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대표 증후 경계정충(驚悸怔忡) 기준, 각 증상을 유형별 구분해 진단
COVID-19 대유행 이후 특히 임상에서 불안장애(Anxiety Disorder) 환자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신과 전문으로부터 불안증 진단을 받아 생활하다 다른 이유로 한의원을 찾게 되는 경우라면 다행이지만 전문의로부터 불안증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환자 자신의 판단으로 불안증을 의심하는 경우 진단 및 진료 등이 막막한 경우가 있다. 특히 자신의 전공이 심리학 등이 아니라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이번호에서는 불안장애 환자의 한의학적 진단 및 검사법 등에 대해 지난 2020년 한국한의학진흥원에서 발간한 ‘불안장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통해 알아본다.
▲ 서양의학에서의 불안장애
만성적으로 걱정이나 근심이 많아 여러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을 바로 ‘불안장애’라고 한다.
말 그대로 불안한 느낌이 지나치고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된다. 취업, 경제적 문제, 학업이나 건강 등으로 인한 여러 종류의 걱정이나 불안, 근심 등 구체적인 경우도 있지만 무언가 끔찍한 일이 발생할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나 근거 없는 불안을 갖기도 한다.
이로 인해 항상 긴장 상태에 있으며 자율신경이 날카로워져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고 일상생활에 도 장애가 많이 생긴다.
인구의 25% 정도가 불안 장애를 겪으며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많다. 불안 장애와 우울증이 함께 발병하는 경우도 잦은 편이다.
서양의학의 기준에서의 불안장애는 관련 개별 단위질환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며 ICD-10을 기준으로 한 범주에서는 ‘극도의 공포, 불안 및 관련된 행동 장애의 특징을 지닌 질환들’이 포함된다고 정의한다.
불안이란 미래의 위협에 대한 예측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고 공포는 실제로 있거나 혹은 지각된 즉각적인 위협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각각 구분한다.
불안장애 관련 주요 질환은 공포성 불안장애에 각각 광장공포증,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등이 있고 기타불안장애에 공황장애, 범불안장애가 있다. 또한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각각 분류돼 있다.
▲ 불안장애의 한의학적 해석
불안장애를 한의학적으로 명확하게 정의한 것은 없다. 하지만 불안장애에서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으로 유추해볼 수는 있다. 경계(驚悸)·정충(怔忡)은 유발요인에 정서적인 면이 고려되고 증상적인 면에서도 심리적 불안감과 자율신경계 증상을 표현하는 것으로 불안장애를 한의학적으로 표현한 대표적 증후에 해당한다.
그리고 기증(氣證)의 몇 가지 증후에서 불안장애의 증상을 표현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울(氣鬱)은 침울하고 안정되지 않은 정서적인 면에서 상기증(上氣證) 및 단기증(短氣證)에서는 호흡과 관련된 가슴증상에서 불안장애의 임상적 증상을 표현한다.
증상적 분류에서도 계심통(悸心痛), 마비(痲痹), 불면(不眠), 두통(頭痛), 도한(盜汗), 구갈(口渴), 진전(振顫), 현훈(眩暈), 매핵기(梅核氣), 설사(泄瀉), 안혼(眼昏), 허로(虛勞) 등의 증후 범주에서 불안장애의 다양한 증상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변증유형은 불안장애의 대표적인 증후인 경계정충(驚悸怔忡)을 기준으로 각각의 심리적 신체적 증상 특징을 유형별로 구분하여 각각 심담허겁(心膽虛怯), 심기허(心氣虛), 심혈허(心血虛), 심양부진(心陽不振), 심혈어조(心血瘀阻), 담탁조체(痰濁阻滯), 음허화왕(陰虛火旺), 수기능심(水氣凌心), 심비양허(心脾兩虛)로 각각 구분 변증이 가능하다.
▲ 불안장애 진단 및 평가
불안장애의 양방적 평가도구: 일반적으로 정신과 및 심리학과에서 사용하는 DSM-5 이외에도 불안장애의 평가에 사용되는 다양한 도구가 있다.
단 주의할 점은 모든 심리 및 정신과용 진단도구는 질문 및 응답 시 사회문화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환자가 사용하는 언어로 변환된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 주의해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HAM-A(Hamilton Anxiety Rating Scale): 신경증적 불안 상태를 평가하려는 목적으로 1959년에 개발된 반구조화된 면담 평가도구로 총 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불안한 기분, 긴장감, 두려움, 불면, 인지적 기능, 우울, 면담 시 행동을 포함하는 정신적 요인과 신체적-심리적 요인의 2요인으로 구분되었다. HAM-A는 치료의 결과를 측정하는데 많이 사용된다. 각 문항 당 0~4점으로 평정하며, 총점은 0~56점까지이다.
