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약 등 한의치료와 함께 여러 평가 도구로 치료 효과 확인
알레르기 비염, 만성으로 전환 시 다른 질환 동반, 치료∙예방 중요해
지난호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와 한의학적 이해, 진단 및 감별 방법, 변증 등에 대해 살펴봤다. 계속해 이번호에서는 실제로 진료와 관련된 정보 및 자신의 진료결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데 도움을 두는 평가도구 등을 알아보겠다.
▲ 경과와 예후
알레르기 비염은 성인이 되면서 약 20%에서 증상이 자연 소실된다. 이외에는 평생동안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서 적절한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만성 비염과 비슷한 변화를 보이게 되고, 중이염, 비용종, 부비동염, 후각소실, 만성기침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만성적인 코 막힘으로 인해 계속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얼굴의 모양이 길어지는 아데노이드 얼굴을 보일 수도 있다.
아토피피부염, 천식과 같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많이 동반되는데, 연구에 따르면 천식이 있으면서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경우는 80%에 이르며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서 임상적으로 천식이 있는 경우는 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한의학적 치료방법
알레르기 비염은 외감풍한(外感風寒), 비폐기허(脾肺氣虛), 비위습열(脾胃濕熱), 신기부족(腎氣不足)으로 변증해 처방할 수 있다.
-외감풍한: 소청룡탕, 삼소음, 갈근탕, 계지탕, 향갈탕, 가미통규탕, 창이자산 등.
-비폐기허: 온폐지류단, 맥문동탕가감, 보중익기탕가감, 당귀사역가오수유생강탕, 청상보하환, 백합고금탕 등.
-비위습열: 갈근해기탕, 청비탕, 형개연교탕, 신이청폐음, 여택통기탕 등.
-신기부족: 육미지황탕, 신기환합창이자산.
알레르기 비염의 한약치료는 실증의 경우 화열(火熱), 허증의 경우 폐기허한(肺氣虛寒), 폐비기허(肺脾氣虛), 신원휴허(腎元虧虛)로 변증해 치료한다. <표1 참조>
<표1. 알레르기 비염의 한약처방>
변증 |
치법 |
처방 |
약물 |
화열 (火熱) |
청폐위열(淸肺胃熱) 강화열(降火熱) |
신이청폐음(辛夷淸肺飮) 형개연교탕(荊芥連翹湯) 여택통기탕(麗澤通氣湯) |
사삼(沙蔘), 상백피(桑白皮), 패모(貝母), 황금(黃芩), 과루인(瓜蔞仁), 어성초(魚腥草), 금은화(金銀花), 길경(桔梗) |
폐기허한 (肺氣虛寒) |
조화폐기(調和肺氣) 거한산사(祛寒散邪) |
계지탕(桂枝湯) 삼소음(蔘蘇飮) 소청룡탕(小靑龍湯) 갈근탕(葛根湯) |
|
폐비기허 (肺脾氣虛) |
보비익폐(補脾益肺),산풍리규(散風利竅) 위주로 배토생금(培土生金) |
옥병풍산(玉屏風散) 가감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가감 |
황기(黄芪), 방풍(防風), 백출(白朮), 오미자(五味子), 당귀(當歸), 복령(茯苓), 창이자(蒼耳子), 신이(辛夷), 선태(蟬蛻), 백지(白芷) |
신원휴허 (腎元虧虛) |
온폐신(溫肺腎) 승비양(昇脾陽) 산풍한(散風寒) |
마황부자세신탕(麻黃附子細辛湯)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 |
제부자(製附子), 육계(肉桂), 산수유(山茱萸), 승마(升麻), 세신(細辛), 형개(荆芥), 숙지(熟地), 황기(黄芪), 백출(白朮), 당귀(當歸) |
▷중국 임상진료지침: 중국 임상진료지침에서는 변증시치(辨證施治)이론에 입각해 신양허(腎陽虛), 폐기허(肺氣虛), 비기허(脾氣虛), 폐열(肺熱) 등 4가지 변증으로 분류 이에 따른 처방을 사용한다. <표2 참조>
<표2. 알레르기 비염의 중국 임상진료지침>
진단 |
치료 |
방제 |
Kidney-yang deficiency (腎陽虛) |
Warming yang and invigorating the kidney(溫陽益腎) |
Jin Gui Shen Qi Wan(金匱腎氣丸) You Gui Wan(右歸丸) |
Lung-Qi deficiency(肺氣虛) |
Warming the lung to dissipate cold(溫肺散寒) |
Xiao Qing Long decoction(小靑龍湯) Guizhi decoction(桂枝湯) Yupingfeng granule(玉屛風散) Cangerzi granule(蒼耳子散) |
Spleen-Qi deficiency(脾氣虛) |
Replenishing Qi to invigorate the spleen(補氣益脾) |
Decoction of 4 noble(四君子湯) Bu Zhong Yi Qi decoction(補中益氣湯) Shenling Baizhu decoction(參苓白朮散) |
Lung heat(肺熱) |
Clearing lung-heat(淸肺熱) |
Xin Yi Qing Fei Yin(辛夷淸肺飮) |
▷외치법: 한때 미국에서도 콧물제거용 외용약을 비강에 넣어 비염 환자 등의 콧물을 빼는 방법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 같은 방법이 외치법으로 창이자, 신이, 황기, 백지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본초다. 혈위첩부요법(穴位貼敷療法)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세신, 백개자, 감수, 현호색 등을 폐수, 대추, 비수 등 주로 배수혈에 첩부해 치료하는 방식이다.
