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 요통환자는 흔히 보는 환자 유형이다. 또한 요통으로 척추수술을 받은 뒤 여전히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일반 요통환자보다는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다.
이런 환자들의 차트를 작성할 때는 간혹 당황할 수가 있다. 이미 양방 수술을 한 환자이므로 서류작성 시 진료계획이나 진단 특히 한의학적 진단 등이 생각나지 않을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규칙만 미리 알아 두면 생각보다 쉽게 차트를 작성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척추수술을 이미 한 환자의 진단, 치료, 진료계획 등과 함께 이 환자들의 차트나 메디컬 리포트를 작성할 때 알아 두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근거자료: 2020년 10월 발간된 한국의 ‘요추 수술후 한의치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내용)
▲ 요추 수술 후 증후군 환자란?
요추 수술 후 증후군은 ‘요추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증상’으로 정의한다.
요추 수술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추간판탈출증 및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인해 수술받은 환자를 중심으로 모든 요추 수술 후 회복이 필요한 환자를 포함한다.
또한 수술 직후의 환자부터 수술 후 재활기 환자, 수술 후 만성통증 증후군(Postoperative pain syndrome), 척추 수술 후 실패 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 범주내 수술 후 지속 또는 재발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수술 후 만성통증(Chronic pain after surgery)이란 △통증은 반드시 수술 이후 발생한 것이어야 한다 △통증은 적어도 두 달 이상 지속돼야 한다 △통증의 원인이 될 만한 다른 요인은 없어야 한다 △통증이 수술 이전 상태로부터 기인했을 가능성은 배제돼야 한다 등이다.
수술 후 실패 증후군의 정의는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수술 후 여전히 통증이 남아있을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 진단 및 평가
한의학적으로 요추 수술 후 환자는 비증의 범주에 속한다. 수술 후 시기 및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변증 진단해 기체증, 혈어증, 한습증, 기혈양허증, 신허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요추 수술 후 환자의 통증, 기능회복, 신경인성 증상 잔존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한 세밀한 진찰이 필요하다. 환자의 병력, 증상, 신경학적 검사, 이학적 검사 그리고 기본 X-ray 검사를 통한 척추의 배열 상태 확인, 추가적인 영상진단 등이 필요하다.
▲ 추간판탈출증
(1) 신체 검진
① 자세 및 척추외관 검사: 추간판 탈출증이 있는 환자는 신경근이 압박되는 방향과 형태에 따라 측만의 형태를 취하고, 고관절이나 무릎은 방사통이 있는 쪽을 굴곡하는 경향이 있다.
② 운동범위 검사: 신경근이 압박되면 관절운동의 법위가 제한된다, 이는 신경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굴곡 시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며 때로는 국소 압통과 근육의 긴장이 나타나기도 한다.
③ 근력검사: 신경근 압박이 있는 곳의 근력이 약화되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실시한다.
④ 감각검사
(2) 이학적 검사
① 하지 직거상 검사(Straight Leg Raising Test): 방사통이 나타난 쪽 하지를 무릎이 신전된 상태로 들어올린다. 정상적인 경우 통증이나 경직 없이 80° 정도로 하지를 신전할 수 있다. 30∼70° 정도에서 통증이 나타나면 양성이며, 이 때 허리의 국소통증이나 하지 방사통이 나타난다면 신경근 병증을 의심할 수 있다.
② 건측 하지 직거상 검사(Well Straight Leg Raise Test): 환측이 아닌 건측 하지에서 하지 직거상 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30∼70° 정도에서 통증이 나타나면 양성이며, 이 경우 큰 중심성 추간판 탈출증을 의심할 수 있다.
③ 족관절 배굴검사(Bragard Test): 하지 직거상 검사와 동일하게 하여 통증이 유발되면 5° 정도 낮춘 다음 발목을 족배굴곡시킨다. 좌골신경통이 재현되는 것으로 하부 요추의 신경근 병증을 의심할 수 있다.
④ 튕김징후 검사(Flip sign test): 환자를 침상 위에 걸터앉게 한 후 슬관절을 신전시킨다. 상체가 뒤로 젖혀지면서 허리 통증이나 하지 방사통을 호소하면 하부 요추 추간판 탈출증을 의심할 수 있다.
⑤ 대퇴신경 신장 검사(Femoral stretch test): 환자를 복와위로 눕혀, 무릎을 굴곡시킨 상태로 고관절을 신전 시키는데, 이 때 대퇴부에 방사통이 나타나면 상부 요추의 추간판 탈출증을 의심할 수 있다.
(3) 척추관 협착증
① 병력 청취: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인 신경인성 파행을 확인하기 위해 아래의 사항들을 확인한다.
∙ 얼마나 멀리 걸을 수 있는지
∙ 걷지 못하는 직접적인 원인 증상이 무엇인지
∙ 어떤 자세에서 증상이 나타나고, 어떤 자세에서 완화되는지
∙ 쉬고 나서 다시 걸을 수 있는지
② 신체 검진: 사지의 신경학적 검사는 협착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어 상당히 진행하지 않은 이상 큰 의미는 없다. 감각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고, 신경학적 검사상 아무 이상이 없을 수 있다. 하지 직거상 검사 또한 심한 요통 및 방사통에도 불구하고 음성인 경우가 많다. 심부건반사(Deep tendon reflex)는 일반적으로 저하되어 있다.
▲진단 검사시 사용하는 검사척도
(1) 숫자통증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
전반적인 통증의 강도를 평가하는데 사용되며, 환자가 자신의 통증 정도에 해당되는 숫자를 주어진 숫자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며, 0에서 10까지의 숫자를 사용한다. NRS의 점수가 높을수록 심한 통증 정도를 의미한다.
(2) 시각통증척도(Visual Analogue Scale, VAS)
전반적인 통증의 강도를 평가하는데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아무런 표시도 없는 10cm의 가로방향의 직선을 사용하여,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통증 정도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VAS의 점수가 높을수록 심한 통증 정도를 의미한다.
(3) Oswestry 장애 척도(Oswestry Disability Index, ODI)
요추 수술 후 기능적 결과를 측정하는데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총 10문항으로 구성되며, 1문항 당 5개의 선택지가 있으며, 각 0~5점으로 평가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정도가 많음을 의미하며 90%의 신뢰도를 가진다.
(4) Roland Morris 장애 설문지(Roland Morris Disability Questionnaire, RMDQ)
척추 질환에 관련된 기능을 평가하는데 널리 쓰이고 있다. 총 24문항으로 구성되며, 1문항당 예(1점), 아니요(0점)의 두가지 선택지로 구성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장애정도가 많음을 의미한다. ODI에 비해 물리적 기능의 척도로 더 나은 유효성을 보인다.
(5) 통증 없이 걷는 거리 (Pain-free walking distance)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환자가 통증 없이 얼마나 걸을 수 있는지를 평가하여 예후판단에 이용한다. 통증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길수록, 예후가 좋음을 뜻한다. 추가적으로 공포에 대한 회피반응을 평가하여 치료방안 마련에 참고한다.
(6) 공포 회피 반응 설문지(Fear Avoidance Beliefs Questionnaire, FABQ)
16개의 설문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요통이 있는 개인의 공포와 회피를 정량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상생활과 관련된 5문항, 직업생활과 관련된 16문항으로 구성되며, 1문항 당 0-6점까지로 평가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공포 반응이 큰 것으로 판단되며, 예후 판단 및 적절한 치료를 고려할 때 임상적으로 도움이 된다.
조남우기 기자(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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