▷BAI(Beck Anxiety Inventory): 정신과 집단에서 호소하는 불안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로 불안의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영역을 포함하는 21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우울증으로부터 불안을 구별내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각 항목마다 0~3점으로 평정하도록 되어 있다. 총 합산점수는 21~63점까 지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불안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22~26점은 불안 상태, 27~31점은 심한 불안 상태, 32점 이상은 극심한 불안 상태로 평가한다.
조남욱 기자(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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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 진단 기준>
(심계 및 정충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변증 |
증상 |
심담허겁 (心膽虛怯) |
쉽게 깜짝 놀라고 깨고 잠을 잘 자지 못하며 꿈이 많고 앉으나 누우나 불안하고 잘 놀라고 쉽게 분노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소화가 안되며 입맛이 없고 나쁜 소리를 듣고 쉽게 잊어버리며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짧고, 땀을 많이 흘리며 머리가 어지럽고 사지에 부종이 있으며 맥은 세약(細弱)하고 설은 담홍하고 태는 박백함. |
심기허 (心氣虛) |
몸이 피로하고 기운이 없고 말하는 것이 힘이 없고 호흡이 짧고 불안감을 호소하고 얼굴색이 창백하며 땀을 많이 흘리며 손발이 차며 머리가 어지럽고 하품을 잘하고 한숨을 잘 쉬며 가슴이 번거롭고 답답하며 맥은 세약(細弱)하고 설은 담홍(淡紅)이고 태는 박백(薄白)함. |
심혈허 (心血虛) |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하고 얼굴색이 윤택하지 않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몸이 피로하고 기운이 없고 몸이 피로하지만 잠을 적게 자고 사지에 힘이 없고 불안하며 입술 색이 옅고 맥은 세약(細弱)하고 설은 담홍(淡紅)이고 태는 박백(薄白)함. |
심양부진 (心陽不振) |
온몸이 차갑고 호흡이 짧고 땀을 많이 흘리며 식사량이 적고 얼굴색이 창백하며 소변을 자주 보지 않고 색이 맑으며 한 번에 많이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대변이 묽고 가슴이 답답하며 맥은 침세(沈細)하며 삭(數)하고 설질은 홍(紅)이고 태는 백(白)임. |
심혈어조 (心血瘀阻) |
얼굴색이 어둡고 입술과 손톱이 새파랗고 가슴이 답답하며 불편하고 온몸이 차갑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짧고 곤란하며 맥은 삽(澁) 혹은 결대(結代)이고 설은 자암(紫暗)이며 어반어점(瘀斑瘀點)이 있음. |
담탁조체 (痰濁阻滯) |
식사량이 적고 배가 빵빵하면서 그득하고 가래가 많고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를 하고 몸과 마음이 답답하여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대변이 굳고 소변이 황적색이고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가슴이 답답하고 잠을 잘 자지 못하여 호흡이 짧으며 맥 은 현활(弦滑)하고 설태는 백니(白膩) 혹은 황니(黃膩)함. |
음허화왕 (陰虛火旺) |
손발바닥과 가슴에 열감을 느끼며 주기적으로 열이 나며 밤에 식은땀을 흘리며 잠을 잘 자지 못하고 꿈이 많고 머리가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들리며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힘이 없고 입 과 목이 건조하며 대변이 건조하고 소변의 양이 적으며 황색이고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를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맥은 세삭(細數)하고 설은 홍(紅)하며 소태(少苔)함. |
수기능심 (水氣凌心) |
숨이 헐떡거려 편하게 누울 수 없으며 하지에 부종이 생기고 목이 마르지만 물을 마시고 싶지 않으며 식사량이 적고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입맛이 없고 맑고 묽은 가래를 내뱉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온몸이 차갑고 어지러우며 가슴이 답답하며 맥은 현활(弦滑)하고 설은 담반(淡胖)하며 태는 백활(白滑)함. |
심비양허 (心脾陽虛) |
잘 잊고 얼굴색이 밝지 않고 몸에 힘이 없으며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하고 땀을 많이 흘리며 숨이 짧고 식사량이 적고 배가 잘 빵빵해지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대변이 굳으며 맥은 세약(細弱)하고 설질은 담(淡)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