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 형성 원인-열병, 과로, 설사로 수분 많이 소모해서
과도한 스트레스로 많은 열 발생하면 폐의 수분 소모로 ‘어혈’ 발생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어혈을 다룬다. 어혈이 형성되는 원인과 함께 적절한 처방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다음 호부터는 각종 질환에 대한 처방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 어혈의 이유와 체질
몸 안에서 어혈이 형성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열병을 앓으면서 호흡과 땀으로 수분이 많이 나갔을 때, 과로로 인해서 땀을 많이 흘리거나 설사로 인해 수분을 많이 잃었을 때 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등이다.
과로 혹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수분이 과도하게 소모되는 이유는 ‘화극금’의 설명처럼 과도한 심장의 운동으로 인해 많은 열이 발생하고 이 열기로 인해 폐의 수분이 많이 소모되었기 때문이다.
심장이 과도하게 운동을 해서 많은 결기가 생겼을 때, 폐의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중의 수분이 소모되는데 이것이 어혈을 만든다.
소음인과 태양인은 비장이 작고 체내 림프액이 적으므로 스트레스나 과로로 인하여 어혈이 생기기 쉽고 태음인과 소양인은 비장이 크지만 심장이 커서 근육 활동에서 발생하는 열기가 많으므로 어혈이 생기게 된다.
소양인과 태음인을 비교하면 소양인과 태음인이 모두 심장이 크지만 태음인은 폐가 작고 소양인은 폐가 크므로 태음인에게 어혈이 생기는 빈도가 좀 더 많다. 부장기 이론에 근거한 체질별 장부 대소는 아래의 표와 같다.
◎ ◎ : 대소주장기 ○ ○ : 대소부장기
구분 |
태양인 |
소양인 |
태음인 |
소음인 |
폐 |
◎ |
○ |
◎ |
○ |
심 |
○ |
○ |
○ |
○ |
비 |
○ |
◎ |
○ |
◎ |
간 |
◎ |
○ |
◎ |
○ |
신 |
○ |
◎ |
○ |
◎ |
▲ 위기영혈 변증, 온병조변과의 관련성
온병조변은 청대 명의(名醫) 오당에 의해 씌어진 책으로 그가 사숙했던 대명의(大名醫) 섭계의 의안(醫案)을 종합정리하고 여기에 근거해 만든 책이며 변증 방법은 섭계가 창안하고 사용했던 위기영혈(衛氣營血) 변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위기영혈 변증은 온병의 병사(病邪)가 체표의 위분(衛分)에 있는가 아니면 좀 더 깊이 소화기 계열인 기분(氣分)에 있는가, 혹은 좀 더 깊이 맥관 내분의 영분(營分)에 있는가, 또는 온열(溫熱)의 병사가 궐음을 동요시켜 의식을 혼미하게 만들거나 혈분(血分)을 모손(耗損)시켜서 출혈 등의 혈증(血症)을 만들고 있는가 하는 것을 분별하는 변증 방법이다.
위분에 병증이 있으면 경부한 약물을 사용하여 진액의 손상 없이 체표의 병사를 발설시키고 기분에 있을 때는 중후한 석고 또는 고한(苦寒)한 약물들로 병사를 꺾고 씻어 내림으로써 진액과 혈액의 손상을 막고 영분이 있으면 자윤제와 투열제를 사용하여 혈액이 훈증되지 않게 하고 혈분에 있으면 어혈 또는 출혈을 예방하고 다스리는 방법을 쓴다.
위기영혈 변증의 마지막 단계는 혈증으로 혈증에 도달하는 기전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한 가지는 온병 감염 초반에 역전심포(逆傳心包)로 인해 병사가 직접 심포로 들어가 의식의 장애를 수반한 혈증이 생기거나 전변 과정에서 진액이 고갈되어 혈액이 농축되면서 어혈이 만들어지고 토혈 하혈 섬어 광증 등의 혈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섭계의 위기영혈 변증의 근저에는 혈열과 어혈의 개념이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런 사고는 오국통의 온병조변에도 흐르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 상한금궤처방-계지탕 및 가미방
처방들 중에는 직접 어혈을 치료하는 처방이 있는가 하면 어혈을 직접 치료하는 처방은 아니지만 어혈을 예방하거나 어떤 주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어혈도 함께 다스리는 처방들도 있다.
먼저 상한 금궤의 처방 중에서 몇 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상한론의 수방인 계지탕은 계지 작약 감초 생각 대조로 이뤄져 있는데 체표 기육의 풍한을 발설시켜 해기하는 처방이다.
여기에서 계지 생각은 풍한사를 밖으로 내보내고 감초는 진액을 확보하며 대조는 영양 및 기력을 돕는다.
작약은 근육이완제로 근육통을 없애면서 계지와 생강의 과도한 발한을 막아주며 보혈 활혈의 기능을 발휘해 상풍과 발열로 인해 수분 부족과 이로 인한 어혈을 예방해준다.
계지탕의 가미방으로 갈근탕, 소청룡탕, 당귀사역탕, 온경탕도 마찬가지이고 진무탕에서 작약은 생강, 복령, 백출, 부자에 의해 수기와 다음이 배출되고 나서 혈액이 진해지지 않도록 보혈 활혈의 역할을 한다.
▲ 상한금궤처방-산조인탕, 속명탕, 팔미환
금궤요략의 산조인탕에서 천궁은 뇌의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게 하여 수면을 취할 수 있게 하고 울혈을 다스려서 어혈을 방지하는 역할도 해주고 있다.
속명탕은 마황 계지 인삼 석고 건강 감초 당귀 천궁 행인으로 되어 있는데 마황과 계지와 건강은 기육에 침습한 풍한을 발설하고 있다. 또한 석고는 위장의 적열을 다스리고 행인은 마황과 계지에 의해 흉증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자윤해주며 당귀와 천궁은 활혈 시켜주고 있다.
즉 기육의 풍한과 위장의 적열과 함께 어혈을 다스림으로써 중풍 초증으로서 반신불수, 언어장애, 인지불명 등을 치료하려는 처방이다. 여기에서 작약이 빠진 것은 복진상 복직근 언급이 없으면서 수족의 근육이 이완되어 있기 때문이다.
팔미환은 건지황 산약 산수유 목단피 복령 택사 계지 부자로 되어 있는 처방으로 건지황과 산약으로 보혈익기하고 복령 택사로 이수화습하고 계지 부자로 온양해주고 있는데, 여기에 목단피가 청혈열하면서 이어혈 하고 있다.
강주봉 원장(샬롬 한의원)
<저작권자ⓒHani Times,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