▷침구요법: 침법(鍼法)과 구법(灸法)은 모두 혈위의 자극을 통해 경락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치료 작용을 나타낸다. 침 치료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SP(Substance P), VIP(Vasoactive Intestinal Peptide), total IgE 수치를 감소시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개선시킨다는 다수의 논문이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침 치료 시 백회(百會), 상성(上星), 전정(前頂), 두유(頭維), 인당(印堂), 영향(迎香), 거료(居髎), 인중(人中), 풍지(風池), 풍부(風府), 대추(大椎), 풍문(風門), 중부(中府), 곡지(曲池), 외관(外關)(灸), 태연(太淵), 어제(魚際)(灸), 합곡(合谷) 등이 대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온경산한(溫經散寒), 통경활락(通經活絡), 부양고탈(扶陽固脫) 작용을 하는 구법(灸法)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코 증상을 개선시키고 삶의 질도 개선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전 소개한 혈자리 외에 고황(膏肓), 명문(命門), 신주(身柱), 폐유(肺兪), 신유(腎兪), 족삼리(足三里) 등에도 뜸을 사용한다.
이 방법 이외에도 비강 내 광치료, 초나 치료 등을 비염환자들에게 적용하기도 한다.
▲ 전반적인 증상 평가
환자의 코 증상을 평가하는 도구로는 비강 증상 개선도를 평가하는 TNSS(Total Nasal Symptom Score), 환자가 말로 통증정도를 평가하는 VNRS(Verbal Numerical Rating Scale) 등을 많이 사용한다.
또한 코 증상 외의 증상을 포함한 전반적인 알레르기 비염 관련 증상 평가도구로는 전체적인 비강 증상을 평가하는 TNNSS(Total Non-Nasal Symptom Score), 비염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SSSR(Severity Scoring Systems of Rhinitis) 등도 있다.
이 가운데 TNSS가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평가하는 대표도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평가법은 콧물, 비충혈, 가려움증, 재채기 등 4가지 증상을 평가척도로 사용한다. 무증상은 0점, 증상은 있으나 곤란을 느끼지 않는 정도를 1 점, 약간의 곤란을 느끼나 일상생활이나 수면에 방해를 주지 않는 정도이면 2점,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수면에 심각한 장애가 생기는 정도는 3점으로 해 치료 시작일과 치료 후 각 증상에 대한 중증도의 평균값을 비교하거나 4가지 증상에 대한 중증도 증상을 합한 값을 비교해 평가한다.
▲삶의 질 평가
비염의 삶의 질을 묻는 평가에는 RQLQ(Rhinoconjunctivitis Quality of Life Questionnaire), MOS(Medical Outcomes Study), SF-36(36-item Short-Form Health Survey)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자주 사용되는 평가에 대핸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RQLQ: 평가항목에는 일상생활(3문항), 수면상태(3문항), 코 증상(4문항), 전신증상(6문항), 활동력상태(4문항), 감정상태(4문항), 눈 증상(4문항) 등이 있다. 비염이 삶의 질에 미친 영향을 각 문항 별로 0점부터 4점까지 부여해 각 문항들의 빈도와 중요도(점수)를 계산한다.
▷SF-36: 총 36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신체적 기능, 신체적 역할 제한, 통증, 일반 건강, 활력, 사회적 기능, 감정적 역할제한, 정신건강 등 8개의 항목을 이용해 삶의 질과 건강수준을 측정한다.
▲ 양방치료
많은 환자들이 한의원에서 비염을 치료받고 싶다고 말할 정도면 대부분 양방진료를 받은 적이 있거나 받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때 양방에서 관련 질환에 대해 어떠한 진료를 받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한의학적 진료계획을 세우거나 환자에게 증상설명, 예후 등을 이야기해 줄 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회피요법: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이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대부분은 환경변화나 약제의 사용 여부, 계절적 요인 등에 따라 증상이 호전 또는 악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환자의 증상이 호전된 이 후 반드시 환경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한다. 집 먼지 진드기의 경우 가구류, 침구류 등을 규칙적으로 세탁하고 집안의 습도를 낮추며, 동물 항원이나 바퀴벌레 항원은 모두 제거한다. 또한 곰팡이 항원도 청소와 습기 제거를 통해 통제해야 한다.
▷약물요법: ①비점막수축제: 비점막의 부종을 감소시켜서 코막힘을 완화한다. 노인환자에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다른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코막힘의 경우에만 사용한다. MAOIs (monoamine oxidase inhibitors)와 같이 사용하면 안 되며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심한 관상동맥질환, 양성 전립선비대에 사용 금지한다.
②항히스타민제: 알레르기 비염의 1차 치료제로서 소양감, 재채기, 콧물 증상 감소시키는 데에 효과적이다. 처음에 로라타딘(loratadine)이나 펙소페나딘(fexofenadine) 등을 사용한다.
③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알레르기 비염의 중요한 염증 매개체인 류코트리엔이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제로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서 코 증상과 눈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효과는 항히스타민제와 비슷하나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에 비해서는 효과가 낮다.
④스테로이드제: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는 알레르기 비염과 관련된 소양감, 재채기, 콧물, 코막힘 증상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제이다. 효과가 즉각적이지는 않으나 투여 2~3주 후에 효과가 최대에 도달한다.
조남욱 기자(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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