혈 등 병리적 산물이 경락을 따라 관절, 경맥으로 침입해 발생.
▷역절풍: 풍한습이 기혈과 상박, 응체하면서 발생. 전신 관절 부종 및 국소적 홍종이 발생하며 야간에 더 심해지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 운동 장애 및 단기, 자한 등을 동반.
▷각기: 수습이 기본 원인이나 유발상황에 따라 내인과 외인으로 구별. 초기엔 증상을 자각치 못하고 족부에서 시작, 전신에 유주. 퇴부로부터 슬·경·과에 이르기까지 굴신부전 혹은 완비, 변급, 부종, 창동.
▲한의학적 진단 및 평가: 퇴행성 고관절염·수지관절염은 임상표현에 근거해 한의학에서는 행비, 통비, 착비, 열비, 어혈비, 허비 등으로 구분.
▷행비: 풍한습 사기 중 풍사가 승한 경우 유주성 통증. 초기엔 국소 부위 동통종창 및 관절의 굴신제한이 나타나며 주로 인체 상부인 상지, 견배부에 잘 발생.
▷통비: 통증이 비교적 심하고 통증 부위가 일정하며 따뜻하게 하면 통증이 감소.
▷착비: 습사가 편승한 경우. 지절동통, 통처고정 등의 특징. 통비와 비교하면 통증은 심하지 않으나 점체중탁함.
▷열비: 열사가 침범하거나 외상 후 어조화열해 지절이 발적, 발열, 동통한 증상.
▷어혈비: 외상이나 비증이 오래도록 낫지 않아 기혈이 응체돼 어반, 피하결절, 관절종통, 굴신불리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
▷허비: 질병이 오래도록 낫지 않고 사기가 침입하면 기혈이 손상되고 간신이 허손해져 근골에 영양공급을 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 기혈허형, 양허형, 음허형 등.
▲ 한의 치료
▷침: 퇴행성 관절염의 관절 강직, 통증, 운동제한 등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 만성기에 비해 급성기엔 관절의 염증 반응으로 인해 환부 주위 경혈 자극이 관절을 일시적으로 자극할 수 있으므로 시술 부위와 깊이, 강도 등을 신중히 선택해 시술한다. 일반적으로 풍승하면 침자를 위주로 하고 한승하면 온구, 습승하면 온침을 각각 위주로.
①기본 치료혈: 비수, 간수, 척택, 곡지, 견우, 천종 등. ②퇴행성 수지관절염에서 수지동통구련 증상에는 팔사, 심소해. ③퇴행성 고관절염에서 관부(엉덩이 및 고관절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환도, 거료, 질변, 위중, 양릉천, 풍시.
▷한약: 비증, 역절풍, 각기의 약물치료를 기준으로 활용. 대표 처방으로는 대강활탕, 소풍활혈탕, 대방풍탕, 영선제통음, 방풍통성산 등을 기본방으로 증상과 병증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조남욱 기자(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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