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이론의 사암침법과 사상의학이론의 방제활용
오행적 진단과 사상적 진단을 제대로 이해하면 임상 효과도 UP↑
한의대를 졸업하고 환자를 보다 보면 일반적으로 침 치료가 먼저 편안해지고 이후 방제에 자신이 생기곤 한다. 침은 공부도 많이 한 만큼 환자도 많이 보지만 방제는 방제공부의 양은 침보다 방대해 임상에 적용해 잘 사용하기까지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침과 약은 서로의 장단점이 있다. 침은 빠르게 효과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어 자신이 증상에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환자에게 약을 줘서 보내면 방제에 자신이 없는 한의사라면 환자에게 전화가 오면 깜짝깜짝 놀라기 마련이다. 이는 방제가 효과가 나는 시간이 침처럼 빠르지 않아 자신의 방제를 복용한 환자의 반응을 바로 알아볼 수 없어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환자 증상에 맞는 방제를 선택할 때, 먼저 방제를 선택한 뒤 이 방제의 작용기전대로 침을 놓아보고 환자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시험한 뒤 방제를 구성하면 어떨까. 아니면 효과적인 침 치료를 기본으로 이에 가장 근접한 방제를 찾는 법은 없을까.
이론적으로 보면 자침 시 침 자리를 생각하는 것이나 방제를 선택하는 것이 동일한 한의학적 진단에 따라 하는 것인데 전혀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 나름대로의 대안을 찾아왔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필자의 방향에 대해 한의타임즈 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침치는 사암침으로 방제는 사상의학으로 먼저 접근할 예정이다. 사암침과 사상의학은 자랑스러운 한국의 한의학임이 분명하지만 같이 사용했을 때 딜레마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진단체계를 보면 사상의학이 중국의 내경을 중심으로 하는 방법보다는 훨씬 임상에 실질적이지만 사암침법은 내경사상을 진단과 치료의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딜레마만 극복할 수 있다면 사상의학의 진단체계를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사상의학은 내경에서 크게 다루지 않는 환자의 땀, 물 마시기, 대소변, 잠 등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도 요즘 한의사들에게 익숙히 않은 맥진을 크게 다루지 않는다.
게다가 일단 체질이 판명되면 현재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바탕으로 예전에는 어떤 병이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증상 및 병증이 나타날 수 있는지 병기를 예측하기 용이해진다. 물론 각 병기마다 사용하는 방제가 정해져 있다는 점 역시 한의사들이 즉시 방제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사암침은 적은 수의 침만으로도 환자의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킨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학교에서 배운 내경침은 대부분 발침 후 환자가 호전됐는지 여부를 알 수 있지만 사암침은 건측에 자침하는 이유로 자침후 바로 환자의 증상호전 정도를 알 수 있다.
이미 적지 않은 한의사들이 사암침과 사상의학을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누구도 완벽한 방법을 찾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본 칼럼에서는 증상에 대한 사암침 치료법과 사상의학에 근거한 체질판단, 진단, 그리고 방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칼럼 내용에 대한 질문과 반론은 언제나 환영한다.
모든 한의사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침법과 방제활용의 사고를 갖고 있으며 이에 의해 진단과 치료를 하게 되며 능력에 따라 침치와 방제치료의 비중이 다를 것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그래도 한인 한의사들이 방제활용이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의 경험과 다년간 연구로 얻은 지식을 기고할 예정이지만 너무 기초적인 부문을 다루면 독자들의 수준을 폄하하는 게 되고 또 전후 설명 없이 증세와 침혈위나 방제를 권하게 되면 반대로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기에 진단요점, 혈위 선택의 근거, 사상이론에 의한 체질결정과 이에 의한 방제선택을 단계별로 정리하여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할 예정이다.
윤동원 교수(동국대 LA, 가야한의원 원장)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