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약물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반 인지행동치료(CBT-I)’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개발한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가 독일에서 임상시험에 본격 돌입했다.
한독(대표 김영진·백진기)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웰트(대표 강성지)와 협업 중인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SleepQ)’가 독일에서 진행 중인 성인 불면증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첫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임상은 18세 이상 성인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슬립큐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설계된 무작위배정 비교 임상시험이다. 슬립큐는 디지털 인지행동치료(CBT-I)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디지털 치료기기다.
기존 치료에 디지털 치료 추가…12주간 효과 비교
임상은 독일에서 총 80명의 불면증 환자를 모집해 12주간 진행된다. 시험군은 기존 치료(Care-as-Usual)에 슬립큐를 추가로 사용하는 반면, 대조군은 기존 치료만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1:1 비교 평가가 이뤄진다.
모든 평가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불면증 증상의 변화는 국제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불면증 심각도 지수(ISI, Insomnia Severity Index)를 통해 측정된다. 이는 실제 의료 환경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적용 가능성과 환자 순응도를 함께 평가하기 위한 설계다.
독일 샤리테 대학병원서 진행…DiGA 등재 위한 핵심 단계
이번 임상은 유럽 최대 규모의 의료기관 중 하나인 샤리테 대학병원에서 진행된다. 단순한 수면 지표 개선을 넘어, 우울·불안 증상, 수면 인식 왜곡, 일상 기능, 삶의 질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평가해 디지털 치료의 전반적인 임상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번 연구는 독일의 DiGA(Digitale Gesundheitsanwendungen) 등재를 위한 파일럿 임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DiGA는 2019년 세계 최초로 도입된 디지털 헬스케어 앱 처방 및 보험 급여 제도로, 의사가 디지털 치료기기를 처방하면 공적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의료 환경에서 효과 검증…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
한독과 웰트는 이번 임상을 통해 실제 의료 환경에서 슬립큐가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건강 개선 효과를 체계적으로 입증하고, 향후 확증 임상과 보험 등재를 위한 핵심 근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웰트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선도하는 독일에서 임상을 시작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슬립큐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하고, 한국의 디지털 치료기기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비약물 치료 대안으로서 디지털 치료 주목
불면증은 만성화될 경우 우울·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와 직결되는 질환으로, 약물 의존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비약물 치료 대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디지털 인지행동치료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독일 임상이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한의타임즈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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